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11.11 15:33 | 수정 : 2013.11.12 15:37
'힐링'의 시대에서 '도전'의 시대로
2012년 5월, 대한민국이 한창 대선을 향해 달려가고 있을 즈음에, 전북대 신방과 강준만 교수는 ‘멘토의 시대’(인물과사상사, 2012)라는 책을 펴낸다. 책의 서두에는 “우리시대가 멘토의 열풍에 빠진 이유를 살펴보겠다”는 취지가 적혀있다. 강 교수가 정리한 주요 멘토들은 다음과 같다.
비전·선망형 멘토 안철수, 인격·품위형 멘토 문재인, 순교자형 멘토 박원순, 명랑 교주형 멘토 김어준, 선지자형 멘토 문성근, 상향 위로형 멘토 김제동, 경청 실무형 멘토 김난도, 열정형 멘토 공지영, 도인형 멘토 이외수 등등이다.
이들은 대부분 지난 대선 당시 좌파편향의 노선을 취했다. 강 교수 자체가 안철수를 지지했으니 당연히 좌파형 멘토를 골랐다고 볼 필요는 없다. 실제로 이들은 이명박 정권 5년 내내 대한민국 청년들의 멘토를 자임하며 각종 처방전을 무차별적으로 난사했고, 대중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이들이 내린 처방전의 공통점은 ‘힐링’이다. 그 힐링은 “네가 잘못한 것 없다. 모두 대한민국의 잘못이다”라는 수준의 위안을 준다. 실제로 이들 다수는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세상을 비난하고 저주하라며 광화문 광장으로 몰려나갈 것을 선동하기도 했다. 대한민국의 청년들은 그렇게 촛불을 들고 “세금을 올려라”, “반값 등록금 내놔라”, “이명박 정권 심판하자”고 외치며 저들의 정치적 야욕을 충실히 채워주었다.
그러나 대선을 치른지 1년 가까이 지난 지금의 결과는?
이명박 정권보다 더 악랄한 독재를 한다는 박근혜 정권이 지지율 60%를 넘나들며, 여당의 무덤이라는 재보선에서조차 압승했다. 또한 대한민국 청년들의 삶은 이명박 정권 때나 노무현 정권 때나 김대중 정권 때나 별반 차이가 없다.
1997년 IMF 환란이 터진 이후, 이명박 정권이 교체되는 2012년까지 대한민국의 문화코드는 신좌파들이 주도한 ‘힐링’이었다. 그러나 지난 대선 전후부터 조금씩 조금씩 문화코드가 바뀌고 있다. 일단 힐링코드를 주도한 위의 멘토들의 상황이 여의치 않다. 문재인은 NLL 사초폐기로 법의 심판 앞에 서있고, 문성근은 정계은퇴했으며, 박원순은 본인의 정체성인 국보법 폐지론도 포기해야 했다. 공지영, 이외수는 자기 앞길 가기도 버겁다. 안철수 하나만 위태롭게 죽어가는 좌파 진영에서 노아의 방주 혹은 하이에나의 섬뜩한 모습으로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정치투쟁이 옳고 그름의 싸움이라면, 문화투쟁은 누가 멋있냐의 싸움이다. 정치투쟁이 선거 등을 통해 단번에 승부가 결정난다면 문화투쟁은 정치투쟁의 승패에 영향을 받으며 길고 느슨하게 진행된다. 이미 NLL 사초폐기, 이석기 간첩단 사건, 채동욱 혼외자식 건 등으로 좌파진영이 정치투쟁에서 완패하고 있음에도, 오랜기간 닦아온 문화권력의 아성은 쉽게 허물어지지 않는 것이다.
좌파진영이 ‘힐링’이란 코드로 문화권력을 장악할 수 있었던 동력도 87년의 민주화 정치투쟁의 승리, 97년의 정권교체의 승리가 기반이었다. 그렇다고 좌파진영에서 정치투쟁을 이겼다고 가만히 앉아서 문화투쟁의 전리품까지 챙겨간 것은 아니다. 영화, 문학, 방송 등등 각 영역에서 치열한 진지전을 통해 각종 고지들을 점령해갔다.
이런 문화투쟁에서 ‘힐링’과 맞설 수 있는 애국진영의 코드는 무엇일까? ‘도전’이다. 대한민국 청년들은 이제 ‘힐링’을 넘어 ‘도전’의 길로 들어서야 한다. ‘도전’하면 징기스칸, 알렉산더, 세종대왕, 이승만, 박정희, 이병철, 뉴튼, 아인슈타인 등등 시대와 공간을 초월하는 세계의 위인들을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도전은 창업, 취업, 대학입시, 자격증, 다이어트, 금연, 투병 등등 일상의 모든 곳에서 찾을 수 있다.
대한민국 국민들 만큼 도전과 경쟁을 즐기는 세계인도 없을 것이다. 더 넓게 보자면 좋아하는 여자친구에게 고백 한마디를 하는 것도 도전이다. 지금껏 좌파 진영에서 이러한 도전의 이면에 담긴 어두운 실패의 그림자를 끄집어내어 “세상이 잘못됐다”며 ‘힐링’의 코드를 내세웠다. 이제 ‘도전’의 결과인 성공과 실패를 넘어 도전 그 자체를 삶으로 받아들이는 다른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
온라인 상에서만 약 1조원에 이른다는 자기계발 시장의 절반은 상업주의 세력, 절반은 ‘힐링’을 주무기로 한 좌파세력이 장악했다. 지금껏 대한민국 건국과 산업화를 이끈 위인들의 역사를 연구해온 애국진영만 이 시장에 무관심했다. 이승만, 박정희, 이병철, 정주영, 박태준 등은 근현대사의 거인이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자기계발의 달인들 아니었던가. 이제 ‘도전’이란 코드로 애국진영도 자기계발 시장에 들어가 자기 삶을 개척하고자 하는 대한민국 청년들과 직접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내일을향해쏴라’라는 코너에서는 각종 도전의 이야기들을 담아볼 계획이다. 도전도 공부해야 하고 토론해야 하고 많이 알아야 한다. 그래서 도전의 실패 위험성을 줄이고, 작은 도전을 더 큰 도전으로 끌어올릴 수 있어야 한다. ‘내일을향해쏴라’라는 코너를 만드는 것도 하나의 도전이다. 독자들과 함께 작은 성공이라도 이뤄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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