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17 - 서영남
동인천고등학교 RCY(청소년 적십자) 17명이 선생님과 함께 왔습니다. 학생들이 집에서 메추리알과 달걀을 삶아 왔습니다. 길거리 천막에서 학생들이 달걀과 메추리알을 까서 장조림을 만들어 우리 손님들께 대접할 것입니다. 그리고 준비해 온 일거리가 끝이나면 민들레국수집에서 준비해 논 일거리를 할 예정입니다. 고구마 줄기와 쪽파를 다듬는 일입니다.
학교에서 사회봉사명령을 받은 중학생이 아버지와 함께 봉사활동을 나옵니다. 꼭 아버지와 함께 일을 하도록 해 줍니다.
자원봉사는 말 그대로 자기 자신이 스스로 원해서 자기의 귀한 것을 내어주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는 사람을 자원봉사자라고 합니다.
- 자기가 자유로이 원해서 해야 합니다.
- 자기의 희생이 있어야 합니다. 시간이라든가 돈이라든가 정성이 있어야 합니다.
- 사회 공익에 부합하는 일이어야 합니다.
자기가 자유로이 원해서 자기 돈을 내고 술집에 가서 즐기는 것은 자원봉사가 될 수 없습니다. 사회 공익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기가 원하지 않는데 스펙 때문에 자기 희생을 해서 사회공익에 부합한 일을 한다고 해도 자원봉사는 아닙니다.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민들레국수집에 오시는 자원봉사자들은 참 멋진 분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현상이 있습니다. 자원봉사를 하러 오신 분들은 자원봉사 활동에 욕심이 많습니다. 그 욕심을 조금만 포기해서 다른 자원봉사자와 활동을 나누는 미덕이 있으면 금상첨화일 것입니다.
한양대 병원에 입원해 있는 성우(가명)씨는 아직도 의식 불명입니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일은 성우씨의 누나와 동생을 찾은 것입니다.
이슬왕자께서 동생 집에서 쫓겨났습니다. 거리에서 노숙을 했나봅니다.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 모습으로 지난 11일 아침에 국수집에 나타났습니다. 밥을 먹다가 그대로 잠들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그늘 진 곳에 옮겼습니다. 오후 네시쯤 일어났습니다. 일어나자마자 이슬 조금만 마셨으면 하면서 천원만 달라고 합니다.
애처롭게 반 병만 달라고 애원합니다. 반 병을 어느 분이 드렸나봅니다. 또 쓰러졌습니다.
민들레국수집 하루를 마치고 모두 떠날 준비를 했는데 이슬왕자는 일어날 기미조차 없습니다. 민들레식구인 인중(가명)씨가 자기가 모시고 가서 씻기고 재우겠다고 합니다.
다음 날 인중씨가 이야기합니다. 씻기지도 못하고 방에 재웠는데 새벽 세 시쯤 일어나더니 사라졌다고 합니다.
지난 15일(목) 아침에 인천의료원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누구를 아느냐고 물어봅니다. 119에 실려와서 중환자실에 있는데 주머니에서 연락처 하나가 있어서 전화를 한다는 것입니다. 저혈당으로 길에서 쓰러졌다는 것입니다. 민들레 식구를 병원으로 보내서 필요한 비품들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어제는 이슬왕자께서 일반 병실로 옮겼습니다. 그리고 동생이 찾아왔습니다. 오빠가 집 나간지 열흘이 넘었는데 소식이 없다는 것입니다. 인천의료원에 입원해 있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인드라"씨는 심장병이 있습니다. 불법체류자여서 필요한 약을 사려면 한달치가 삼사십 만원이나 합니다. 인천의료원 공공의료팀의 도움으로 무료로 진료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약 처방전을 받았습니다. 약국에 가서 약을 샀습니다. "외국인 보호"로 그 비싼 약을 한달치나 되는데도 58,300원으로 살 수 있었습니다. 아주 다행스럽습니다.
15일 오전에는 쌀을 부평에 가서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민들레 꿈 어린이 밥집이 대청소여서 봉사자들과 함께 짜장면을 먹었습니다. 오후에는 아주대학교에 가서 강의를 했습니다.
16일에는 생전 처음으로 인하대병원에서 종합검진을 받았습니다. 위내시경도 했습니다. 고생했습니다. 송진호 교수님께서 도와주셨습니다.
첫댓글 세상에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한 배움, 소통하려하지 않으려는 자신만에 욕심의 경계를 민들레 국수집이 시원하게 무너뜨려주네요~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음을 봅니다.
수사님 종합검진까지 받으시고... 걱정됩니다. 언제나 건강이 1순위입니다. 아프지 마세요 ㅠㅠ
'사랑'이 사람을 얼마나 행복하고 따뜻하게 하는지를 민들레 국수집을 통해 충분히 배웠습니다. 수사님의 숭고한 사랑과 희생이 가난한 이웃 형제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민들레 국수집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