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잠깐
-윤동재
지하철을 타고
서울역으로 가는데
앞 못 보는 이가
찬송가 304장
그 크신 하나님의 사랑
말로 다 형용 못하네
본래 곡조보다 느리게 노래하며
나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한 손으로는
플라스틱 바구니를 들고
고등학생쯤으로 보이는 남학생이
동전 오백 원짜리 두 개를
바구니에 집어넣었다
나는 처음엔 못 본 체 지나려고 했는데
그 학생의 행동을 보고
종이돈 천 원 두 장을 들고
앞 못 보는 이가 한참 지나가고 난 뒤,
뒤따라가서 넣어 주었다
앞을 보지 못해도
살아있다는 것이
무한한 축복이 되고 있는지
그새 찬송가 가사도 3절로
하늘을 두루마리 삼고
바다를 먹물 삼아도
하나님의 크신 은혜
다 기록할 수 없네
더욱 은혜 충만한 목소리로 느리게 느리게 노래하며
다음 칸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지하철 안의 사람들이 모두
그 크신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
자기대로 생각해 보는 듯했다
잠시
잠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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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재 몽유기행시
몽유기행시
<잠시 잠깐>지하철을 타고 서울역으로 가는데 앞 못 보는 이가 찬송가 304장 그 크신 하나님의 사랑 말로 다 형용
푸른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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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4.06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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