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나에게 허무함을 줬어.
-나니아 연대기 4권 ‘캐스피언 왕자’를 읽고
황지언
나는 나니아 시리즈를 전체적으로 좋아해서 4권도 기대를 무척하고 있었다. 그 큰 기대때문인지 책은 나의 기대보다 아래였다. 영화도 한번 찾아서 봤는데 영화는 썩 나쁘지는 않았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분장도 1편과 달리 조금 더 자연스러운 느낌이었다.
대충의 줄거리는 이렇다. 나니아는 텔마르 인들이 점령해버렸다. 캐스피언 10세 왕자는 삼촌 미라즈에게 왕위를 빼앗길 위기에 처하고, 유모한테 이야기로만 듣던 나니아 인을 만나게 된다. 캐스피언은 스승이 어렵게 구한 수잔의 뿔나팔을 불고 뿔나팔이 피터, 수잔, 에드먼드, 루시를 나니아로 다시 끌어들인다. 네명의 아이는 케어 패러벨 성에서 각자의 보물을 찾아 캐스피언을 만나고 피터는 미라즈와의 결투를 치른다. 그 과정 중 미라즈의 군대와 전쟁이 일어난다. 나니아 군의 수는 형편없이 적었고, 루시는 아슬란을 부르러 숲으로 들어간다. 루시는 아슬란을 만나고 아슬란은 나무의 정령(?)들을 깨운다. 나무들은 싸움에 힘을 불어넣어주고 실제로 나무들의 활약이 굉장했다. 미라즈 군은 베루나 다리(1000여년 전에는 여울 이었다.)를 건너서 공격했기에 다리를 건너야 했지만 아슬란과 루시가 와서 이미 다리를 없애버렸다. 미라즈 군은 패배했고, 캐스피언 왕자는 왕위를 되찾고 나니아의 왕이 되었다. 피터와 수잔은 배울 것들을 다 배웠기 때문에 더 이상 나니아로 올 수 없게 된다.
전체적으로 무언가 허무한 느낌을 받았다. 저번 시리즈들은 아무래도 무언가에게 쫓기는 긴장감을 느낄 수야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다지 큰 긴장감은 없었다. 뭐 특별이 긴장감이 느껴진 부분이라 하면은 피터와 미라즈가 결투를 벌일때 였을라나. 어쨋거나 이번편은 아쉬운점이 꽤나 많았다. 앞 부분의 이야기는 살짝 지루해서 만약 ‘꼭 읽고말테다!’ 이런의지가 없는 사람이라면 초반부분을 보다가 덮어버렸을 것이다. 처음 부분이 많이 지루했고, 결정적인 스토리는 후반부에 몰려있었기 때문에 끈기를 가지고 읽어야 완독 할 수 있었다.
네 명의 아이들이 나니아를 통치하고 원래 세계로 돌아와서 1년 후에 다시 나니아로 가게되는데, 나니아는 1000여년이나 지나버린 상태였다. 나니아의 시간개념이 역시나 눈에 띄었다. 네 아이가 나니아를 통치해서 나니아에서 10년정도 통치를 했다. 그리고 다시 돌아왔을때 시간은 전혀 흘러있지 않았다는 것과, 캐스피언이 뿔나팔을 불었을때 네 아이가 통치한 나니아의 1000년 뒤의 나니아로 돌아간 것을 보면, 나니아의 신비한 힘은 나니아에서 정의로운 힘이 생겨나기 시작했을 때 시작되는것이 아닌가 궁금해진다. 1권을 봐서도 하얀마녀의 겨울이 점점 녹고 있을 때에 네 아이가 들어온건지 아니면 네 아이를 보러오는 아슬란 덕분에 겨울이 점점 녹고있는지도 갑자기 의문이 생긴다. 네 아이는 도대체 어떨 때 나니아로 끌려 들어가는 것일까?
질문은 잠시 뒤로 밀어놓고, 전체적인 감상평은 ‘허무 그 자체’다. 책을 다 읽었을 때 왠지 모르게 허무함을 느꼈고, 책보다 영화가 더 재미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영화는 조금 더 긴장감을 주는 장면이 있었고, 분장들도 전편보다 훨 나아졌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평가는 개인적인 생각이므로 직접 책과 영화를 같이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