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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12일(금)-미코노스 Mykonos
(계속)에게해의 청록색 바다 위로 태양이 포근하게 내려앉는다. 에게해의 바다 색깔은 투명하고 짙푸르다. 그 이유는 내륙으로부터 바다로 흘러 들어오는 큰 강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내륙에서 강물이 범람해야만 영양분이 바다로 흘러들어오고, 그 영양분을 먹고 살아갈 플랑크톤이 많아진다. 플랑크톤이 많아야 물고기도 많아진다. 물이 깨끗한 곳에는 물고기가 모이지 않는다.
기쁨을 나누면 두 배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반으로 준다는 말이 있다. 때로는 누군가의 기쁨이 질투의 이유가 되고, 누군가의 슬픔이 나에게는 위로가 되기도 한다. 도종환 시인의 시처럼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 정호승 시인의 시처럼 우리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되어주는 사람을 사랑하는 존재이다. 눈부시게 깨끗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되뇌어본다.
4월13일(토)-쿠사다시 Kusadasi (에베소) -> 밧모섬 Patmos
크루즈는 금요일 밤 11시에 튀르티예의 Kusadasi로 향한다. 튀르키예는 나토에 속한 국가이지만 아직 유럽연합에 속하지는 않았다
쿠사다시(에베소)는 튀르키예 서부 해안의 휴양도시다. 이 도시의 인구는 15만여 명이다. 곳곳에 자주색 꽃이 만발한 복숭아 농장과 하얀 배꽃 그리고 올리브 나무가 가득하다. 날씨가 좋고 땅이 비옥해서 80여 종의 과일과 채소가 자란다. 튀르키예는 값비싼 양탄자의 산지로도 유명하다. 누에고치 약 20개정도에서 뽑은 실을 꼬으면 대략 천 미터의 실타래 한 가닥이 만들어진다. 양탄자가 만들어지기까지는 수많은 시간과 정성과 기술이 요구된다. 이러한 과정을 생각하면 양탄자 값이 비싼 이유를 알것 같다.
쿠사다시는 정부에서 일부러 낡은 비행기를 바다속에 넣어둔 곳이다. 이곳은 다이빙 천국으로 유명하다. 길게 이어진 제방의 끝에는 쿠사다시의 상징인 작은 성이 있다. 예전에는 새들의 섬(피존)으로 불린 곳이지만 지금은 육지와 연결되어 있다.
그리스의 낡은 도시와 달리 쿠사다시는 번화하고 잘 정돈되어 있다. 고대 도시 에베소 입구에 있는 마을에 들어서니 버스에서도 보일 만큼 큰 글씨로 <한국식당>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고대도시 에베소는 3천여 년 전에 고대 그리스의 왕이 세운 후로, 페르시아의 다리우스와 알렉산더 대왕을 거쳐서 로마와 기독교 그리고 이슬람의 영향을 받아서 오늘날에 이르렀다. 과연 국제적인 역사의 도시다. 에베소는 기원전 33년에 클레오파트라와 안토니우스가 이곳으로 신혼여행을 왔을 만큼 알려진 도시다. 고대 에베소는 거대한 야외 유적지가 보존되어 있고 아직도 더 많은 유적지가 발굴을 기다리고 있다. 나이키 조각상과 로마 시대의 야외 욕탕과 화장실, 신전과 셀 수스 도서관, 도로변 상점과 집터 등이 넓은 지역에 분포되어 있다. 에베소 대극장은 2만 5천 명을 수용하는 대극장으로 마이크가 없던 시절에도 먼 곳의 관중석에 소리가 전달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다시 크루즈는 오후 1시에 출발해서 4시간 만에 밧모섬에 도착한다. 크루즈에서 작은 배로 갈아타고 섬에 들어선다. 이 섬은 로마 시대에 정치범을 유배시킨 곳이다. 로마의 도미티아누스 황제 때 기독교를 박해했다. 이때 사도 요한이 이곳 밧모섬에 유배당해서 요한계시록을 쓴 곳이다.
4월14일(일)-크레타 Crete -> 산토리니 Santorini
아침 7시에 그리스에서 가장 큰 섬인 크레타에 도착한다. Heraklion은 크레타섬의 수도이고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다. 크레타섬은 제주도보다 4배 이상 크고, 지중해에서도 다섯 번째로 큰 섬이다. 미노아 문명의 발상지이고 유럽 문명의 시작이 된 곳이다. 신화에 따르면 제우스 신이 탄생한 곳이다. 신화의 이야기는 이렇다. 제우스가 페니키아의 에우로파 공주에게 반했다. 공주에게 접근하려고 황소로 변신했다. 공주는 아름다운 황소에 반해서 다가갔다. 이때 제우스가 공주를 크레타섬으로 납치했다.
심갑섭 시인 (서북미문인협회이사장)
제3회 『뿌리문학』 신인상 시부문 당선.
제21회 재외동포문학상 시 대상 수상.
현 서북미문인협회 이사장.
뿌리문학 동인
현재 미국 와싱턴주 뉴캐슬시에 거주
저서 『시인의 팡세』 『하나님의 눈물』 『살아온 날도, 살아갈 날도 아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