게시글 본문내용
|
다음검색
여름이 오는 날 /노을풍경(김순자)
짙은 초록 녹음 우거진 숲
빨간 넝쿨 장미꽃 담장 위로
짧은 봄날은 가고
내리쬐는 햇살은
여름 문턱을 숨 가쁘게 넘으며
또 한 계절이 가고 여름이 오는 날
오늘따라
여름이면 고향 어머니가 해 주시던
양배추로 만들어 주셨던
시원한 물김치가 생각이 나
붉은 고추물을 내어
아삭아삭 씹히는 양배추 물김치
오이 홍고추 실파 송송 썰어서
그때의 시원한 물김치를 담아 본다
물김치를 시원하게 먹으려
넓고 큰 둥근 그릇에 항아리를 넣고
동네 한가운데 우물 물을 길어다
우물 물을 몇 번이나 갈아 채워가며
시원한 물김치를 먹었던 생각이 난다
어머님의 손맛을 따라 담가 보지만
그때의 작은 툇마루가 있는
바람이 잘 통하는 처마 그늘에서
여름 한낮 옹기종기 둘러앉아서 먹었던
그런 시원하고 맛깔난 맛이 날까
짙은 초록 잎 넝쿨 빨간 장미꽃 너머로
또 한 계절 봄날은 가고
추억 속의 그때의 일들은
어제처럼 더욱 아름답게 반추되어 오며
유월 햇살 뜨겁게 내리쬐는
초여름이 오는 날
녹색 짙푸른 녹음 사이로 흐르는
고향의 정겨운 여름 풍경을 떠 올리게 한다
|
첫댓글
여름날 뜨거운 뙤약볕을 피해
나무그늘 아래 평상에서 낮잠자고 일어나
허전해 하던 그 여름날의 추억처럼 정겨운 글이네요.
고향의 여름날 풍경은 참으로 평화로웠는데...
흐르는빗물이
마음까지 촉촉히 적셔줍니다~
흐르는 음악이랑
빗소리가 너무 조화롭게
이루어지는 것 같아서 좋아요~~!!
멍때리기 좋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사랑지기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