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전국 수석·대구 재학생 수석 모두 경신고서 배출

[김기원]

수능 전국 수석 이동건 씨 "외과의사가 꿈… 세상의 아픔 줄어들기를"
지역 재학생 수석 윤호준 군, 수능 직전 화학Ⅰ→Ⅱ로 변경 '신의 한 수'

전국 표준점수 수석 이동건 씨.

경신고 제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전국 수석과 대구 재학생 수석이 모두 대구 수성구의 한 고교에서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수능 전국 수석 이동건(19) 씨와 지역 재학생 수석 윤호준(18) 군은 경신고 졸업·재학생으로 둘 다 의학계열 지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씨는 지난달 16일 치른 수능에서 국어(언어와 매체) 150점, 수학(미적분) 148점, 생명과학Ⅱ 71점, 화학Ⅱ80점으로 국·수·탐(2개) 합산 표준점수 449점을 받으며 전국 수석을 차지했다.

대구 토박이인 이 씨는 사대부초, 경신중, 경신고를 졸업했고, 경신고 3학년 재학 당시에도 내신 1등을 차지할 만큼 성적이 우수했다.

서울대 의대 진학을 목표로 했으나 지난해 수능에서 꿈을 이루지 못해 재수를 결심했고, 올해 전국 수석이라는 결실을 맺게 됐다.

이 씨는 "탐구Ⅱ 과목 2개를 선택한 것이 전략적으로 좋은 판단이었던 것 같다.

원래 목표대로 서울대 의대 정시모집에 도전할 계획"이라며 "고향을 떠나 가족과 떨어진 채 수능 공부를 하면서 이 세상엔 많은 아픔이 있다는 걸 느끼게 됐다. 훌륭한 외과의사가 돼 그런 아픔들이 조금이라도 줄어들 수 있게 기여하고 싶다"고 했다.

대구 재학생 수석 윤호준 군. 경신고 제공

3학년 재학생들에게 쉽지 않은 시험이었던 이번 수능에서 지역 수석을 차지한 윤 군은 국어(언어와 매체) 146점, 수학(미적분) 148점, 생명과학Ⅰ66점, 화학Ⅱ 69점으로 국·수·탐(2개) 합산 표준점수 429점을 받았다.

경기 수원에서 살다가 어린 시절 대구로 이사 온 뒤 대구 동성초, 경신중을 졸업하고, 현재 경신고에 다니고 있다.

윤 군은 지난 6월 모의평가까지만 해도 화학Ⅰ을 선택해 시험을 쳐왔으나 화학Ⅰ의 표준점수가 낮아 승산이 없다고 판단, 수능이 반년도 안 남은 시점에서 화학Ⅱ로 선택과목을 변경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 결과 지역 재학생 응시자 중 가장 높은 표준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그는 "수능 성적이 너무 잘 나와 아직 얼떨떨한 상태라 구체적인 희망 대학은 정하지 못했다"면서도 "어렸을 때부터 TV 방송과 다큐멘터리에 나오는 의사들을 동경해왔다. 나도 의사가 돼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