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 14일 어버이주일 예배 설교
성경: 에베소서6:1-4
제목: 가시고기
설교: 김석림목사
가시고기 /김석림
음식보따리 바리바리 챙겨 / 품속에 보듬고 / 백두대간 늑골을 넘어 / 찾아간 고성에서 / 부사관 계급장으로 치장한 / 장한 아들 / 꿈결처럼 만나다
겨우 하룻밤 / 가슴에 준비한 말 / 마저 풀어놓지도 못하고 / 되짚어 오는 길 / 심장 한 자락 베어주고도 / 왠지 모자라는 것 같아 / 자꾸만, 자꾸만 / 거꾸로 돌아가는 시계바늘
평생 당신의 몸에서 / 살점 떼어 / 자식을 키워낸 어머니 / 밤새워 기도로 쏟은 / 굵은 눈물방울 / 차창을 뚫고 들어와 / 내 혈관을 타고 / 고단한 자장가로 흐른다
가시고기라는 민물고기가 있습니다. 암수가 수정을 해서 알을 낳고, 그리고는 암컷은 알과 수컷을 버리고 떠나버리고, 혼자 남은 수컷이 3주간 알이 부화할 때까지 혼자 돌봅니다. 끊임없이 지느러미를 움직여 산소를 공급해주고, 알을 먹으려는 침입자를 방어하고, 먹이도 먹지 않고, 잠도 자지 않고서 새끼를 돌보고, 그러다가 알이 부화하면 지친 수컷은 죽어서 자신의 몸을 새끼 먹이로 주고, 그렇게 생을 마감합니다. 가시고기 같은 존재가 부모님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자식을 낳고, 키우고, 가르치고, 결혼시키고, 그것으로도 끝이 아니지요. 평생을 자식 걱정으로, 모든 걸 아낌없이 베풀고, 그러다가 보면 한 평생을 보내게 되지요.
'가시고기'란 시는 강원도 고성으로 아들 군대 보내고, 면회갔다고 돌아오는 길에, 차창으로 굵은 빗물이 눈물처럼 쏟아지는데, 자식 위해 평생을 희생하신 부모님의 은혜를 생각하면서, 자식에게 가시고기처럼 사랑을 쏟아주지 못한 부모로서의 자책감을 담아서 쓴 시입니다.
부모와 자식은 천륜이라고 말합니다. 사람이 선택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맺어주신 관계란 뜻이지요. 오늘 성경말씀 (엡6:1-4)를 통해서, 하나님이 주신 관계 안에서 각자가 행해야할 마땅한 도리를 말씀합니다.
성경말씀에는 무엇이 옳고 무엇이 잘못인지를 분명하게 가르칩니다. 하나님 주신 옳은 길을 행하면 칭찬과 상급을 주시고, 반대로 하나님의 말씀을 불순종하는 잘못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망과 징계, 심판을 주십니다.
그러므로 어려서부터 잘하건 잘못하건 그저 "오냐, 오냐"가 아니라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를, 분명하고 바르게 가르쳐야 하고, 옳고 그른 것을 분별하고 판단하여 행동하도록 훈련이 필요합니다.
먼저 자녀는 부모를 순종하고, 공경하라고 말씀합니다. 이것이 옳은 일이고, 자녀로서 마땅한 도리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하나님 주시는 절대적인 명령입니다.
부모님을 순종하고 공경하는 일은 하나님이 부모에게 가정에 주신 권위를 존중하고, 그래서 따르는 것입니다. 사람들의 본성은 권위에 순종, 복종하는 것을 싫어합니다. 그래서 "주 안에서"라고 말씀합니다. 부모를 순종하고 공경하는 것은, 인간의 당연한 윤리, 도덕의 법일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하나님이 주신 절대적인 법임을 말씀합니다.
그러면서 하나님의 계명을 잘 지키는 자녀들에게, "네가 땅에서 잘 되고 장수하리라." 축복을 약속으로 주십니다. 우리의 삶과 생명도 하나님의 주권에 있고, 하나님이 보장해주심을 말씀합니다. 하나님이 주신 질서와 법을 지키라고 말씀하시는 것은, 하나님 창조하신 가정을 복되게 하시는 하나님의 선하신 뜻과 목적이 있음을 말씀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부모에게도 마땅히 행해야할 책임을 말씀하십니다.
"아비들아,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오직 주위 교훈과 훈계로 양육하라." 감정을 표현한다든지, 권위로 억압하지 말고, 그래서 노엽게 하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자녀는 부모의 소유물이 이니라 하나님이 창조하신 한 인격체로 대해야 함을 말씀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가르치고 양육해서 온전한 하나님의 자녀로 키우라는 책임을 하나님이 맡겨주셨습니다.(딤후3:15-17)
이 모든 계명의 핵심은 바로 사랑입니다. 사랑으로 부모님을 공경하고, 사랑으로 자녀를 양육하라는 말씀입니다. (마22:37-40)에서, 한 율법사가 예수님께 질문을 합니다. "율법 중에서 어느 계명이 크니이까." 이 질문에 예수님이 답을 주십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것이 크고 첫째 되는 계명이요 둘째도 그와 같으니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 두 계명이 온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이니라."
하나님을 사랑하는 그 사랑으로 부모님을 공경하고, 그 사랑으로 자녀를 양육하라는 말씀입니다.
부모님을 공경하는 일도, 자녀를 올바르게 양육하는 일도, 때가 많지 않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지금 행해야 합니다.
조홍시가 - 박인로(조선 선조시대 문인)
반중(盤中) 조홍(早紅)감이 고와도 보이나다 / 유자(柚子) 아니라도 품음직도 하다마는 / 품어가 반 길이 없을세 그로 설워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