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말이 없으면 작가는 힘이 안난답니다..ㅡ_ㅡ;;;
리플 좀 하나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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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웅성대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아테네 올림픽 개최지인 그리스에서 진도 7.7의 대지진이 일어났다면 운동장이고 뭐고 다 없었다. 그저 황폐화 되지만 않는다면 다행인 것이다. 그렇다면 올림픽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자, 다들 조용히!! 저, 그래서 어떻게 됐나?”
이회택이 소란스러운 장내를 진정시키고 간신히 이제야 숨을 고르고 있는 기자를 향해 되물었다.
“피파에서는 축구 종목을 따로 개최하자는 결정을 내린 것 같습니다. 대회명을 ‘Little World Cup' 이라고 정했답니다. IOC 역시 다급한 나머지 다른 일은 가타부타 생각할 수가 없는 것 같답니다. IOC 에서도 올해의 올림픽은 힘들다고 생각한 모양인지, 피파의 엄청난 제의를 받아들여 올해에는 Little World Cup만 열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리틀 월드컵. 피파는 새로운 결정을 내렸다. 월드컵과 올림픽만큼 세계의 이목을 끄는 축제도 드문데, 불가피한 천지재변으로 올해는 올림픽이 열리지 못한다. 피파로서는 월드컵 이후 다시 사그러져 들어가는 축구 붐을 재조성하기 위해서 이런 엄청난 결정을 내린 것이다. 피파는 앞으로 올림픽 종목에서도 축구는 제외하고, 그 대신 리틀 월드컵을 개최할 생각인 것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소식입니다. 올림픽 예선을 치른 조대로 경기를 치르지 않고, 새로 예선전을 거쳐 8개조 4개 팀, 32개국의 나라를 재선발 한답니다.”
“조가 좋지만은 않았었는데, 다행이군. 그나저나 그리스는 뭐 7.7의 대지진이라면서. 어 디서 리틀 월드컵을 개최한다는데?”
“그, 글쎄요, 그건 아직 잘…….”
그때 문이 다시 한 번 벌컥 열리더니 또 다른 여기자가 헐레벌떡 뛰어 들어왔다.
“리…….리틀 월드컵…….하…….한국 개최랍니다!!”
대.한.민.국. 피파는 대한민국에게 또 하나의 기회를 부여했다. 제 1회 리틀 월드컵의 개최지는 바로 대한민국인 것이다. 장내의 많은 사람들은 어안이 벙벙하여 서로 멍하니 쳐다보고만 있었다. 월드컵 개최에 이어, 리틀 월드컵 개최. 국가의 새로운 경사가 닥친 일이다.
이회택은 엣헴 하고 헛기침을 해 장내를 진정시키더니 다시 물었다.
“한국에서 개최를 한다? 피파에서 왜 그런 결정을 내린 거며, 만약 한다면 예선 본선은 언제부터 시작이야?”
“갑작스런 대지진에 그리스가 초토화되었고, 2006년 월드컵을 치룰 예정이었던 남아공은 아직 경기장들도 채 공사가 안 된 상태라고 합니다. 그 외 모든 나라들도 바로 월드컵이라는 큰 축제를 치룰 만큼 준비가 안 된 상태라서, 그나마 가장 최근에 월드컵을 치렀던 우리나라가 개최하게 된 거라고 합니다.”
“일본은?”
“피파는 2002 월드컵에서 우리 국민들의 열광적인 응원과 태극 전사들의 기적에 감동했답니다. 그리고 그런 행사는 1회 리틀 월드컵을 빛낼 최고의 자랑거리라고 생각한 듯 합니다. 피파로서는 최대한으로 흥행이 가능한 쪽을 택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차범근의 머릿속은 어지럽기 그지없었다. 갑작스런 그리스의 지진, 그리고 대한민국에서의 개최. 어쩌면 이번 리틀 월드컵은 그에게, 대한민국에게 또 하나의 기회였다.
“저기, 그럼 개최국인 우리나라는 본선 자동진출인 겁니까?”
포마스키가 갑자기 기자들에게 질문했다.
“근조의 의미로 그리스가 자동 출전합니다. 그리스는 D조의 1시드가 될 것이랍니다. 우리 나라는 예선전을 치른다고 합니다. 타 아시아 국가들의 반발이 심했다고 하더군요.”
“어차피 아테네에서 열리더라도 치러야 할 계단이었으니, 뭐 상관없지만. 그래서 예선전은 언제부터 시작합니까?”
“7월 16일부터입니다. 예선을 최대한 빨리 치르고 본선 시작을 9월에 한다는군요.”
“이런…….! 일났군. 이번 시즌 K-리그는 포기해야하나…….”
“그래야겠군요. 일단 전기리그 우승팀인 포항에게 우승컵을 주고난 뒤 이제부터 리틀 월드컵 준비에 들어가야 합니다. 시간이 모자라죠. 겨우 두 달 조금 안될 시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럼, 오늘 회의는 일단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2차 회의 때 다들 다시 봅시다.”
이회택 기술위원장은 회의를 끝냈다. 회의에 참석한,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이사진들은 또 하나의 신선한 충격을 안고 각자 돌아갔다. 그들은 2년 전의 열광적인 붐을 기억하고 있었고, 이번에도 그런 붐이 다시 한 번 찾아오리라는 희망찬 기대를 품고 있다. 어느 새, 그들의 입가에는 2년 전을 회상하며 잔잔한 웃음꼬리가 퍼지고 있다.
차범근은 슬슬 급해지기 시작했다. 앞으로 정확히 17일 뒤면 월드컵 예선이 시작이다. 한국의 월드컵 첫 경기는 22일이기 때문이다. 당장 한국 축구 협회는 선수 선발을 마치라고 할지도 모른다. 결국 차범근은 운전에 열중하던 포마스키에게 말했다.
“포마스키, 파주로 가지 말고 길 돌려. 축협(한국 축구 협회)으로 간다. 선수들 소집을 해야겠어.”
“예? 아, 그러시죠.”
포마스키는 얼른 차범근의 의도를 깨닫고 차를 돌렸다. 그리고 조금 있다 축협이 위치한 빌딩에 도착했다. 차범근은 당당히 어깨를 펴고 걸어 들어갔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네. 전무님 좀 불러 주십시오.”
“예.”
3층 데스크에 들어서자마자 여비서가 차범근을 알아보고 먼저 질문을 던졌다. 그리곤 전무 조영증과 연결했다. 조영증이 걸어나왔다.
“안녕하십니까. 무슨 일이시죠?”
“선수들을 소집하고 싶습니다. 마침 시즌 때도 아니고, 당장 리틀 월드컵 선수 선발도 마무리 지어야 합니다.”
“아직도 마무리가 안됐단 말씀입니까? 음……. 좋습니다. 혹시 리틀 월드컵 나이 제한도 있다는 거, 와일드카드가 3명이라는 거, 다 알고 계시죠?”
“예.”
조영증은 말끝마다 차범근을 조롱하는, 혹은 멸시하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조영증은 전 대한축구협회 전무였던 조중연과 ‘한 패’라고 불리는 충실한 부하였다. 그리고 조중연은 지난 98 월드컵 때 차범근과의 시시콜콜한 감정 대립으로 인해 차범근을 월드컵 도중 감독 하차시킨 주인공이었다. 그러니 조영증이 차범근을 못마땅해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차범근은 냉정하게 꾹꾹 화를 눌러 담으며 아무렇지도 않은 듯 대답했다.
“그럼 선수를 소집해도 되겠습니까?”
“흥, 그러시죠.”
“감사합니다. 그럼 전 이만.”
차범근은 선수를 소집해도 된다는 허락을 받아내고 빌딩을 나왔다. 포마스키는 빌딩에 같이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파주로 가자.”
포마스키는 당연하다는 듯이 차를 몰았다. 그리고 차범근은 피곤했던지 차 안에서 스르르 잠이 들고 말았다.
첫댓글 재밌는 스토리네요.. 기대중..ㅋ
ㅎㅎ 월컵이라~
내용이 탄탄하네요~~~한편의 소설을 보는듯.;.
내용이 탄탄하네요~~~한편의 소설을 보는듯.;.
아하하..^^;; 소설 쓰고 있습니다..^^;;;
아~재미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