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의 장사長沙 경잠景岑 선사의 법손 명주明州 설두산雪竇山 상통常通 선사
그는 형주邢州 사람으로서 성은 이李씨이다. 작산鵲山에 들어가서 출가하였고, 20세에 고향의 개원사開元寺에서 계를 받고 계율을 익히기를 7년 만에 이렇게 말했다. “마등摩騰이 한漢에 와서는 이 글을 번역해 냈는데, 달마達磨는 양梁에 와서 다시 무슨 일을 밝혔는가?” 그리고는 멀리 장사長沙 경잠景岑 화상을 찾아가 뵈니, 경잠이 물었다. “어디 사람인가?” “형주邢州 사람입니다.” “나의 도道는 거기서 오지 않았다.” “화상께서는 일찍이 여기에 계시지 않았습니까?” 경잠이 옳다고 여겨서 입실을 허락하였다. 나중에 동산洞山과 석상石霜에게 갔으나 법의 맛에 차이가 없었다.
당나라 함통咸通 말년에 선성宣城에 갔는데, 군수가 사선산謝仙山에다 선원禪苑을 두자고 주청하고는, 서성원瑞聖院이라는 이름을 짓고서 대사(상통)에게 살기를 청하였다. 어떤 스님이 와서 물었다. “어떤 것이 밀실密室입니까?” “바람도 통하지 않는다.” “어떤 것이 밀실 안의 사람입니까?” “모든 성인들이 보려 하여도 볼 수 없느니라.”
또 말했다. “1천 부처도 능히 사량思量하지 못하고 1만 성인도 능히 의론하지 못하며, 하늘과 땅이 무너뜨려도 무너뜨리지 못하고 허공이 감싸더라도 감싸지 못하며, 일체가 이에견줄수가 없고 3세에서 불러도일어나지 않는다.”
“어떤 것이 3세의 모든 부처님들이 몸을 낸 곳[出身處]입니까?” “그는 그대에게 3세가 있다는 것을 알려고 하지 않는다.” 한참을 묵묵히 있다가 또 말했다.
“알겠는가? 그렇지 않다면 우선 부처를 드러내려 해도 드러낼 수 없는 곳에서 체득하라. 하루 종일 항상 존재하리라. 식識이 다하고 공功이 없어져서 갑자기 일어난다 하여도 그를 해치는 것인데, 하물며 언구言句이겠는가?”
광계光啓 때에 뭇 도적이 일어나니, 대사는 대중을 거느리고 사명四明으로 옮겼다. 대순大順 2년에 군수가 설두雪竇에 살기를 청하면서 교화가 번성했다.
천우天祐 2년 을축乙丑 7월에 병이 나니, 대중을 모아 향을 피우고 부촉을 한 뒤에 합장한 채로 입적하니 수명은 72세였다. 그 해 8월 7일에 선원의 서남쪽 모퉁이에다 탑을 세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