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 경제 강국과 대중영합주의자의 등장
시장 경제 체제에 상처를 남긴 금융 위기가 정체기인가, 중요하게 생각해볼 시점이다. 2008년 금융 위기 및 지난 10년간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실행 결과에 어떤 피해가 발생했는지 파악해야 한다. 국제 무역과 기술의 발전은 세계의 번영을 이끌어온 주요 동인이다. 베르린 장벽이 무너지고 동유럽이 공산주의 정책을 포기하고 시장 경제를 받아들였다. 국제 자유무역이 확대된 것이 주요 동인이었다면, 금융계는 번영 확산의 과정을 원활하게 만들고 가속화를 도운 연료와 같았다. 현실은 무역과 금융업계가 오히려 비난받고 있다. 무역의 자유화가 확대되자 국제경쟁은 치열해졌다. 그러니 선진국은 자유무역이 일자리 파괴의 주범이라 생각한다.
사실 세계화가 반드시 공정한 것은 아니다. 1960~70년대 영국 자동차 산업은 외국과의 경쟁에서 타격을 받았지만 열악한 제품과 노사관계로 크게 몰락했다. 금융업계도 2008년 금융 위기 직전에 거센 비판을 받았고 지금도 비난의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현실에도 은행가는 업무에 비해 많은 급여를 받는다고 손가락질당한다. 그런 그들이 하루아침에 전 세계은행과 금융 기관들이 정부의 구제 조치에 매달리게 됐다. 납세자는 은행을 구제하지 않으면 더 심각한 사태가 벌어질지 몰라 도움의 손길을 준다. 은행은 금리를 최대한 낮추고 회복세를 보였다. 금리 폭락은 은행에 맡긴 사람을 속여서 이자를 주지 않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은행의 위험은 유동성이다. 은행이 장기대출을 해줬는데 갑자기 예금주가 돈을 찾아가려고 하면, 은행은 예금이나 적금을 내주지 못할 수 있다. 2007년 영국의 주택담보대출 기관 ‘노던록’이 뱅크런 사태가 발생한다. 그리고 전 세계은행들이 줄줄이 뱅크런 사태가 발생했다. 규제 기관, 중앙은행과 일부 정치가들은 비난을 면키 어렵다. 규제 기관은 유동성 완충력이 약한 상태에서 내버려 둔 책임이 있다. 중앙은행은 호황이 통제되지 않는 상황이라는 증거가 있는데 금리를 조절하지 않은 태만함을 보였다. 결국 모든 책임과 비난은 은행의 몫이다. 이를 극복하는데 적어도 10년간 막대한 벌금을 내야 할 것이다. 즉 은행원의 상당수가 실직하고 투자자는 막대한 손실을 보게 된다.
국제 무역의 변화는 상품에서 서비스와 아이디어로 자본이 쏠림에 있다. 앞으로 30년은 세계 무역의 틀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화물선이나 항공기로 상품을 선적할 필요성이 줄어들고 현지 생산을 강조하는 쪽으로 흐를 것으로 예상된다. 사람들의 구매 패턴이 상품에서 서비스 중심으로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서비스업은 경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 전 세계 생산량의 2/3가 서비스업에서 발생한다. 2050년이면 국제 무역의 절반 이상이 상품이 아니라 서비스일 것이란 예측이 있다. 제품보다는 제품 디자인에서 높은 부가가치가 발생한다. 미래에는 온 세상 사람이 사고 싶어 하는 서비스를 만드는 방법이 중요한 기술이 될 것이다. 나날이 국제화되고 언어 장벽은 낮아져도 문화 차이는 더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통신 혁명 특징은 서비스가 만들어지기 전까지 사람들이 어떤 서비스를 구매하고 싶어 하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비트코인 이후 달러를 대체할 화폐는 등장할까? 자산 가치의 증가가 사회에 미친 영향은 돈의 가치가 떨어진 것은 상품, 서비스,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급격한 자산 인플레이션을 초래했다. 주택과 부동산, 주식과 채권의 가치가 두세 배 상승했다. 전체적인 부의 불평등을 급격히 약화했다. 저소득층은 은행의 저금리 때문에 저축해 부를 축적할 수 없었다. 암호화폐를 채굴하는 데 쓰인 에너지는 환경 비용의 비판을 받았다. 더 큰 문제는 암호화폐를 승인해주는 국가나 중앙은행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암호화폐를 현금화하고 싶은데 이를 뒷받침해줄 나라가 전혀 없다. 일상에서 현금을 주고받는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은행 계좌가 없는 사람들은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힘들어진다. 거리에서 모금하는 자선단체도 수입이 현저히 줄어든다. 2030년이면 북미와 서유럽은 현금 거래가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기존의 통화 시스템이 어떻게 달라질지 최대 관건이다. 전 세계의 외환보유고의 2/3가 달러이고 국가 간 거래의 40% 이상이 달러다.
경제 패권의 새로운 주인공은 누구인가? 미·중의 경쟁이 계속되고 있고 경제 민족주의, 금융 기관의 포퓰리스트의 압력도 주요 원인에 포함된다. 선진국이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현 상황이 더 악화할 것인가이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곳곳으로 확산해 고루 혜택을 누릴 것이다. 2050년이면 세계인구의 2/3가 중산층 이상의 생활 수준을 누리면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원할 것이다. 저축액의 상당한 부분은 현지 투자에 사용되지만 남은 저축액은 해외 투자가 가능하다. 아시아 투자자들이 온 세계를 다 사들일 역량이 있다. 우려되는 점은 국가 통화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할 가능성이다. 인플레이션으로 자국 통화 가치가 하락한 1970년대와 1980년대에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
혁신을 위한 비용을 치를 준비가 됐는가. 역사는 중요한 지식의 근원이다. ‘스티브 잡스’는 2007년 아이폰을 선보이면서 “때때로 획기적인 제품이 등장해 모든 것을 바꿔버린다.” 말했다. 사실 ‘잡스’도 아이폰이 얼마나 큰 돌풍을 가져올지 가늠하지 못했다. 전화를 걸거나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아이팟’이라 설명할 정도였다. 당시는 ‘우버’나 온라인 지도도 없었을 때니까!. 물리학의 한계를 연구하지 않는 분야에서 예상치 못한 새로운 발전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있다. 생명공학과 인공지능 분야도 마찬가지다. 과연 어느 분야에서 어떤 새로운 것이 발견될지 우리는 전혀 예측할 수 없다.
점진적 발전은 매우 중요하다. 나이가 든 사람은 1970년대 차가 고장이 나서 길에 서 있던 일이 있었을 것이나, 요즘은 거의 없다는 데 동의 할 것이다. 과거는 자동차 조립을 노동자가 맡았지만, 지금은 로봇이 다 처리하기 때문이다. 품질관리는 전자 기기에 의해 다 이루어진다. 농업기술도 마찬가지다. 농작물 수확이 늘어났으며 슈퍼마켓은 다양한 식품이 준비돼 있다. 전 세계인구가 고령화 현상을 겪고 있다. 향후 30년은 교육과 의료 서비스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2050년이면 세계인구가 도시로 몰려 2/3가 도시에 살아갈 것이다.
재택근무가 바꾼 직업의 미래를 보자. 통신 혁명은 팬데믹이 시작되기 전에 시작됐으나 펜데믹은 재택근무를 10년을 앞당겼다. 2050년이면 의료 서비스는 훨씬 발전할 것이며 비용부담도 줄어들 것이다. 휴대 전화는 사용자의 얼굴을 잡아서 망막을 스캔 한 번 하면, 그 사람의 건강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정보를 의료 서비스 기관으로 전송하는 기술은 개발됐다. 하루 운동량, 걷는 속도 등 정보를 휴대 전화로 측정, 저장하여 사용자의 전반적인 패턴 및 최근 현황을 그림으로 보여 주기까지 한다. 자동차의 주행거리는 이미 2019년에 정점을 찍고 내림세를 보여 주고 있다. 모든 사람은 집의 용도가 달라지고 있다는 점을 느낄 것이다. 많은 일을 집에서 하고 처리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됐다.
사람이 돈을 모으면 집을 더 큰 집으로 이사했다. 고층 아파트 보다 교외의 빌라 중에 큰 집을 찾으면 유리했다. 하지만 주택 환경은 금방 변화한다. 점점 더 공장화할 가능성이 있다. 직업 시장은 최고 임금이나 최저 임금을 받는 직업만 늘어나고 중간 수준의 직업은 사라질지 아직 확실치 않단다. 대장장이나 속기사나 타이핑리스트는 이제 역사 속의 직업이 됐다. 인공지능과 인류는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인공지능이 무엇을 해낼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것이 없다. 하지만 활용에는 여러 문제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그중 하나가 ‘프라이버시’ 문제다. 현재 개인 정보는 물론이고 앞으로 생성될 데이터의 어디까지 분석을 허용할 것인가는 또 다른 문제의 편견이다. 세대가 바뀌면 인공지능은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인공지능이 두각 하는 분야에서 시작할 것이고, 하나는 사회 전반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분야일 것이라고 필자는 주장한다.
2023.03.17.
2050 패권의 미래-2
해미시 맥레이 지음
정윤미 옮김
서울경제신문 간행
첫댓글 삶이 편하고 환경이 정보화가 되면
인간이 느끼는 감정은
매 말라 가지나 않나 염려되네요.
잘 탐독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