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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t color=red>울산광역매일</font>≫ <시가 흐르는 아침> 맨홀
지상의길마다박혀있는달을본다 밑바닥에서오래명상한저딱딱한달 길을가다가가끔씩뚜껑을확열어젖히고싶을때가있다 달의내부에는 무수한빛의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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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의 길마다 박혀 있는 달을 본다
밑바닥에서 오래 명상한
저 딱딱한 달
길을 가다가 가끔씩
뚜껑을 확 열어젖히고 싶을 때가 있다
달의 내부에는
무수한 빛의 입자들이 출렁거리며
그림자를 만들고
은밀한 시간 위로 솟구치는 더운 숨결
단 하루라도 둥둥
허공에 떠올려 주고 싶어
가장 어두운 것들도 한번쯤은
치솟고 싶을 때가 있다
검은 달을 보면
속내를 들여다보고 싶어진다
<시작노트>
길을 가다보면 가끔 맨홀이 보인다. 어느 때는 맨홀에서 냄새도 새어나온다.
뉴스에서는 맨홀 밟고 빠진 소식도 접한다.
맨홀이 늘어나는 도시에서 살면서 맨홀 안이 궁금해지고
누군가의 속내처럼 달처럼 여겨졌다.
안명옥
2002년 《시와시학》 제1회 전국신춘문예 시(봄호) 등단. 성균관대학교 문과대학 중어중문학과 졸업, 한양대학원 문화콘텐츠석사 수학
시집으로 『칼』과 『뜨거운 자작나무숲』과 『달콤한 호흡』출간.
서사시집 『소서노召西奴』, 장편 서사시집 『나, 진성은 신라의 왕이다』 출간.
시집 5권 모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됨
*창작동화 『강감찬과 납작코 오빛나』, 동화 『금방울전』 『파한집과 보한집』, 역사동화 『고려사』 (주니어 김영사 출판사에서 4권의 동화 출간함)
*성균문학상, 바움문학상 작품상, 만해 ‘님’ 시인상 우수상, 김구용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