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장벽돌 추락사고 이어 석재 마감공사는 더욱 위험성 커
기준치 미달 석재 연결철물 암암리 유통에 대책 시급하다
[국토일보 김준현 기자] 건축물 외부 마감재로 쓰이는 석재에 기준치 미달 연결철물이 쓰이고 있어 추락사고 위험에 의한 국민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특히 콘크리트 벽과 외부 석재 마감재 사이에 부착되는 단열재(열손실 방지)를 연결하는 앵커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국토교통부고시 ‘석공사 일반 표준시방서’에는 석공사 연결철물 중 앵커, 볼트, 너트, 와셔 등은 스테인리스강 ‘STS 304’ 이상을 사용토록 명시하고 있다. 일반 공기부식이나 수중에서의 내식성이 우수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국건설관리공사도 “스테인리스 스틸 이하 재질의 앵커는 녹 발생과 함께 내구성 저하로 인한 외벽 석재의 처짐 또는 붕괴 등의 사고가 우려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럼에도 석재 시공 일부 건설업자들이 부식되기 쉬운 일반 철(steel)로 만들어진 제품을 암암리에 사용, 사고사례가 많지 않아 단속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실정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서야 건축물 단열재 시공이 늘어나고 있어 업자들이 낙찰을 받기 위해 단가를 1~200원이라도 낮추기 위한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아연도금된 제품을 설계에 반영하고 자기 회원들이 감리를 보고 있어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며 “공무원의 눈을 가리고 관급에서도 이러한 행태를 일삼으니 사급에서는 아예 무시를 하고 철제 앵커를 쓰고 있다”고 토로했다.
최근 국민청원에서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하고 대책마련을 요구했지만, 사고사례가 없기에 많은 이들이 외면해 왔다.
이에 지난 21일 국토교통부 종합 국정감사에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용호 의원은 김현미 장관에게 석공사 연결철물로 쓰이는 앵커를 직접 보여주며 석재 추락사고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이용호 의원은 “건축 전문가들은 기준 미만인 석공사 앵커로 인해 10년 안에 사고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국토부는 기준 이하 석공사 앵커의 위험성과 유통량을 꼭 조사해 한다”고 강조했고, 김현미 장관은 “그러겠다”고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철제 앵커 외에도 연결철물을 보강하는 아연강판, 볼트, 너트 등 보강철물에 대한 기준 강화도 함께 요구되고 있다. 현재는 공사 시방서에 따르기만 한다면 부속품은 아연도금이나 철제를 사용할 수도 있고, 심지어 페인트칠조차 되지 않은 제품 사용도 묵인하고 있다.
이용호 의원은 “지난 5월 발생한 부산대 미술관 외벽 마감재 벽돌이 추락했을 당시를 떠올린다면 대리석 등 석재 마감재의 추락은 더 큰 참사를 일으킬 수 있음을 정부는 명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석재 1장의 평균 무게가 50~70kg이고 하중은 족히 수십 톤에서 수백 톤에 달한다. 정부가 내시경 점검 등 기존 건축물에 쓰이고 있는 석재 마감재 연결철물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보강철물에 대한 기준 강화도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