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62- 제주도 3 (성산 일출봉)
아마도 고등어가 생물로 만들어서인지 맛있습니다.
제주도가 만들어진 시기인 신생대 제4기 플라이스토세에 단성화산인 오름과는 달리 유일하게 현무암질 마그마가 얕은 바닷속에서 분출하여 만들어진 수성화산의 일종인 응회구[3]이자 섯시형 화산체입니다. 마그마나 용암이 다량의 얕은 수심의 차가운 바닷물과 섞여서 급히 냉각되고 물이 가열되어 끓으면서 분출 초기부터 격렬한 폭발을 일으키게 됩니다. 이때의 폭발로 마그마가 유리질 화산재와 화산력으로 산산이 깨졌으며, 습기를 머금어 끈끈한 화산재는 뭉치거나 화산력 표면에 수 mm 두께로 달라붙어 피복화산력(부가화산력)을 만들었습니다. 끈끈하고 차가운 화산재와 화산력은 분수처럼 수증기와 함께 수백 m 높이로 솟구치며 분출했고, 분화구 둘레에 한 겹씩 원뿔형으로 퇴적층이 무수히 쌓이면서 황갈색, 짙은 회색의 응회암으로 이루어진 뚜렷한 층리를 이루며 융기하였습니다. 분출물이 물기를 머금고 있었기 때문에 안식각(30°)을 훨씬 넘는 가파른 경사면(최대 45°)에 쌓일 수 있었습니다.
형성 직후 해수면에서 파도에 씻기며 풍화 및 침식 작용을 받아 원래의 지형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의 침식절단면을 만들었습니다. 상부와 하부를 나누는 경계인 판상 층리의 높이가 현재의 해수면과 거의 일치하는데, 이를 통해 현대의 해수면과 같이 얕은 바다 속에서 침식 작용이 일어났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경계를 기준으로 일출봉 상부는 화산재와 화산력이 빗물에 씻기고 가파른 경사면을 따라 사태를 일으키며 탄낭구조가 생겼고, 사면에 놓여있던 응회층이 미끄러져 내려 겹쳐지는 현상이 반복적으로 발생하여 사면 아래쪽에 기왓장을 포개놓은 듯한 수평의 불규칙한 층리가 분포하게 되었습니다. 하부 층리는 침식 흔적으로 좌측으로 완만히 경사지며 연속적이고 평행한 형태를 갖는 사층리구조와 깎고 채운 지층이 있습니다. 고결도는 낮은 편이나 침식에 대한 저항력이 강해 기암절벽을 이룹니다. 바다 쪽 해안절벽은 접근이 불가능하지만 각종 야생화가 서식하고, 분화구 서쪽 바위 틈에는 '생이물'이라는 작은 샘이 있습니다.
성산일출봉을 중심으로 하는 성산포 해안 일대의 육상식물은 73과 179속 220, 해안식물은 127종이 발견되었습니다. 제주분홍풀, 제주나룻말로 지칭되는 신종 해산식물의 원산지로도 주목을 받았습니다. 해산동물의 경우 총 177종이 있다고 밝혀졌으며, 그중에 많은 한국산 미기록종이 있습니다.
신증동국여지승람과 탐라지를 비롯한 1960년대까지 대부분 문헌에서 성산이라고 표기해왔습니다. 원래 숲이 무성하고 울창하여 청산(淸山)이라고 불렸는데,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병풍처럼 둘렀고, 꼭대기는 평평하고 넓어서 마치 성과 같아 '성산(城山)'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하며, 후에 해돋이가 유명하여 제주도의 10대 절경인 영주10경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혀 '일출봉(日出峯)'이라는 명칭이 덧붙었습니다. 탐라지에서는 돌을 뚫어서 사다리를 놓은 뒤에야 오를 수 있다고 했는데, 실제로 탐라순력도에 이 부분이 묘사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