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단 미국축구의 발전은 미국월드컵 개최 이후부터입니다.
월드컵 개최국에서의 16강 탈락은 개최성패와 달려 있기 때문에 미국은 월드컵을 개최하면서 상당히 많은 투자를 하였습니다. 미국 월드컵 역시 성공적으로 개최되었죠.
그 결과 축구의 불모지 미국에서 축구의 인기가 올라가고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통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축구를 즐기는 인구는 무려 2,000만명. 각 학교나 공원엔 휴일이면 축구를 즐기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고 열기 또한 대단하다합니다. 아마추어지만 체계적으로 리그를 짜서 게임을 하고 있습니다. 또 프로 수준을 갖춘 선수들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저변이 넓다는 얘기입니다.
뭐니뭐니해도 미국 축구붐의 원동력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입니다. 요즘 학교에선 풋볼구장,야구구장이 이젠 축구장으로 함께 활용되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유소년리그에 참가하고 있는 어린이들은 약 400만명. 야구리그의 인기를 눌렀다할 수 있습니다. 불과 6∼7년 전만해도 생각지 못한 현상입니다. 이 같은 축구붐은 최근 국제대회에서 미국대표팀의 맹활약에 크게 힘입었습니다. 미국은 94년 월드컵 유치 이후 2002년까지 연달아 월드컵에 참가했고,2002월드컵에선 8강에 오르며 기염을 토했습니다.
이밖에 각종 청소년대회에서의 선전, 축구신동 아두와 같은 슈퍼스타의 등장은 타오르는 축구열기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여기에 ‘축구가 종교’인 멕시코 이민자들의 급증이 축구열기 전파에 한몫을 단단히 하고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축구를 즐기는 여자 어린이들이 엄청나게 많는 점입니다. 이것은 최근 미국여자대표팀의 올림픽,월드컵 제패와 함께 미아 햄 등 슈퍼스타의 등장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각종 국제대회에서 미국여자축구의 선전은 결코 우연이 아닌 셈이죠.
또한 축구를 통한 광고가 많은 호응을 얻고 축구붐이 가시화되면서 스포츠용품업체들도 투자를 대폭 늘리며 눈덩이처럼 커지는 미국축구시장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청소년들 사이의 축구붐은 머잖아 미국축구리그가 타 스포츠 못지않은 인기를 끌 수 있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이런 미국내에서의 축구에 대한 인기와 관심은 미국대표팀의 발전으로 다가왔습니다.
2. 81년생인 버들, 현재 17세의 약관 에디 게이븐, 축구 신동으로 꼽히는 프레디 아두의 존재까지, 최근 미국축구는 넘쳐나는 재목감으로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습니다.
과거 프로리그가 전무했던 미 대륙에서 축구선수로 대성하기 위해서는 어린 나이에 호주, 북미 클럽들을 전전긍긍할 수 밖에 없었던 게 사실. 그러나 지난 96년 MLS가 출범하고 부터 사정이 바뀌었습니다. 젊은 재능들이 자국리그를 통해 성장하는 토양이 마련됐고 이들은 곧 유럽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나이키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재능있는 어린 선수들을 발굴하는 '프로젝트 40'이 마침내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 덕분인지 '세계축구의 중심' 유럽에 진출하는 미국출신 선수들도 해마다 그 수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올 시즌 미국대표팀의 주력멤버인 다마커스 비즐리가 네덜란드 PSV 아인트호벤에 정착했고, 바비 콘베이 역시 '종가' 잉글랜드 무대에 진출하는 등 이미 20~30명의 미국 선수들이 해외리그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출범 9년차를 맞이하는 MLS. 산적한 문제점이 적지 않지만 젊은 스타들을 앞세워 일보를 거듭하고 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풍부한 인력풀을 가동해 유럽리그에 선수들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들은 곧 선진 시스템과 기술, 전술, 풍부한 경험 등을 쌓아 국제대회에서 미국대표팀의 살을 찌우고 있습니다.
3.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미국은 자국내의 어린 선수들을 유럽리그, 특히 잉글랜드에 많이 진출 시킵니다. 언어적어로나 문화적으로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은 그들에게 잉글랜드에서 적응하는데 별 무리가 없게 합니다. 우리 선수들이 유럽에 진출하여 언어나 문화적 충격으로 실력발휘에 부담스러운 것과는 정반대입니다.
즉 비록 시작은 늦게 출발한 미국이지만 선진축구의 핵심 잉글랜드와의 문화적 차이가 크지않다는 점, 또한 그것을 배경으로 많은 어린 선수들을 잉글랜드로 자연스럽게 진출 시킨다는 점, 그리고 다양한 인종에서 얻을 수 있는 각 선수들의 재능은 분명 미국대표팀의 발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칩니다.
4. 미국 축구의 조직력은 그들에게 최대의 무기입니다.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또 그들이 잉글랜드 무대에서 쌓은 노하우와 실력을 바탕으로 한 기복없는 플레이가 미국대표팀의 장점이라 할 수 있고 그것이 상승의 원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빼어난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힘과 속도를 중심으로 기술을 겸비한 다이나믹한 축구를 구사하는데, 이것은 잉글랜드 축구의 그것과 흡사하지만 실제로 미국의 축구를 지켜보면 다소 상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미국 축구는 잉글랜드보다 거칠지 않고, 빠르지 않지만 보다 섬세하며 부드러운 축구를 구사합니다.
기복이 없는 플레이, 종합적인 준비 작업, 그리고 2002 월드컵 한국/일본에서 8강에 진출할 때 뛴 재능 있는 선수들. 바로 이런 점들 덕분에 미국이 2006년 독일에서 열리는 세계 최고의 무대에 5회 연속으로 진출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