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주사를 맞으니 기분이 그래서 그런지 복수차는 것이 더이상
진행되지 않는 것 같아 한편으론 마음이 놓였다.
항암제를 맞으니 이번에는 음식냄새,사람입에서 나오는 음식냄새,
화장품냄새등 각종 냄새들이 싫어졌다. 아니 역겨웠다. 후각이 10배이상 발달된 것 같았다. 식사때가 되면 음식냄새를 피하여 다니기 바쁘고 냄새가 덜나는 과일이나 두유,쥬스등으로 겨우 버티게 되었다. 문병온 사람들의 입에서 나오는 음식냄새 때문에 등지고 대화를 하던지 멀찌감치 떨어져서 이야기를 나누곤해야 했다.
사람들에게 정을 떼려하는지 멀리서문병온 고마운 사람들도 만나기 귀찮고 싫어졌다.
가족들이나 같은 병실에 입원한 환자들은 한결같이 코를 막고서라도 무조건 많이 먹어야한다고 하는데 음식은 쳐다보기도 싫은데
어쩌란 말인가!
모든 것이 고통스러워 힘든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시간이 흘러 1차
항암제를 이틀간에 걸쳐 맞고 평생을 항암치료 받을 생각을 하라는 주치의사의 기막힌 얘기를 듣고 퇴원했다.
'걸으면 살고 누우면 죽는다.' 암환자들로 부터 들은 이야기다.
우리집옆에 조그마한 공원이 있는데 걸을 수 있는 힘만되면 휘청거리는 다리를 부여잡고 공원을 걷기 시작했다.
공원곁에는 성당이 자리잡고 있다. 공원을 돌다 숨이차거나 힘이들면 성당을 바라보고 벤치에 앉아 기도를 드렸다.
아침,점심,저녁 시간을 가리지않고 돌아다니면서 가슴속 깊은데서
우러나오는 기도를 드렸다.
하느님! 저에게 힘과 용기를 주셔서 암을 이겨내고 하루빨리 건강을 되찾게 해달라고...
2주일에 한번씩 항암주사를 맞는데 4차를 맞고나면 C-T,X-RAY,혈액검사등을 시행하고나서 그결과를 보고 다시 항암주사를 맞게 된다.
처음 부천에 있는 종합병원에 입원할때는 60kg을 유지하던 체중이 점점 빠져서 45kg으로 떨어졌고,피부는 거북이등껍질같이 각질이 형성되었고 물고기비늘같은 것이 옷과 양말을 벗을 때마다
우수수 떨어져 내렸다. 하루밤을 자고나면 가족들은 내 침구를 털어내는 것이 또하나의 일과였다.
발은 시렵다못해 고추가루 뿌려놓은 듯 화끈거리고 따끔거려서 그냥 가만히 있기가 힘들었고 걸으면 좀 편해졌다. 걷게되면 발에 따스한 기운이 돌아 그나마 행복감에 젖을 수 있었다. 걷는 일이 힘들면 뜨거운 물에 족욕을 하고, 잠잘때는 두꺼운 수면양말을 신고 Hot Bag으로 발을 덮혀놓고 병원에서 처방해준 수면제를 2종류이상 복용해야 겨우 잠을 이룰 수 있었다.
잠시 눈을 붙혔는가 싶었는데 어김없이 밤 2시경에는 장에 경련이 일어나서 고통스런시간이 한두시간정도 계속되었다. 흡사 벽돌을 쌓아 놓은 것이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지면서 통증을 유발시키는 형상이었다. 배를 부여잡고 꼼짝없이 숨을 참아가면서 식은 땀이 온몸을 적시고 흘러내릴때 쯤이면 살살 가라앉는다.
오! 하느님!
저를 데려가실려면 지금이라도 데려가 주옵소서!
밤이 오는 것이 무서웠다. 수면제의 용량을 2배로 증가시켜 복용하였다. 많이 아플때는 약을 복용해도 진경이 안되는 것 같았다.
아!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첫댓글 시련 견뎌내기 어려운 자신과의 싸움이 , ,다만 좌절하지만 말아 다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