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과>
- 시 : 돌샘/이길옥 -
허물어진 토담 그늘을 깔고
할머니 한 분 지팡이 세워 짚고 쪼그려 앉아
먼 산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힘 풀린 동공에는 총기가 빠져나가고 없다.
세월에 잡혀간 젊음을 쫓다
무릎 관절의 연골이 닳고
집안의 기둥 받쳐주느라
등뼈가 휘면서도
칠 남매 젖줄 대어주던 억척이
잔주름의 껍질에 덮여있다.
허물어진 토담에 어깨를 걸친 감나무가
마음이 텅 빈 할머니 발 옆에
떫은 감 하나 떨군다.
조심스럽게 감을 쫓는 할머니의 눈이
자신을 보듯 가볍게 떨리고
잠깐 파문을 일으키다 그친다.
첫댓글 저녁식사 후 경음악은 하루를 조용히 정리하게 하는 즐거움이네요.
곽노연 님, 댓글로 머물러가심 고맙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기온이 내려가고 있습니다.
환절기에 건강 조심하시기 바라며 즐겁고 행복한 가을을 맞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