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정 로마 때에는 '황제'라는 칭호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초창기 로마는 왕정으로 시작했었는데 7대 왕 거만한 타르퀴니우스 시대에 공화정으로 바뀌게 된 것입니다.
그 이후로 공화정 시대의 로마인들은 왕정의 그림자만 비쳐도 과민반응을 보일 정도로 왕정에 대해 부정적이었습니다.
그러다 카이사르의 양아들 옥타비아누스(후의 아우구스투스)가 권력을 잡게 되었는데 이때부터 로마는 공화정에서 황제정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원래 황제라는 말은 중국 진시황이 정한 호칭에서 비롯된 말입니다.
이를 유럽에도 그대로 적용시키는 것은 번역상의 차이일 뿐인 것입니다.
로마 제국에서 황제에게 주어지는 호칭으로는 임페라토르(전군 총사령관), 프린켑스(제일인자), 카이사르(원래는 가문 이름) 아우구스투스(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에게 주어진 존칭 : 존엄한 자)등이었습니다.
이 중에서 임페라토르는 오늘날 황제로 번역되는 영어 단어 엠퍼러의 어원이고 카이사르는 역시 황제를 뜻하는 독일어 카이져의 어원입니다.
이를 동양식으로 번역할 때 가장 어울리는 말이 '황제'였기 때문에 '황제'라고 쓰는 것입니다.
제정 로마 시대 때는 보통 황제를 카이사르라고 불렀습니다.
왜냐하면 임페라토르는 지나치게 군사적인 색채를 띄고 있었고 프린켑스는 단지 제일인자라는 말이었기 때문에 의미가 모호했고 아우구스투스는 지나치게 장중한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의 가문(아우구스투스는 카이사르의 양자입니다) 명인 카이사르가 황제의 관용어처럼 굳어지게 된 것입니다.
성경을 보면 '신의 것은 신에게,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라는 말이 나오는데 여기서 가이사는 바로 카이사르를 말하는 것으로 이때의 카이사르는 2대 황제인 티베리우스를 말하는 것입니다.
네로 황제 이후 아우구스투스의 직계는 완전히 끊어지게 되지만 그 후의 황제들은 모두 카이사르라는 이름을 개인이름에 넣어서 썼습니다.
아우구스투스 이후의 황제들은 모두 임페라토르 카이사르 아우구스투스라는 명칭을 자신의 이름에 넣어 권위를 더했던 것입니다.
이처럼 로마 시대 때 이미 황제라는 개념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시간이 흐르면서 임페라토르나 카이사르라는 말이 절대 권력자를 의미하는 말로 변해갔고 이것이 동양의 절대 권력자를 의미하는 황제라는 말과 비슷한 의미를 가졌기 때문에 황제라고 번역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