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4만여명(바티칸 경찰 추산)의 순례객들이 운집한 성 베드로 광장에서 성탄 강복을 통해
한반도를 비롯하여 갈등과 불의 및 테러로 상처받고 있는 세상을 위한 평화를 호소하였다.
전통적인 성탄 강복인 ‘우르비 에 오르비’를 전하며 전쟁이 할퀴고 간 상처로 고통받는 이들과 테러로 사랑
하는 가족을 잃은 이들에게 성탄의 평화를 기원하였다.
교황은 평화의 왕이신 하느님의 아드님 탄생의 놀라움을 체험하고 있다면서 세상의 평화를 간절히 청하자고
하였다. 예수님의 희망의 메시지는 땅끝까지, 특히 전쟁과 갈등으로 평화가 절실한 곳까지 전해야 할 것이라고
하였다.
교황은 시리아 알렙포에서의 전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 이라크, 리비아, 예멘, 및 나이지리아를 언급하였고, 남수단과 콩고공화국, 우크라이나 동부, 미얀마, 콜롬비아와 베네수엘 및 한반도처럼 대화와 화해가 필요한 지역을 잊지 않았다.
교황은 강복 후 성 베드로 광장의 순례자들과 다양한 방법으로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전한 뒤, 기쁨의 날에 지상의 평화에 대한 희망을 주시는 아기 예수님을 묵상하고, 그분의 은총으로 평화의 지킴이가 되며, 전달자가 되고, 연대의 실천하는 이들이 되자고 하였다.
이하 교황의 성탄 강복 전문
친애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성탄 축하드립니다.
오늘 교회는 탄생하여 구유에 누워있는 아기, 구원자이신 예수님에 대해 묵상함으로서 동정 마리아와 성 요셉 그리고 베들레헴의 목동들이 느꼈을 경이로움을 다시 체험하고 있습니다.
빛으로 가득한 이 날에 예언자가 선포한 이야기를 되새겨 봅니다.
‘우리에게 한 아기가 태어났고
우리에게 한 아들이 주어졌습니다.
왕권이 그의 어깨에 놓이고, 그의 이름은
놀라운 경륜가,
용맹한 하느님
영원한 아버지 평화의 군왕이라 불리리라.(이사9.5)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며 마리아의 아들인 아기가 지닌 힘은 이 세상의 권력이 아니며 권력이나 재력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 사랑의 힘입니다. 광물과 식물과 동물들, 모든 창조물에 생명을 주신, 하늘과 땅을 만드신
힘입니다. 남자와 여자를 이끌리게 하였으며 그들이 하나가 되어 같은 실존을 살아가게 하여준 힘입니다.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게 하며, 잘못을 용서하고, 적과 화해하도록 만들며 악을 선으로 바꾸는 힘입니다.
하느님의 힘입니다.
이 사랑의 힘이 예수그리스도께서 당신의 영광을 내려 놓으시고 인간이 되도록 이끌었습니다. 십자가 위에서
당신 목숨을 내어주실 것이며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부활하시도록 이끕니다. 이 세상에 정의와 평화의 왕국인
하느님 나라를 세울 섬김의 힘입니다. 그렇기에 예수님의 탄생하심에 천사들은 다음과 같이 노래합니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루카 2.14)
오늘 천사들의 찬미가 세상 모든 곳으로 퍼져 나가고 모든 백성들에게 전해지길 바랍니다. 특별히 전쟁과
폭력적인 갈등으로 고통받아 평화를 간절히 원하는 이들에게 말입니다.
너무 많은 피를 흘리며 고통받고 있는 시리아인들에게 평화를 빕니다.
특별히 지난 몇주간 잔혹한 전투가 벌어졌던 알렙포를 위해서 입니다. 인권에 대한 존중이 시급하고, 여전히
절망적이며 크나 큰 고통과 비참함을 겪으며 기진맥진한 시민들에 대한 위로와 도움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이제는 무기를 완전히 내려 놓을 때이며, 국제사회가 적극적으로 협상 가능한 해결책과 공동체적인 시민사회
재건을 위한 헌신을 약속해야 할 때 입니다.
하느님께서 선택하셨고 사랑하시는 성지의 사람들의 평화를 빕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증오와 복수를
멈추고 상호 이해와 화합의 미래를 함께 건설하고자 하는 의지로 역사의 새로운 장을 쓸 용기와 결단을 지니길
바랍니다. 전쟁과 테러의 끔찍함을 겪고있는 이라크와 리비아 그리고 예멘이 일치와 합의에 이르기를 빕니다.
아프리카의 여러 지역, 특히 근본주의 테러리스트들로 인해 어린이들마저 공포와 죽음을 겪도록 만드는
나이제리아를 기억합니다. 선한 의지를 지닌 이들의 노력으로 분열을 치유하고 모든 이들이 발전과 나눔의
새로운 길을 시작하며 대결보다는 대화를 선호하는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남수단과 콩고민주공화국의
평화를 빕니다.
우크라이나 동부에서의 갈등의 결과로 아직도 고통받는 분들에게 평화를 빕니다.
사람들의 고통을 경감시키고자 하는 공동의 의지로 합의된 사항들을 실행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친애하는 콜롬비아인들에게 새롭고 용기있는 대화와 화해의 길을 향한 일치를 청합니다. 또한 현재의 긴장
상태를 끝내고 국민 전체를 위한 희망의 미래를 만들어 갈 용기를 친애하는 베네수엘라인들에게도 청합니다.
즉각적인 위협과 불의로 인해 발생하는 고통에 맞서고 있는 여러 지역에도 평화를 전합니다. 미얀마에서
국제사회가 제공하는 보호와 시급하고 절박한 이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더불어 평화로운 공동체를 지향하는
노력을 위한 상호 협조가 있기를 바랍니다. 상호 협조 정신의 나눔으로 한반도에서의 긴장이 완화되기를
바랍니다.
수많은 나라와 도시에서 두려움과 죽음을 마음에 심어준 테러의 비열한 행동으로 다치거나 사랑하는 이를
잃은 분들에게 평화를 전합니다. 평화, 말 뿐이 아닌 현실적이며 확고한 평화를 버려지고 소외되었으며
배고픔에 고통받고 폭력의 희생자가 된 우리의 형제 자매들에게 전합니다. 인신매매의 대상으로 취급되어지고
있는 도망자들과 이민자들, 난민들에게 평화를 전합니다. 소수 만을 위한 경제적 욕망과 탐욕으로 재물신의
노예가 되어버린 이들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평화가 있기를 빕니다.
경제 사회적 약자로 낙인 찍힌 이들과 지진과 다른 자연 재해들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한 평화를 청합니다.
하느님께서 어린 아이로 태어나신 날, 어린이들을 위해 평화를 청합니다. 특별히 배고픔과 전쟁과 어른들의
이기심으로 어린이다운 기쁨을 빼앗긴 아이들을 위해 청합니다.
일상의 노동에서 신중함과 인내로 오직 평화만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자신들의
가족과 사회에 더욱 인간적이며 더욱 정의로운 사회를 건설해 나가는 모든 선한 의지를 지닌 이들에게 평화를
빕니다.
친애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우리에게 한 아기가 태어났고 한 아들이 주어졌습니다.’ 그분은 ‘평화의 군왕’이십니다.
그분을 맞아 들입시다.
첫댓글 글을 통해서 교황님의 강복을 받아 기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