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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벤츠는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신문, TV, 잡지 등 전통적인 미디어에 주로 광고를 했던 벤츠가 A클래스에 대해선 새로운 미디어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유드라이브(YouDrive)’라는 프로젝트는 시청자들이 광고를 보고 다음 시니라오를 결정하는 인터랙티브 형식으로 된 광고였다. 지금까지 고급스러움이나 장인정신을 강조하던 벤츠 TV 광고와 달리 새로운 TV 광고에선 랩을 하는 유명 가수가 A시리즈 차를 타고 질주한다. 누군가에게 쫓기던 그를 탈출하게 할 것인지, 잡히게 할지 선택하는 건 시청자 몫이다. 시청자들은 트위터로 어떤 시나리오가 좋을지 투표를 할 수 있었다. 신선한 시도에 눈길을 빼앗긴 젊은 시청자들은 트위터에 접속해 열심히 투표했다. 그러나 트위터에 몰린 관심과는 별개로 벤츠는 이번 광고가 장기적으로 이미지에 별 도움이 안 되었다는 걸 인정해야 했다. 그동안 전통적 미디어를 통해 기술적 완성도에 대해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한 벤츠였다. 그러다가 갑자기 소비자 참여와 트위터 리트윗만을 염두에 둔 뉴미디어 마케팅을 하니 A클래스를 제외한 나머지 모델군엔 부정적인 영향이 갈 수밖에 없었다. 벤츠는 소비자들을 투표에 참여시키는 트위터 마케팅을 하더라도 여전히 TV로는 완성도와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는 내용의 광고를 했어야 했다. 그러나 실제로 트위터 투표를 위해 TV에 내보낸 광고에는 ‘벤츠답지 않은’ 가벼운 내용을 넣다보니 전통적인 벤츠 팬들이 등을 돌린 것이다. 단기적으론 효과를 봤으나 장기적인 브랜드 가치 구축엔 실패한 벤츠 A클래스 광고는 소비자 참여도가 높은 디지털 마케팅이 능사가 아님을 보여준다. 요즘같이 소비자들이 모바일이나 인터넷에 머무르는 시간이 긴 시대엔 기업들은 누구나 SNS나 인터넷 배너, 앱 같은 디지털 마케팅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게 마련이다. 원하는 타깃층을 직접 공략하고 효과도 측정 가능한 디지털 마케팅은 이제 전통적인 마케팅을 대체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TV나 신문, 잡지 같은 전통적인 아날로그 마케팅은 여전히 유효하다. 기업이 원하는 메시지를 그대로 전달할 수 있는 아날로그 마케팅은 브랜드 가치를 유지시키는 기능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케팅 전문가이자 광고회사 J 월터톰슨 아시아 CEO인 톰 독토로프는 “소비자가 메시지를 마음대로 변형하고 패러디할 수 있는 온라인 마케팅만 사용한다면 브랜드 가치가 훼손될 염려가 있다. 마케팅 효과를 최대한 높이기 위해선 온라인 마케팅과 오프라인 마케팅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 마케팅은 브랜드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신중하게 구상돼 아날로그 마케팅과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는 얘기다. 다음은 톰 독토로프 CEO와의 일문일답. ▶이제 더 이상 소비자들은 수동적으로 광고 메시지를 받아들이지 않고 SNS를 통해 마케팅에 직접 참여하길 원한다. SNS뿐만 아니라 홈페이지 배너광고도 ‘클릭’을 매개로 소비자 참여를 활발히 유도하고 있다. 특히 젊은 층을 상대로 하는 상품을 판매하는 마케팅이라면 더더욱 디지털로 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디지털 마케팅을 계속 더 늘려야 하는 게 아닐까. ▶디지털 마케팅은 소비자들을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하는 데는 유리하지만 이쪽으로만 무게중심이 쏠려서는 안 된다. 기존 아날로그식 마케팅을 버리고 디지털 마케팅으로 갔을 때 문제점은 기업이 메시지를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잃는다는 점이다. 디지털 마케팅은 소비자가 직접 플랫폼에 참여해 그들 의견을 내고 메시지를 변형할 수 있다(가령 현대자동차 공식 페이지북은 지난해 자동차 ‘제네시스’에 대한 사행시를 올리는 사람들에게 스타벅스 커피쿠폰을 제공하겠다는 마케팅 이벤트를 열었으나 결국 제네시스를 조롱하는 엉뚱한 사행시들만 많이 올라와 이벤트를 취소했다). 브랜드 가치가 훼손될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이 메시지에 대한 통제권을 계속 쥘 수 있는 아날로그 마케팅이 병행되어야 한다. ―아날로그 마케팅이나 디지털 마케팅이 매체를 제외하고는 큰 차이점이 없을지도 모른다. 둘 사이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나. ▶쉽게 말하자면 아날로그 마케팅은 위에서부터 메시지를 전달하는 톱다운(Top―down) 방식이고 디지털 마케팅은 아래에서부터 수많은 메시지가 전달되는 보텀업(Bottom―up) 방식이다. 아날로그 마케팅은 마케팅팀이 여러 차례 회의와 기획을 거쳐 가장 엄선된 메시지를 TV나 신문, 잡지 등을 거쳐 대중에게 전달한다. 보통 대중은 수동적으로 이 메시지를 받아들인다. 디지털 마케팅은 마케팅을 하는 주체는 마케터일지 몰라도 이들이 메시지를 그대로 받아들이진 않는다. SNS를 통해 공유되는 과정에서 대중은 메시지를 자기들이 적극적으로 재생산하기 때문에 메시지는 마케터가 의도하지 않는 방식으로 변용될 수 있다. | |||||||||||||||||||||||||||
―디지털 마케팅은 보다 많은 참여를 이끌어낸다는 장점이 있다. 이와 비교하면 아날로그 마케팅은 메시지를 받아들이기만 강요하는 진부한 방식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아날로그 방식이 대중의 적극적인 메시지 참여를 이끌어내진 못하지만 시간과 관계없이 일관된 브랜드 가치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선 디지털 마케팅을 능가한다. 디지털 마케팅은 소비자들이 활발히 참여하는 과정에서 메시지가 변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브랜드가 많아졌을 때 브랜드가 상징하는 일관성과 독특함은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콘셉트를 명료하게 잡은 브랜드들은 시간이 지나도 빛을 발한다. 디지털 마케팅은 기술 발달의 덕으로 소비자들이 역동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만들 수 있으나 그 가치가 시간과 관계없이 유효하다는 보장은 없다. 소비자들은 항상 새로운 방식의 메시지를 창안해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아날로그 마케팅과 디지털 마케팅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가. ▶두 가지를 모두 병행해서 조화를 이뤄야 한다. 아날로그 마케팅만 사용하면 소비자들의 참여와 로열티를 보장할 수 없고 디지털 마케팅만 한다면 광고주들이 원하는 메시지가 퍼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광범위한 소비자들에게 브랜드에 대한 호감을 가지게 하는 것은 아날로그 마케팅의 역할이다. 두 가지가 상호 보완적으로 기능을 할 때 제대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만일 디지털 마케팅과 전통적 마케팅이 소비자들에게 분리되어 인식된다면 브랜드는 중심을 잃고 소비자들이 혼란스러워한다. 브랜드 가치뿐만 아니라 브랜드 아이디어를 잃어버리는 것이다. ―브랜드를 다룰 때 중요한 것은. ▶단순한 광고문구나 브랜드 가치를 뛰어넘는 고객과 브랜드 간 관계다. 이는 고객들의 인식과 브랜드의 차별화된 캐릭터가 결합한 것과 같다. 예를 들면 나이키 ‘일단 시작해보라(Just do it)’란 광고 문구를 예로 들 수 있겠다. 이건 단지 슬로건이 아니라 나이키란 브랜드가 인생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정의해주는 세 단어다. 사람과 나이키가 어떤 관계인지를 명료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나이키는 브랜드를 제대로 정하고 각종 아날로그 마케팅으로 계속 지속시키고 있다. 브랜드 관련 메시지를 TV나 신문광고, 고객 이벤트 등의 마케팅에 계속 반복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디지털 마케팅과 아날로그 마케팅을 그냥 병행하면 되는데 왜 성공적으로 결합시키는 게 어렵다고 하나. ▶아날로그 마케팅과 디지털 마케팅을 만드는 사람들은 사고방식이 다르다. 디지털 마케팅을 하는 사람들은 선형적이고 시스템적이고 분석적인 사고를 하는 경향이 있다. 이 같은 배너광고를 하면 몇 명이 클릭을 하고 브랜드 로열티가 몇 % 정도 올라갈지를 계산해낸다. 아날로그 마케팅을 하는 사람들은 반면 추상적인 사고에 강하다. 이들은 콘셉트와 아이디어, 장인정신,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디스플레이에 관심을 가진다. 서로 다른 언어로 말하는 것 같은 이 두 부류의 사람들은 서로 협력해서 시너지 효과를 만드는 게 숙제다. ―두 개를 잘 결합한 회사는 어떤 곳인가. ▶‘Just do it’이란 인상적인 카피를 수십 년간 유지하고 있는 나이키는 아날로그 마케팅뿐만 아니라 디지털 마케팅도 잘하는 몇 안되는 기업이다. 나이키는 유명 스포츠 선수뿐만 아니라 장애인 선수도 광고에 등장시킨다. 이를 통해 스포츠란 관습이나 편견에 구애받지 않고 도전할 수 있는 것이란 인식을 줬다. TV나 신문뿐만 아니라 디지털을 통해서도 나이키의 브랜드 가치를 전하고 있다. 특히 나이키 플러스는 단순히 웨어러블 기술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나이키의 제품을 주기적으로 만날 수 있는 유용한 플랫폼이다. 유니클로 역시 디지털로 소비자들의 참여를 잘 이끌어내면서도 아날로그 광고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잘 유지하고 있다. 유니클로는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해서 제품을 알리고 할인 정보를 제시해 소비자들을 끌어모은다. 이뿐만 아니라 유니클로의 그 시즌 대표적인 옷을 입고 있는 모델을 계속 신문 광고로 내보내서 ‘보통 사람들을 위한 스타일’이란 브랜드의 목적을 제대로 알리고 있다. ―두 개를 잘 결합하는 방법은. ▶일단 마케터에 의해서 핵심 콘셉트는 유지를 하되 소비자들이 그 안에서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도록 자유를 줘야 한다. 즉 큰 프레임은 두되 자율을 주는 것이다. 마구잡이로 소비자들이 브랜드에 대한 콘텐츠를 만들게 하면 안 된다. 필리핀 정부가 자국으로의 여행을 홍보할 때 중심이 되는 브랜드 아이디어는 ‘행복한 사람, 행복한 곳(Happy people, Happy place)’이었다. 광고 에이전시는 ‘필리핀엔 더 재밌는 것이 많다’라는 광고문구를 소비자들에게 주고 ‘더 많은 재미’가 무엇을 의미할지 소비자들이 SNS를 통해 표현하도록 했다. 이 프로모션에선 5만5000개의 사용자 제작 콘텐츠가 올라왔고 ‘필리핀에서의 재미’를 표현하는 5000만개의 사진들이 구글에 업로드됐다. 소비자들은 재미라는 프레임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개성 있는 콘텐츠를 만든 것이다. ―세대에 따라서 많이 사용하는 미디어가 다르다. 젊은 사람이라면 TV나 신문 같은 아날로그 미디어보다 모바일 앱을 활용하는 시간이 훨씬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세대에 맞춰 마케팅 비율을 조절해야 하지 않나. ▶물론 소비자가 누구고 어떤 미디어로 가면 그들과 많이 접촉할 수 있는지 아는 것은 중요하다. 젊은 사람들이라면 부모들보다 TV를 덜 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그게 브랜드와의 관계가 근본적으로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모든 세대들은 브랜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아날로그 마케팅이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제조업체들이 이야기하는 걸 듣는 입장에 머무르지 않고 적극적으로 브랜드에 참여할 기회를 얻기 위해선 디지털 마케팅이 필요하다. ―아시아인들은 다른 지역보다 디지털 마케팅을 더 적극적으로 수용한다고 했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나. ▶조사 결과를 보면 아시아인들은 소셜미디어 사용이나 온라인에서의 자기 표현에 보다 적극적인 것으로 나온다. 그건 아마도 오프라인에서는 개인주의를 포용하지 못하는 위계질서 속에서 살기 때문에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온라인에서의 활동에 애착을 보이는 게 아닌가 한다. 유교문화가 아직 굳건한 한국에선 사회구조에 대한 도전이 별로 환영받지 못하다 보니 억눌린 감정들이 온라인에서 표출되는 것 같다. 과거 한국의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유독 자신을 표현하기 위한 ‘아바타’가 유행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시아에선 마케터들이 온라인 소셜플랫폼을 개발하면서 브랜드 파워를 강화하는 전략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한편으론 아시아인들의 위계질서 문화는 보다 ‘권위 있는’ 브랜드를 호감을 가지고 위에서 내려오는 메시지를 잘 받아들이는 경향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시아에선 여전히 매스미디어가 브랜드 가치를 전파하는 역할을 하고 유명 연예인의 광고가 효과적이다. | |||||||||||||||||||||||||||
■ 디지털 미디어로도 ‘톱다운 마케팅’ 할 수 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마케팅은 명확히 구분되는 것이 아니다. 유튜브나 페이스북 같은 디지털 매체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많은 사람들에게 하향식으로 메시지를 전파할 수 있다. 특히 디지털 플랫폼의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아날로그 미디어보다 훨씬 더 많은 시청자나 독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가능성도 커졌다. 유튜브에서 동영상을 보려고 하면 대부분 20초짜리 광고가 나온다. 시청자는 이 광고를 수동적으로 소비한다. 조회 수가 높은 동영상이라면 충분히 많은 사람들에게 동일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아날로그 마케팅도 가능하다. 톰 독토로프 CEO는 “유튜브는 디지털 플랫폼에서도 메시지를 광범위하게 전파하는 전통적인 방식의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광고주들은 유튜브 광고를 통해 목표로 하는 소비자층에 원하는 메시지를 전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마케터들은 원하는 메시지를 하향식으로 넓게 전파할 수 있다. 전 세계 14억명에 달하는 페이스북 회원에게 마케터들은 이미 매스미디어로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특히 페이스북과 같은 경우는 원하는 연령대나 관심사를 정밀하게 겨냥할 수도 있어 더욱 매력적이다. 덕분에 페이스북의 분기 광고 매출은 30억달러(약 3조원)에 달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페이스북은 사용자가 단순히 메시지를 지켜 보는 것이 아니라 제 손으로 ‘클릭’하는 행동을 거치기 때문에 보다 더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독토로프 CEO는 “페이스북은 광범위하게 전파되는 미디어 기능을 하면서 소비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상향식 플랫폼 역할을 동시에 할 수 있다”며 “소비자들을 넓게 포섭하면서도 제품에 대한 관심이나 이해도를 깊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위터는 메시지가 도달하는 사용자 수도 페이스북보다 적고 사용자들의 참여 역시 페이스북에 못 미친다. 최근 트위터의 주가가 횡보를 보이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He is … 톰 독토로프(Tom Doctoroff)는 광고회사 J. 월터톰슨(J. Walter Thompson)의 아시아 CEO다. ‘빌리언스(Billions:Selling to the New Consumer)’와 ‘중국인은 무엇을 원하는가(What Chinese Want:Culture, Communism and China’s Modern Consumer)’ 등 아시아 지역 마케팅에 관한 책들을 다수 출간했다. 최근엔 아날로그 마케팅과 디지털 마케팅과의 결합이 중요하다는 주장을 하는 ‘트위터는 전략이 아니다(Twitter is not a strategy)’를 출간했다.
<트위터는 전략이 아니다> 톰 닥터로프 지음. 팔그레이브 맥밀란 트레이드 펴냄. 요즘 현장의 마케팅전문가들은 더욱 새롭고 더욱 디지털화된 브랜드 광고 수단을 찾는 데 매달리고 있다. 그들은 기술에 의해 포화상태가 된 문화적 환경 속에서 빅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할 경우 자신이 맡은 브랜드가 잊혀 갈 것이라는 두려움을 갖고 있다. 물론, 마케터들은 본디 새로운 미디어 도구를 선호한다. 업(業)의 속성상 미디어라는 도구 없이는 성과를 낼 수 없고, 라디오, 영화, TV, 인터넷 등 새로운 미디어가 등장할 때마다 마케팅 효과가 폭증하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디지털마케팅에 대한 선호가 ‘맹신’의 단계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요즘에는 디지털마케팅만 있으면 되고, 광고는 소멸하여도 될 것이란 극언까지 나온다. 저자인 톰 닥터로프는 “트위터는 전략이 아니라 도구일 뿐”이라며 도구만능주의적 풍조를 정면으로 비판한다. 디지털과 소셜 미디어는 브랜드와 핵심 고객을 연결해 줄 중요한 가치를 지닌 도구임에 틀림없지만, 이들 자체가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이 되거나 효과적인 광고의 핵심 원리일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특히 마케터들이 새로운 것의 섬광에 취해 유효성이 입증된 전통적 기법들을 포기한 채 디지털-소셜미디어에 광적으로 집착하는 것에 대해 “정작 브랜드가 실제 비즈니스 잠재력을 획득하는 것을 저해하는 우(愚)를 범하고 있다”며 개탄한다. 저자는 우선 갈수록 간극이 벌어지고 있는 디지털과 기존 아날로그적 마케팅 기술을 결합한 형태의 광고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중매체에 의해 전달되는 ‘위로부터 아래로’의 톱다운(Top-down) 방식의 메시지와 함께 디지털 매체에 의해 ‘아래로부터 위로’ 진행되는 바텀업(Bottom-up) 방식의 역동적 (소비자와의) 관계 맺기를 결합하라는 얘기다. 저자는 아무리 디지털 마케팅이 강력하다고 해도 전통적 기초 없이는 존립할 수 없다는 사실을 설명하기 위해 유니레버, 캐논, 레드불, 나이키, 애플과 같은 글로벌 브랜드들을 사례로 들고 있다. 유니레버 AXE(악세) 데오드란트의 경우 디지털과 아날로그 프로모션이 결합된 다양한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남성들의 성적 환상을 담은 가상의 항공사 LynxJet(링스젯)을 홍보하면서 도심 한 복판에서 무료 마사지 쿠폰을 배포하는 이벤트를 벌여 남성들이 온라인 로열티 프로그램인 ‘마일 하이 클럽(Mile High Club)’에 대거 가입하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 호주 캐논사의 ‘EOS 포토체인’ 디지털 캠페인(2010년)은 혼자만의 취미에 머물던 사진촬영을 여럿이 함께하는 ‘열정’으로 전환시키는 데 집중했다. 소비자가 사진 촬영 후 사진을 업로드하면 사진의 구체적 항목이 태그되어 그 다음 포토그래퍼에게 자극을 주도록 설계했다. 이 캠페인을 통해 포토그래퍼들이 온라인에서 연결되면서 다이렉트 마케팅 활동의 기본이 될 열성적인 지지자들의 네트워크가 형성됐다. 그 결과 캐논 EOS는 호주 내 시장점유율 67%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다. 저자 톰 닥터로프는 세계적 홍보·광고회사인 JWT의 아시아태평양지역 최고경영자다. 마케팅부문 명저로 꼽히는 <What Chinese Want>를 집필한 바 있다. 그는 CBS, NBC, CNBC, NBC, 블룸버그 등의 권위있는 방송 프로그램에 정기적으로 출연하고 있다. 미국 국적이지만 JWT 상하이에서 20년 가까이 일해 온 아시아지역 마케팅전문가로서 명성이 높다. *책속 한 구절= “알고리즘적 해결방식에 머리를 숙이고 싶은 유혹에 저항해야 합니다. 프로세스와 데이터가 영감과 창의성을 압도할 때 마케터들은 표류하게 될 것입니다.” “기능은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어 놓을 것이지만, 감성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될 것입니다. 최고의 마케터들은 항상 이러한 사실을 잘 이해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