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있는 중증장애인거주시설 평화의 집 다녀왔습니다.
40여 명 지원자들과 5시간, 사회사업 글쓰기를 주제로 공부했습니다.
공부 중반을 넘어갔을 즈음,
공부를 바탕으로 지금 지원하는 입주인에 관하여 소개하는 글을 써보자 했습니다.
각 입주인을 어떤 의도로, 무엇을 목표에 두고, 어떻게 지원해 나아가는지 쓰기 위해서,
그 시작을 여는 당사자 소개글을 각자 작성해 보았습니다.
얼마 뒤, 각자 쓴 글을 화면에 띄우고 낭독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이렇게 써낸 선생님도 있었습니다.
S 님은 장점이 많습니다.
1) 일
주 5회 집과 거리가 있는 곳에 스스로 버스를 이용하며 다닙니다. 처음엔 훈련생이었으나 지금은 열심히·꾸준히·성실히 일하는 직장인으로 자랍니다. 여행을 가고 싶고, 좋아하며 좋아하는 물건을 사기 위해 다짐하고, 힘을 내어 열심히 근무합니다.
2) 신중함
S 님은 신중합니다. 모든 선택을 할 때도 고민하고, 또 보고 여러 번 생각하여 소중히 선택합니다. 쇼핑몰로 한 장소를 여러 번 보고, 생각하여 직원에게 보여줍니다. 먹고 싶은 음식을 먹을 때도 메뉴 설명을 듣고, 매운지, 좋아하는 메뉴가 맞는지 물어보고 신중히 결정합니다.
사람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새로운 사람들과 만날 기회가 많지 않아서 취미로 가지는 원예공방을 다닙니다. 처음엔 어색하고, 인사만 하며 지냅니다. 인사를 시작으로, 안부를 묻고, 더 만나보고 싶고, 더 대화해 보고 싶은 마음에 커피도 사서 방문합니다. 나에게 마음을 열고, 반갑게 다가와 준 원예공방 사장님에게 마음의 문을 여는 시간도 신중히 생각합니다.
3) 표현
나의 감정, 원하는 물건, 하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 등. S 님은 표현을 확실하게 해 줍니다. 이야기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지만, 그것은 S 님에게 불편함으로 다가오지 않습니다. 사진, 그림, 손짓을 하며 확실하게 전달합니다. 간혹 지원자가 새로운 단어를 접하면 다시 이해하고, 알아가고, 어떤 표현을 하고 싶은 것인지에 대해 시간이 걸릴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S 님은 정확한 표현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에 함께 소통하고자 노력합니다.
이런 글도 좋았습니다.
당사자의 어떤 모습을 그의 문제로 보는 게 아니가 자기 이해로 가져오는 글입니다.
K 씨는 늘 아침마다 출근하는 직원들을 주차장에서 반겨줍니다. 들어오는 차를 보면 누구의 차인지 바로 압니다. 출근길을 맞이해 주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줍니다. 예쁜 꽃을 보면 꺾어와 선물하는 마음을 가진 청년입니다.
그런 순수한 마음을 K 씨도 갑작스러운 감정의 변화에 스스로를 잘 이해하지 못해 부정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과를 잘합니다. 시간이 지난 후 찾아와 미안한 마음을 전하기도 합니다.
K 씨의 감정변화를 잘 알기엔 아직 미흡한 게 많아 더 많이 함께하는 시간을 가져야겠습니다.
직접 써보는 시간이 고작 15분 정도였음에도, 선생님들의 달라진 시선이 보였습니다.
이해하고 적용해준 선생님들이 고맙습니다.
모든 선생님 글을 함께 읽었습니다.
입주인의 일상과 고유한 매력이 보였습니다.
문제나 결핍 중심의 기록에서 벗어나 ‘강점’과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어 바라보니,
자연스럽게 당사자의 주체적인 삶과 존엄이 빛나는 글의 실마리가 보였습니다.
입주인 각자의 고유한 개성이 드러나고, 일상 속 변화와 행복을 기록하게 되고,
월간 혹은 년간 목표로 삼으면 좋을 만한 것들이 보였습니다.
스로 버스를 타고 출근하거나, 동네 산책을 즐기고, 때때로 커피숍을 찾는 일상을 여느 사람처럼 누리게 돕고 있다는 게 보였습니다.
둘레 사람과 잘 지내고 있거나, 그렇게 하려고 하거나, 그렇게 하고 싶어 하는 이야기 속에서
지역사회 안에서 관계를 넓혀가는 목표를 세우면 잘 이뤄지겠다는 희망도 보였습니다.
볼링, 당구 등 자신이 잘하고 좋아하는 스포츠 활동을 즐기거나, 드라이브와 음악 감상 등의 낭만을 만끽하는 이야기 속에서
취미 여가 같은 일상을 더욱 지역사회 안에서, 지역주민과 함께하게 거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자기 선호와 감정을 말이 아니더라도 표정이나 몸짓, 짧은 말로 표현하고 있고,
이를 문제로만 보지 않는 선생님들이 고마웠습니다.
이런 다양한 의사소통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시도를 늘려가길 바랐습니다.
이제 꾸준히 이뤄갑니다.
이번 공부는 뜨거웠으나, 이어가지 않으면 금세 식어버립니다.
선생님들 변화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집에 돌아와 휴일 내내 제출한 과제를 한글로 편집했습니다.
그저 짧은 소개 글임에도 30여 쪽에 달했습니다.
이 초안을 다시 원장님께 보내드렸습니다.
화분에 물 주듯, 글 화분을 보냈습니다.
조금씩 당사자를 강점과 가능성으로 바라본 희망의 글을 부어주시길 부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