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순교자들의 흔적과 자취가 살아 숨 쉬는 수원교구에는 무수한 교회 사적지(史蹟地)와 성지(聖地)가 있다. 우선 한국 천주교 신앙의 발원지로 ‘천진암성지’가 있고, 초기 교회 신앙공동체 운동에 모범적으로 참여한 신앙선조들의 활동 근거지였던 ‘광주, 양근, 여주’가 있다. 이밖에 초기 교회 신앙선조들의 직접적 활동 장소는 아니지만, 그들의 출신지 또는 그 동료들의 생장지와 관련된 곳이 바로 ‘어농성지’이다. 이곳에서는 초기 교회의 유일한 선교사 주문모 신부와 주 신부를 영입하여 교회활동을 한 윤유일 순교자, 그리고 윤유일의 동료 지황·최인길 순교자와 주 신부의 복사 겸 여회장으로서 활동한 강완숙과 윤유오·윤점혜·윤운혜·정광수 등 9위의 순교자를 현양한다.
순교자들의 흔적과 자취가 살아 숨 쉬는 곳
박해시기 수원교구에 해당되는 지역 내에서 신앙선조들을 교육하고 생장시킨 지역으로는 오래된 교우촌의 전통이 있는 ‘구산·미리내·단내·수리산·요당리·은이-골배마실성지’ 등을 들 수 있다. 여기에는 성 김성우와 그의 가족 순교자들이 묻혀있는 ‘구산성지’, 성 김대건 신부의 무덤이 있는 ‘미리내성지’, 정은 바오로와 그의 가족 순교자가 묻힌 ‘단내성가정성지’, 성 최경환 회장의 무덤이 위치한 ‘수리산성지’, 성 장주기 등의 묘지가 마련된 ‘요당리성지’ 등 순교자의 무덤을 모시고 그 공적을 현양하는 다수의 성지가 포함된다.
생생한 박해의 현장 보존
한편 박해시기 신앙선조들의 순교신심을 일깨워주는 생생한 박해의 현장이자 순교의 장소로서, ‘남한산성·수원·남양·죽산성지’등이 순교성지로 지정되어 있는데, 현양대상자는 모두 병인박해기의 순교자이다. 이중에 ‘수원과 남한산성’은 각각 정2품의 유수(留守)가 총괄하는 작은 서울에 해당되는 요충지로서, 경기도와 충청도 일대에서 체포되어 서울로 이송되던 천주교 신자들이 이곳에 도착하여 형벌을 받거나 처형되기도 했던 중요한 순교 장소였다.
또한 ‘남양과 죽산성지’는 종3품의 도호부사(都護府使)가 통치하던 중요 군진(軍鎭)으로서, 각각 수원과 광주의 군사적·치안적 영향권 내에서 경기도 서남부와 충청도 일대의 신자들이 이곳에서 수감되어 신문을 당하거나 처형되었던 순교 장소였다. 그런데 이들은 주로 병인박해기의 순교 터였고, ‘양근과 여주’ 는 초기 교회 때인 신유박해기의 순교 장소였다. 한편 ‘손골성지’는 성 도리헨리꼬 신부를 비롯한 박해시기 선교사의 한국어 및 한국풍습에 대한 학습 장소이자 프랑스 선교사의 사목활동 근거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