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다리를 절어?
지구가 둥그니까!
사십대 중반 지하철공사장 직영잡부일 할때 였다
멀쩡히 가는 사람을 보고 이웃이 물어 농담으로 대수롭잖게 여기고 넘어갔는데 그 때 이미 관절염이 찾아왔던 모양이었다
동네 정형외과의사는 관절경이 나왔는데 편리하니 수술하자고 했지만 무릎을 파고 쇠붙이를 박는 수술은 지금도 반대다
막노동판에 미장 데모도 하느니 목수 지지나 빨지 라는 속담이 있다
한포에 사십키로 나가는 세멘트를 옮기고 모래를 섞어 반죽하여 퍼나르는 미장잡부 일이 목수보조일은 물론 어떤 직종보다 힘들다는 뜻이다 건설현장 개잡부는 기술 없이 몸으로 때우므로 건강이 제일이다 골병든다는 말뜻이 뭔지 확실히 알게된 일이 있었다 삽질이 좀 과했던가 그일을 한 이튿날 병원에 가고말았다 멀쩡한 배가 당기고 아파 뼈가 쑤실 정도로 참기힘든 병이라는 말인걸...
그럭저럭 세월이 가고 아프면 병원에 며칠씩 입퇴원을 되풀이 했다
의사가 지금 당장 수술하지 않으면 기회를 놓친다고 했는데 의술이 발달하다 보니 근 이십년이 지난 지금도 정형외과 에서 관절 수술하자고 달랜다
삶의 질이 편하게 살 수 있는데 왜 그렇게 불편하게 살려하느냐면서,
병원에서 주사맞고 약먹고 입원하여 물리치료 받는 것도 그때뿐이다 아파 못참을 때는 그 수 밖에 없었지만 한양의대에서 언젠가는 성공할 줄기세포 연구에 기대를 걸고 있었는데 고령환자에게는 옮겨심은 줄기세포가 증식되지 않아 효과가 없다는 판정이 나는 바람에 희망이 사라졌다
러시아산 상황버섯이 좋다 해서 먹기도 하고 유명하다는 정형외과에서 뼈주사도 맞고 이런저런 처방도 받았으나 다 엉터리였다 자연수명에 이르도록 견뎌온 육체에 미련을 갖는 것은 노추이지 사는 것도 부끄럽다
그런데 드디어 눈을 번쩍 뜨게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땅이 꺼질까 겁나 살살걷고 아픔을 누구에게 하소연 할 수 도 없으니 속상하고 이렇게라도 살아야 하는가 절망에 빠져있는데 개눈이 번쩍! 하는 사건이 터졌다
유명했던 씨름 선수를 모델로 내세워 선전하는 퇴행성관절염 치료제다
호관원 홍삼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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