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애전 ◦ 이덕무(李德懋) ◦ 한문 소설(漢文小說) # 아정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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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애전(銀愛傳) ◈
《해설》 본문
李德懋(이덕무)
조선 후기에 이덕무 (李德懋)가 지은 한문 전(傳). 작자의 문집 《아정유고(雅亭遺稿)》에 실려 있다. 작품을 만든 동기는 1790년(정조 14) 정조가 모든 옥안(獄案)을 심리하다가 김은애와 신여척을 살리게 하고, 이덕무로 하여금 전을 짓게 하여 내각의 《일력(日曆)》에 싣게 하였다.
1
銀愛傳 (은애전)
2
李德懋(이덕무)
3
庚戌六月(경술륙월) 경술년 6월에
4
上審理諸獄案(상심리제옥안)
5
임금이 여러 옥안(獄案)을 심리하여
6
命金銀愛(명금은애) 申汝倜傅生(신여척부생)
7
김은애(金銀愛) 신여척(申汝倜)을 살리는 데에 부치라고 명하고,
8
仍命撰傳載之內閣日曆(잉명찬전재지내각일력)
9
인하여 전을 지어 내각 일력(內閣日曆)에 실으라고 명하였다.
10
銀愛金姓(은애금성) 은애의 성은 김씨니
11
康津縣塔洞里之良家女也(강진현탑동리지량가녀야)
12
강진현(康津縣) 탑동리(塔洞里) 양가(良家)의 딸이다.
13
里有安嫗者(리유안구자) 故娼也(고창야)
14
마을에 안 노파라는 자가 있었는데 예전 창기였다.
15
陂險荒唐(피험황당) 성질이 험피(險陂)하고 황당하며
16
多口說(다구설) 말이 많은 데다가
17
疥癩遍體(개라편체) 온몸이 개창이어서
18
不任搔癢(불임소양) 마음대로 가려운 곳을 긁지 못하기 때문에
19
發心(발심) 심질(心疾)이 일어나면
20
益不愼言(익불신언) 더욱 말을 삼가지 못하였다.
21
嘗丐貸米豆鹽豉于銀愛之母(상개대미두염시우은애지모)
22
일찍이 쌀ㆍ콩ㆍ소금ㆍ메주 등을 은애의 어머니에게 구걸하고 꾸었는데,
23
母有時不與(모유시불여)
24
은애의 어머니가 때로는 주지 않았으므로
25
嫗輒慍患(구첩온환) 노파가 문득 노하고 한하여
26
思欲中之(사욕중지) 해치려고 생각하였다.
27
里童子崔正連(리동자최정련)
28
마을에 사는 동자 최정련(崔正連)은
29
卽嫗之夫之妹之孫也(즉구지부지매지손야)
30
곧 노파의 남편의 누이의 손자이다.
31
年十四五(년십사오) 나이 십 사오세 되었는데
32
冲穉娟好(충치연호) 어리고 예쁘장하게 생겼다.
33
嫗試挑之以男女昬媾之事(구시도지이남녀혼구지사)
34
노파가 시험삼아 남녀의 혼인하는 일로 꾀고
35
仍說之曰(잉설지왈) 인하여 유혹하기를,
36
娶妻知銀愛者(취처지은애자) 顧何如(고하여)
37
"은애 같은 여자를 아내로 얻으면 어떠하냐?"하니,
38
正連笑曰(정련소왈) 정련이 웃으며 말하기를,
39
銀愛美艶(은애미염) "은애는 아름답고 고우니
40
豈不幸甚(기불행심) 어찌 좋지 않겠는가요."하였다.
41
嫗曰(구왈) 노파가 말하기를,
42
第倡言(제창언) 若業已私䬶愛者(약업이사안애자)
43
"네가 이미 은애와 사통하였다고 말만 내면
44
吾爲若成之(오위약성지)
45
내가 너를 위하여 성사하여 주겠다."하였다.
46
正連日諾(정련일낙) 이에 정련이 그리하겠다고 하니,
47
嫗曰(구왈) 노파가 다시 말하기를,
48
吾患疥癩(오환개라) "내가 개창을 앓고 있는데
49
而醫言瘍科藥料直最高(이의언양과약료직최고)
50
의원의 말이 '개창의 약값이 대단히 비싸다.' 하니,
51
事苟成(사구성) 일이 만일 성공하게 되면
52
若爲我當之(약위아당지)
53
네가 나를 위하여 약값을 담당하라."하였다.
54
正連曰(정련왈) 이에 정련이 말하기를,
55
敢不如敎(감불여교) "말씀대로 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하였다.
56
一日嫗夫自外而至(일일구부자외이지)
57
하루는 노파의 남편이 밖에서 들어오니,
58
嫗曰(구왈) 노파가 말하기를,
59
銀愛耽正連(은애탐정련)
60
"은애가 정련을 좋아하여
61
要我行媒(요아행매) 나더러 중매를 서달라고 해서
62
期于吾家爲正連大母所覺(기우오가위정련대모소각)
63
우리 집으로 약속하였는데, 정련의 할머니에게 발각되어
64
銀愛爬牆而遁(은애파장이둔)
65
은애가 담을 기어넘어 도망하였다."하니,
66
夫切責曰(부절책왈) 남편이 준절히 책하기를,
67
正連家世微(정련가세미)
68
"정련은 가세(家世)가 미천하고
69
而銀愛室女也(이은애실녀야)
70
은애는 규중의 처녀이니
71
愼勿出口(신물출구) 그런 말을 부디 입 밖에 내지 말라."하였다.
72
於是一城喧藉(어시일성훤자)
73
이에 온 성안에 그 말이 퍼져서
74
銀愛嫁幾不得售(은애가기불득수)
75
은애가 시집을 갈 수가 없었는데,
76
惟里人金養俊(유리인금양준)
77
오직 마을 사람 김양준(金養俊)이
78
深知其明白也(심지기명백야)
79
그 명백한 것을 깊이 알고
80
遂娶以爲室(수취이위실)
81
드디어 장가들어 아내를 삼았으나,
82
則誣言益播(칙무언익파)
83
무고하는 말은 더욱 퍼져
84
尤不忍聞(우불인문) 차마 들을 수가 없었다.
85
己酉閨五月二十五日(기유규오월이십오일)
86
기유년 윤 5월 25일
87
安嫗大言曰(안구대언왈)
88
안 노파가 떠들기를,
89
初與正連約行媒(초여정련약행매)
90
"처음에 정련과 약속하기를, 중매를 해주면
91
報我藥直(보아약치) 내 약값을 갚아주겠다고 하였는데
92
銀愛忽畔而嫁他夫(은애홀반이가타부)
93
은애가 홀연히 배반하고 다른 남편에게로 시집갔으므로
94
則正連不如約(칙정련불여약)
95
정련이 약속대로 하지 않아서
96
我病自此谻(아병자차갹)
97
내 병은 이때부터 심하여졌으니
98
銀愛眞我仇(은애진아구)
99
은애는 참으로 나의 원수다."하였다.
100
里中老少(리중로소) 마을 안의 늙은이 젊은이가
101
相顧駭愕(상고해악) 서로 돌아보며 깜짝 놀라서
102
瞬目搖手(순목요수) 눈을 끔벅이고 손을 내둘러
103
不敢出言(불감출언) 감히 말을 내지 못하였다.
104
銀愛素剛(은애소강) 은애는 성품이 본래 강하고
105
毒受嫗誣辱(독수구무욕)
106
독한데 노파의 무고를 받은 지가
107
已二年(이이년) 이미 2년이나 되었다.
108
至此尤愧恨(지차우괴한)
109
이때에 와서는 더욱 부끄럽고 한스러워
110
實不能堪(실불능감) 실로 견딜 수가 없어
111
必欲手剮安嫗(필욕수과안구)
112
반드시 손수 안 노파를 찔러
113
一洗此寃憤而不可得(일세차원분이불가득)
114
이 원통하고 분한 것을 한 번 씻고자 하나 어찌할 수가 없었다.
115
翌日(익일) 이튿날
116
値家人不在(치가인불재)
117
집안 식구가 없는 틈을 타서
118
伺安嫗獨宿(사안구독숙)
119
안 노파가 혼자 자는 것을 엿보고,
120
夜一更(야일경) 밤 1경(更)에
121
持厨刀(지주도) 부엌칼을 가지고
122
揎袖扱帬(선수급군) 소매를 걷어붙이고 치마 자락을 걷어 끼고
123
颯然而步(삽연이보) 나는 듯이 걸어서
124
直入安嫗之寢(직입안구지침)
125
곧장 안 노파의 침실로 들어갔다.
126
一燈翳翳(일등예예) 등잔불은 희미한데
127
嫗孤坐(구고좌) 노파가 외따로 앉아
128
將就眠(장취면) 장차 자려는 모양인지
129
露半體(로반체) 반신을 드러내고
130
只繫帬(지계군) 치마만 매고 있었다.
131
銀愛橫刀而前(은애횡도이전)
132
은애가 칼을 비껴들고 앞으로 다가서서
133
眉眼俱倒竪(미안구도수)
134
눈썹과 눈을 거꾸로 세우고
135
數之曰(수지왈) 수죄하기를,
136
昨日之誣(작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