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시시스트, 소시오패스, 사이코패스와 같은 반사회적 성격장애 스펙트럼을 잘 알지 못하면, 가스라이팅을 당해도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너무 늦게서야 방어하게 되고, 결국 큰 상처를 받게 되지요.
저 역시 팬데믹 시기에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온라인·오프라인에서 이벤트 사업을 하다가 일이 중단되니 한동안 멍하니 지내며 의욕을 잃고 있었습니다. 그때 아들이 제 성향에 맞을 것 같다며 취미 카페 활동을 권했고, 덕분에 새로운 경험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곳은 노년기에 악기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모인 전자올겐 동호회 성격의 다음 카페였습니다. 저는 처음엔 단순히 활발히 활동하는 모임이라고 생각했고, 가진 악기 지식과 경험을 살려 활동했습니다. 좋은 악기를 소개하거나 기능을 설명하고, 중고 악기를 합리적으로 구입하는 방법, 음향 장비 정보를 나누었습니다. 또 간단한 악기 사용법이나 문제 해결 방법을 묻는 회원들에게 답해주면서 많은 분들께 도움을 드릴 수 있었고, 덕분에 예상치 못한 인기도 얻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카페가 단순한 취미 모임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회원으로 위장한 장사꾼들도 있었고, 때로는 사기나 난동 같은 문제도 발생했습니다. 운영진조차도 악기 거래에 얽혀 있다 보니, 회원 보호보다는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우선시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는 온라인 커뮤니티 속에도 나르시시스트, 소시오패스, 사이코패스와 같은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분명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들의 행동을 지켜보며 성향을 파악하는 나름의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른바 ‘플라잉 멍키’라 불리는 이들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열심히 활동하는 회원 약 200명 중 30명 정도가 그런 성향을 보였는데, 사실상 카페의 주도권은 그들에게 있었습니다. 나중에는 자유게시판조차 마음대로 글을 쓰지 못할 만큼, 집단적으로 따라다니며 악성 댓글과 시비를 걸어왔습니다. 운영자들 역시 그들과 얽혀 있었기에, 오히려 문제를 제기한 제가 카페를 시끄럽게 한다며 글을 쓰지 말라는 말을 들을 정도였습니다. 억울했지만, 그들에게 피해를 본 다른 회원들조차 눈치를 보며 침묵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들의 생각이 정의가 됩니다.
이런 상황은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실감하기 어렵습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일대일 상황에서는 강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이미 개때처럼 집단으로 움직이면 그때는 결국 버티기 어려워집니다.
전자카페에 활동하던 그 회원들이 여기에도 아이디가 있군요.
결국 저는 카페를 탈출했지만, 그 과정이 헛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단순히 알게 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제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상황을 겪으며 감각을 익히고 반복적으로 훈련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이제는 다시 제 일을 하고 있지만, 그때의 경험은 제 안에 생활의 루틴처럼 남아 있습니다. 덕분에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고, 주변에서 비슷한 상황을 접하면 금세 알아차려 필요한 경우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려주곤 합니다.
.
*
행사하는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