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선 1
김형영
하늘과 바다가 내통(內通)하더니
넘을 수 없는 선을 넘었구나
나 이제 어디서 널 그리워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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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영 시집 『낮은 수평선 』,[문학과지성사]에서
세상의 구조는 끝이라는 게 있다 그 끝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수 없는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수평선이 이루어지기까지 물과 하늘의 관계는 우연의 관계가 아니다 실로 험난한 역경의 시간을 지나야 바다라는 곳에 이른다 그 큰 바다도 하늘의 힘에 의하여 움직인다 바다의 끝이 수평선으로 이루어져 있어도 그 끝에 서면 또 다른 수평선이 놓여져 있다 때문에 수평선 그 자체를 바라보는 거리를 두지 않으면 이루어 낼 수 없는 것이 세상 삶의 인연이다 김형영 시인은 그 거리에서 바라 본 수평선이 " 하늘과 바다가 내통하더니/ 넘을 수 없는 선을 넘었구나"라고 했다 한 몸이 되였다는 것이다 바다와 하늘이 한 몸이 되기 위한 거리가 얼마나 끝없는 거리여야 하는지 생각하면 그 거리 만큼 세상을 아우르는 힘이 있어야 할 것이다 사람의 마음에도 수평선처럼 바라만 보아도 좋은 사람이 있다 누군가 그리워 한다는 것은 그리움의 거리를 충분하게 아우르는 배려가 있어야 한다 "나 이제 어디서 널 그리워하지"라고 시인은 말을 하지만 이미 마음속에 그어진 수평선을 두고 몰려오는 파도 소리가 그 그리움을 씻어주는 사람의 삶이 아닌가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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