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있는 두 딸에게 때때로 반찬이며 과일이며 천연화장품이며 옷가지들을 택배로 보낸다.
큰 녀석은 직장 일이 바 빠서 집에서 요 것 조 것 챙겨 먹거나 요리를 해 먹을 시간이 별로 없다. 아침에 홍삼 한 잔 타먹거나 효소 한 잔 목으면 그걸로 족하단다. 하지만, 작은 녀석은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서 요리를 잘 해먹는 편이다. 밥도 잘 챙겨 먹어 동네 반찬 집도 터놓고 집으로 돌아가는 근처 마트도 자주 들리는 편이다. 작은 녀석 대문이기도 하지만 집에 먹을 거리가 있으면 쉬는 날 족므이라도 먹을까 싶어 아이들이 먹든 안먹든 때때로 먹거리를 보낸다.
국을 끓여 얼려 보내기도 하고 과일은 리큅에 말려서 쉽게 먹을 수 있도록 해서 보내기도 한다.
내가 보낸 것의 십분지 일만 먹어도 고마운 일이라 생각하고 보낸다.
택배보낼 여가가 없어 근무처까지 아이스박스에 담아가서 우체국 택배요청을 한다. 그러면 쉬는 시간에 맞추어 맞춤형 택배서비스맨이 나타난다.
세월이 참 좋아졌다. 나는 일반 택배보다는 우체국 택배를 선호하는 편이다. 옛날과는 달리 우체국에서도 맞춤형으로 잘 해준다.
택배 결과 처리 보고까지 해주니까 말이다. 박윤희님이 보내신 택배가 심록형님에게 잘 전달 되었습니다 라는 문자가 들어오면 안심이 된다. 큰 녀석이 중국에 있을 때는 중국까지도 음식을 보낼 수가 있었다. 돈도 쉽게 보내고 음식도 쉽게 보낼 수 있다는게 참으로 신기하다. 내가 참 좋은 시대에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여건이 되면 택배문화에 대해 글을 써보고 싶다.
신랑이 상주에서 근무했을 때 택배문화가 잘 되어 있었으면 사람도 택배 했었으면 참 좋았겠다는 생각을 문득 해본다.
택시 문화라고 해야하나? 대리운전 문화라고 해야하나?
어느날 회식을 마치고 상주에서 구미까지 오는 길에 대리 운전자에게 몸을 맡기고 한참 잘 오다가 갑자기 잠을 깬 남편이 방향감각을 잃고 자기가 불른 대리운전사인줄도 모르고 납치당한줄로 착각하고 자기차에서 뛰어내릴 뻔 했단다. 그 바람에 대리 운전자가 놀라서 남편이랑 옥신각신 했고 우리 동네까지 와서 우리가 사는 아파트 101동에서 가장 먼 맨끝동에 내려주고 가버렸단다. 방향감각을 잃은 남편은 자기가 있는 곳을 도대체 모르겠다고 전화를 해서 내가 정말 마음고생을 많이 한 적이 있다, 그 때 택배 문화가 발달 되어있었다면 인간 택배로 우리 집앞까지 데려다 줬을 텐데....
이렇게 택배문화가 잘 발달된 요즈음에 와서 남편은 예전처럼 마음고생 시키는 일은 없다. 그 시절에 인간 택배제도가 잘 되어 있어야 했는데....
첫댓글 "박윤희님이 보내신 택배가 심록형님에게 잘 전달 되었습니다."라는 문자를 받을 때마다 흐믓하셨겠습니다.
그때 박선생님의 글을 읽을 때는 심선생님이 일부러 납치(??) 운운 하신 것으로 알았는데, 실제로 납치(??)
되신 것으로 알고, 그렇게 하셨군요. 심선생님이 많이 놀라셨겠습니다. 그때 글~, 참 재밌게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