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진 않았지만 좋았다
이렇게 그는
그 밤도 신사다웠다 ==========휘설님의 11편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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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 청도에서 데이트 하고 헤어지다.)
그와 헤어져
집으로 돌아오는 발길은 참으로 무거웠다.
나를 한번 안아 보는게 소원이라는 그 말이 자꾸만 귓전에서 맴돌아 머리속을 헝클어 놓았다.
택시에서 내려 편으점에 들러 소주 한병을 샀다.
아파트 입구에 들어서며 습관적으로 우리집 쪽을 바라 본다.
15층~~ 늦은 시간인데 우리집에 불이 켜있다. 이상하다.
아이가 왔을까? 평일인데 그럴일은 없을텐데.
몇일째 연락도 없던 그가 왔나 보다.
머리가 더욱 복잡해지며 집에 들어가다 말고 복도 계단의 벽에 기대어 수 많은 생각들을 정리해 본다.
무엇때문에 몇일동안 연락도 없었느냐 따질것인가.
침묵으로 일관하고 너는 너데로 나는 나데로 각자 자리를 고수하고 이밤을 남남처럼 보낼것인가.
현관문을 따고 들어갔다..아니 이미 따여진 문은 손잡이를 잡으니 스스르 열린다.
그는 술이 취한 상태로 맨정신이 아니였음이 현관문 에서 느껴졌다.
욕실에서 샤워기의 물 소리가 쎄쎄~~줄기차게 들려온다.
골프 가방이 거실에 널부러져 있는데 공항에서 미쳐 떼지 못한 꼬리표가 붙어 있다.
얼른 휴대폰을 꺼내 통화 내역을 보니~~~~~~~~~ 경화? 시간을 보니 욕실에 들어가기 방금전에 통화를 한 모양이다.
"간이 부었군~~미쳤어.. 이제 내 놓고 행동을 하는구먼."
"그럼 그렇지~~~ 지 버릇 아까워서 개한테 줄수 없었겠지."
그래도 수년전에는 필리핀으로 골프치러 간다고 했을때 다정하게 입마춤까지 해주고 떠났던 그였다.
당신 뭐 갖고 싶은거 없느냐? 물으며 선물까지 약속했던 그였었다.
제주시향 오케스트라 연주자였던 조카가 유럽 배낭 여행을 한달여 마치고 귀국하는 중에
공항에서 이모부(남편)가 어떤 여자와 골프가방을 메고 팔짱을 끼고 출구를 빠져 나가는 것을 보고
내게 전화를 해주어 알았던 남편의 최초 바람끼를 발견했었다.
그때 귀국했을때는 그래도 아내에 대한 예의를 차려 물론 내가 증거도 없이 악악 댔으나
끝까지 아니라고 완벽하게 잡아 떼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몇년간 바람을 피우면서 알게 모르게 꼬투리가 잡힌 뒤로는 이제는 거의 흔적을 감추지 않고
될데로 되라는 식이다.
입에서 나도 모르게 욕이 나온다..미친놈............
얼른 소주병을 보란듯이 식탁에 내려놓고 안주를 챙겨놓고 안방으로 들어가 나도 샤워를 했다.
몇일 만에 출장길에서 돌아온 남편이지만
바람 피우는 남편을 위해서 최소한의 예의도 차리고 싶지 않음에.
온 집안을 암흙처럼 불을 다 꺼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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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를 마치고 어둠속에서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하늘의 별빛에 의지해 나는 혼자 술을 마셨다.
.너로 인해 내가 이렇게 힘들고 너 때문에 내가 망가쳐 가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고 작은 합리화(?) ...너 때문에 내가 청도에서 함께 했던 남자품이 그리워 지고 있다는 것을..........
남편도 샤워를 마치고 가운을 걸친체 거실장에서 양주를 꺼내서 서재로 갖고 들어갔다.
뒷꼭지에 대고 큰 소리로 내가 울음섞인 몇 마디를 했다.
넌 양주 먹니? 난 소주 먹는다.. 귀신은 뭐 하나 몰라..
"경화 .불러줄까? "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대답이 없다.
남편은 피곤도 했으리라.. 코 고는 소리가 드르렁 드르렁 들려 온다.
예전에는 코 고는 소리도 가끔은 노래처럼 들리더니 지금은 보름쯤 굶은 늙은 사자의 음성같다.
귀를 솜으로 막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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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에 문자가 들어와 있다.
그였다..그는 지금도 술집에 있다고 했다.
그도 나 처럼 지금 이렇게 외로운가 보다.
남편과 오늘 밤 남남처럼 지내는 공간이 너무 야속하다 보니 아까 청도에서 나를 한번 안아보지도 못하고 헤어진 그가 바보같아.
바보...................................라고.. 두글자만 써서 답장을 보냈다.. 그리고 휴대폰을 꺼 버렷다.
그가 말했었다..자기는 아내를 아주 많이 사랑했었다고 했다.
본사로 발령을 받아 서울로 자리를 옮기면서 주말 부부가 되고서도 2년동안은 아주 금술이 좋았다고 했다.
그의 아내는 혼자 지내는게 허전해서 가게를 한다고 몇달 동안 동분 서주 하더니 사기를 당해
있는 돈은 물론이고 1억에 가까운 빚까지 지고
남편의 퇴직금까지 모두 날려 버리게 되자....몸져 누웠고 ...그런생활이 지속되자
부부관계가 금이 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날마다 싸움이 잦아지자 아내는 어느날 소리없이 사라져 버리고
가끔 전화가 오는데 울기만 할뿐 어디 있는지 조차 알 길이 없다고 했다.
오히려 요즘은 본사 기숙사에서 홀로 지내는 시간이 평화롭다고 했다.
그러면서 졍년 퇴직을 하게 되면 있는돈 다 끌어모아 산속에 들어가 황토집을 지어놓고 혼자 살고 싶다고 했다.
ㅎㅎㅎ그럼 그때 내가 삼겹살과 소주 사들고 놀러갈께 ..그쪽은 텃밭에서 상치와 고추를 따오면 딱이네요 ..하하하.호호호..
나는 낮에 청도에서 대화를 나누며 즐거웠던 기억을 생각하며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그래서 그랬을까..가끔 이야기중에
세탁을 잘한다고 자랑을 했었고 낮에 가끔 혼자 카레라이스를 만들어 먹는 다는 말을 할때도
그의 부부 사이가 너무 좋아 아내를 위한 남편의 배려쯤으로 생각하고
얼마나 그의 아내를 눈물나게 부러워 했던가.
아까 청도에서 있었던 그 기억들로 남편의 미운 마음이 잠시 사라졌다..
자야 하는데 ..자고 싶은데...
첫댓글 미령님도 글 잘쓰시고...우리세상에 작가가 많네요. 잘 읽었습니다.
우리세상에 작가가 많더군요..그런 사람들이 부러워 흉내내고 있습니다. ㅎㅎㅎ 칭찬에 인색하지 않으니 복 받으시겠어요..ㅎㅎ
미령아!~~잘갔니 울친구하자던거알지~글 도잘쓰는군아~경주갈일이이ㅛㅆ을것같아 가면전화할게
ㅎㅎ그래..경주가 친정이라고 하지 않았나? 띠는 틀려도 친구 먹기로 했으니 ..친구먹자.ㅎㅎㅋㅋ근데 경주는 넘 먼디...
사랑은 이렇게 천쳔히 아주 천천히 다가오는걸까 ??? 근디 마무리에 아무래도 그냥 스쳐지나가는 감정으로 맺어질것 같은 ................^^*
그러게요.ㅎㅎ..앞으로 남편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서 (구름의아내님) 말마따나 맞불 작전으로 나갈지도 모르겠지요? 어떻게 하는게 공감가는 내용이 될까요?ㅎㅎㅎ 휘설님이 먼저 1회를 쓰면서 릴레이로 쓰고 싶은 사람은 쓰라고 해서 한번 써 봤는데 ..
너무 연결을 잘 하셔서 부러울 따름입니다 ㅎ 제 생각엔 그저 맞불작전보단 그래도 여자의 인내력으로 스쳐가는 인연으로 정신적인 사랑으로 승화시키면 더 아름다운 결말이 아닐까라는 ㅎ 그저 제 생각입니다 남편의 바람으로 사랑을 찾다보면 자신을 잃어버리고 감정에 치우치는 경우가 많지 않을까라는 망구 제 생각입니다 ㅎ 소설일지라도 ㅎ
ㅎㅎㅎ어머나 미령님~~~정말 재밌어요~골프 해외 나들이는 제 구상과 꼭 같아요~
남자가 여자를 만나기전의 소재 파악이 없는듯 해서 아내로 인해 힘들어 하는 혼자 사는 남자로 꾸며 봤는데..... 좀 찐하게? 아니면 봉냄이님 말따나..스쳐가는 인연? 가부간에 결정 나겠지요? 기대 합니다.
두 분이 잘 통하시나봐요. 외도가 들통이 나면 오히려 내어 놓고 바람핀다하더이다. 알고도 모른척을...?
그러게요 저 같으면 알고도 모른척 하기보다는 처음부터 캐내어 알려고 하지를 않겠죠? 그러나 일단 알았다 하면 너 주고 나 살자.ㅎㅎ뭐 끝장내는 거죠.ㅋㅎㅎ...밖에 나가면 내 남편 아니려니 하고 사는게 속 편하다 하더군요.
미령님 글 잘 쓰시네여.후편이 기대 됩니다.
후편은.... 남편을 쫒아 낼까요? 치고 박고 싸울까요? 모른체 할까요? 이혼할까요? 지기뿌까요?ㅎㅎㅎ 누군가 후편을 쓰시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