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선수의 성장에 대해 논란이 분분한데요.
용병의 비중이 줄수록 국내 선수의 출장과 성장이 늘 것이라는 것은 합리적이며 논리적인 원칙적으로 옳은 이야기 입니다.
경제학의 수요공급이론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그렇지 않은 예를 들어본들 그 이론의 타당성이 사라지진 않습니다. 현실에서 이론의 예외는 언제나 있기 마련이지요.
그러니 용병제를 축소하기를 원하시는 분이나 확대하기를 원하시는 분이나
이문제를 가지고 논쟁하는건 큰 의미가 없습니다.
주전급이든 국대급이든 식스맨 급이든, 혹은 파울맨일지라도 경기중에 활약할 기회가 많아 자신감이 쌓이는 것이, 벤치에 앉아서 화이팅만 외치는 것보다 그 선수의 성장을 촉진하리라는 건 불보듯 뻔한 일일뿐입니다.
우리가 고민해야할 문제는 지금 리그의 외국인 선수 비중이 적절한가를 고민하면 될 문제입니다.
이제껏 농구의 상황이 얼마나 기형적이었던가는 다른 스포츠에 비교를 해보면 간단합니다.
초창기 용병제는 5명의 스타팅 멤버중 2명의 용병을 기용했습니다.
야구로 비교를 하면 1~5번까지 타선을 외국인으로 채우거나, 클린업 트리오는 용병으로 1~2선발도 용병으로 채운 꼴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는 5선발전부를 용병으로 채운꼴이라 할 수 있겠지요.
과연 그 어떤 야구팬이 이런 제도를 찬성할까요? 데릭지터나, 푸홀스를 데려온다고 해도 이런 상황이라면 국내 야구팬의 엄청난 반발을 가져올겁니다.
신기한것은 농구팬들은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를이 꽤 많습니다. 리그에 대한 애정도, 국내 선수들에 대한 애정도 낮은 KBL의 현주소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KBL 맞는 적절한 용병의 수는 얼마나 될까요.
여러가지 요인을 고려해볼 수 있겠습니다.
예전에 어떤 분인가 하시는 말씀이, 축구는 오히려 아시아챔스 같은 경기에서 우승을 위해 중동의 오일머니에 대응해서 외국인 선수를 늘리자는 움직임이 있다고 합니다. 그에 반해 농구는 팬들이 배타적이어서인지 외국인 선수제도를 줄여달라고 한다고 하면서 아이러니 하다고 하시더군요.
그런데 이건 배타성의 문제보다는 각 구단의 특성과 리그에 대한 자부심 , 리그 및 대회 구조 등이 복합적으로 자리한 문제라고 봅니다.
축구는 옛부터 리그팬들의 자존심이 높고, 구단들 또한 시민 구단의 형식으로 운영되는 곳도 많습니다. 게다가 클럽대항 리그까지 운영되고, 그 규모가 크지요. 따라서 이들은 선수 구성이 조금 다국적이 된다고 하여도, 각 팀에 대한 충성도가 떨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응원팀의 승리를 원하는 경향이 강하지요.
맨유팬들이 맨유에 외국선수가 뛴다고 맨유를 우리팀 아니라고 느끼지 않거나 하지 않는다는 것과 같은 이치이죠.
하지만, 농구는 그렇지 않습니다. 연고지가 나름 기반을 잡은 곳은 원주,전주,창원 정도 뿐이고, 이들 조차도 중앙대세력이 뿌리를 깊게 내려 잘 흔들리지 않을 원주 정도를 제외하곤, 프랜차이즈도 여러번 바뀌었고, 감독은 파리목숨이고, 모기업도 바뀌는등, 우리팀이라고 불릴 요소가 엄청나게 적은 것이 우리 리그의 현실입니다.
또한 그나마 시선을 외부로 돌려 내적유대를 이끌어낼 상시적인 국제리그가 있는 것도 아니지요.(가끔의 국제대회는 농구 인기에 찬물을 끼얹지요...이에 대해 KBL책임도 크다고 봅니다만.. 다른기회에..)
이런 상황은 축구보다는 야구와 유사하다고 보는게 옳을 것입니다.
야구 또한 아마 야구의 인기를 바탕으로 했고, 농구도 아마농구의 인기를 바탕으로 출범했습니다만, 야구는 지역기반을 바탕으로 사회적 갈등 해소의 대체제 역할을 하면서 꾸준히 성장한 반면, 농구는 그나마 출범의 기반이었던 아마 농구 스타들과 오빠부대를 철저히 도려내는 방식으로 성장했습니다.
그 차이는 보시는대로 입니다. 야구는 국제대회의 선전등의 이슈와 함께 국민 스포츠가 되었지만, 농구는 보는 사람만 보는 스포츠가 되었지요.
야구는 각팀의 승부에 자신을 일치시키는 중장년팬부터 응원의 재미를 즐기러가는 청년까지 다양한 계층이 자기 '팀'을 응원하러 갑니다.
여기에는 길게 보고'팀'의 팬을 키우는대신에 단기간에 우승에 목맨 구단의 책임이 큽니다. 그들에겐 자기들의 모기업명이 1위로 올라가는 것이 중요하지 팬들이 누구를 좋아하고 무엇을 좋아하는지는 관심이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전에 적은 글에서도 이야기했듯 구단은, 옳고 그름을 떠나 경제학의 합리적인 개인과 같은 선택을 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디에 더 큰 책임이 있을까요?
농구는 종목 자체가 선발 출전인원이 5명으로 상대적으로 소수인 종목입니다. 따라서 슈퍼스타에 대한 의존도가 그 어떤 구기종목보다 큰 편에 속합니다.
NBA에서도 각팀 스타들의 이적은 언제나 그 팀의 전력을 널뛰게 만들 정도로 이슈가 되는 문제이니까요.
태생적으로 팀보다 선수의 비중이 크고 그에 대한 애착이 클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가진 스포츠에서 선수 하나 하나의 위력은 엄청납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답은 자명합니다. 각 선수들을 슈퍼스타로 키우고 선수와 팬들과의 유대를 강화시켜 그 속에서 나오는 이슈로 리그의 인기를 끌어올려야 하지요.
그런데 현재의 리그는 국내선수가 슈퍼스타로 클 수 없는 구조입니다.
아무리 농구를 '농'자도 모르는 오빠부대라 할지라도 자기 오빠가 팀에서 주역인지, 들러리인지는 판단할 수 있습니다.
스타없이 들러리들만 있는 농구판에 아무리 괴물같은 NBA급 용병이 들어와서 짐승같은 플레이를 보여줘도 팬들은 늘어나지 않습니다. 그냥 짐승같은 운동능력에 의한 신기함이 사라지면 그들은 매년 바뀌는, 언제든지 바뀌어버릴 대상일 뿐입니다.
용병선수가 프랜차이즈라는건, 바르샤 같이 유스에서 선수를 키워오는 국제레벨의 팀에서나 가능한 일입니다.
롯데에 호세, 두산의 우즈가 있지만, 그들은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려운 국내 레전드 프랜차이즈들이 있기에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좀 전에 동부와 인삼공사의 시즌 3차전이 끝났습니다. 두팀은 4쿼터 2초전까지 치열한 승부를 펼쳤고, 이 와중에 두팀의 용병은 오반칙으로 경기에 없었습니다. (위긴스는 있었나요..? 보이지가 않아서...;;)
누가 이경기를 보면서 용병의 부재로 인한 수준미달의 경기라고 하겠습니까.
오늘 경기장에서 경기를 본 팬들은 누구의 플레이를 아쉬워하고 누구의 플레이를 보고 싶어했을까요.
용병이 없거나, 1명이어서 못나오면, 국내센터의 기량이 떨어지니 리그 수준이 낮아질꺼라구요? 아마 그들의 수준높은(?) 포스트업은 못보게 되겠지요. 그러면 어떻게 될까요. 동네농구가 될까요? 아닙니다. 움츠려왔던 가드와 포드들이 경기의 주역이 되서 승부를 좌우하게 되는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더 보게 되는 것입니다.
무조건 골밑 더블팀이 붙고, 수비수는 로테이션 돌고, 외곽에 어느 자리는 비니, 자리 잘잡고 삼점을 쏘는 것을 지상과제로 알던 선수들이, 치열하게 자신의 마크맨을 훼이크로 속이고, 크로스오버로 돌파하고 들어가서 포스트에서 센터와 맞짱떠서 더블클러치를 얹어 놓을 것입니다.
마크맨 없이 노마크에서나 슛을 쏠 수 있는 건 식스맨이나 포가에게나 해당할 일이지, 주공격수에겐 꿈도 못꿀 상황이 와야 합니다.
그런 경기가 진정 재밌는 경기 아닌가요?
KBL에는 다른 스포츠와는 다른 기반이 있습니다. 바로 농구대잔치입니다.
농구는 유난히도 대학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스포츠입니다. 고졸직행이라는 것이 전혀 없는 스포츠이지요. 이 대학팀들은 우리 농구의 역사에서 새로운 이슈와 사건의 주역이었습니다.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과거 KBL출범시에 새로운 세대들에게 명색이 프로가 깨지는것을 두려워하여, 아마와의 교류는 단절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젠 상황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적극적으로 시도해야 할 때입니다. 용병을 포함해서 하여도 좋고, 포함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겠지요. 리그 시범 경기 즈음의 일정을 확대하고, 그걸 농구대잔치를 만들어도 좋겠구요. 그러면 용병의 테스트도 겸하면서 조직력을 다지는 좋은 기회가 되겠지요.
혹시라도 프로팀을 잡아먹는 대학팀이 나온다면? 명색이 프로인데...자존심이..
아닙니다. 더욱 좋습니다. 시선을 멀리하여 몇년후를 봅시다. 그들은 평생 대학생이 아닙니다. 프로를 잡아먹던 대학선수들의 프로 입성!
그때가 또다시 새로운 프로의 부흥을 이끌 기회입니다.
허재, 강동희, 서장훈, 현주엽 시대를 다시 열 기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리그에서 우리 선수들이 스타가 되지 않는한 우리 리그의 성장은 없습니다.
용병은 조커입니다. 로또만 보는 인생이 실패하듯, 용병에 의존하는 실패의 길로 다시 들어서서는 안됩니다.
구단은 현실의 이익에 충실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구단들의 틈바구니에서 KBL의 수장이 비전을 제시하고 리그의 발전을 이끌어야 합니다. 몇년 뒤를 보고 진정 리그를 키워 모든 구단에게 득이 될 길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
첫댓글 현재 용병은 말그대로 용병으로서의 역할만 하고있다고봅니다.조커=해결사 역할을 해줘야한은게 용병인거죠.국내선수가 정규군이라면 용병은 특수부대쯤으로 봐야할겁니다.하지만 그게 거꾸로 되버렸죠.
현재는 그럭저럭 적절한것 같아요. 플레잉 타임은 감독이 뇌가 있다면 알아서 조절하겠지요. 문제는 또 확대시킨다는거죠. 도박판에 참여하는 사람들 전부 조커를 들고 있으면 그 또한 의미가 없죠. 그동안 농구판이 그짝이었구요.
멋진 글 잘봤습니다.^^
로또만 보는 인생이 실패하듯, 용병에 의존하는 실패의 길로 다시 들어서서는 안됩니다.<---공감 가는글
좋은글이네요 잘 읽고 갑니다 ㅎ
잘보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