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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3비자 D4→H2변경 한국행 알고 떠나자③ |
[길림신문 2010-12-26 김청수 기자]
3. 기술연수선정, 나름의 리유와 사정을 듣는다
평생 농사일로 50대를 넘어선 화자씨, 아무리 따져봐도 자신은 무슨 기술자격을 딸만한 자신이 없었고 또 수중에 연수등록금도 없는 상황이였다. 그렇다고 남들한테서 먼저 대금을 빌릴만한 데도 없었다. 그는 기술연수를 포기하고 어딘가 자리를 떴다..
워낙 재봉사로 일하던 미순이는 한국에 와서 복장분야에 취직하여 돈도 벌고 기술도 배우고싶었다. 그는 두발로 뛰여다니며 마땅한 일자리 찾아놓고 고용주확인서까지 받아다 학원등록을 하려고 작심하였다. 그는 벼룩시장 같은 정보지들을 손에 들고 여기저기 한복재봉사모집 연락번호에 전화를 걸었다.
≪와아이, 기공 요구합까?≫ ≪...≫ 대방에서는 전화를 뚝 끊는다.
(아차! ≪ 여보세요 ≫를 감빡했네. ≪미싱사 구하냐≫ 이렇게 물었어야 하는건데…)
서울에 당도한 미순의 이모(55세), 당장 주숙지근처의 학원에 가 등록부터 하겠단다. 30년이상 근무하다 1차적으로 받은 퇴직금 5만여원을 브로커에게 사기당해 평생의 밑천을 몽땅 잃었던 그녀, 9개월 연수비를 내면서라도 합법취업만 할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만족이란다. ≪운수 꺼벅거릴 때는 거리떡도 사먹지 말라.≫고 괜히 취업은 못한다는 C3비자로 몰래 취업하다가 들통나는 날에는 큰일이다.
어차피 값비싼 연수비를 낼바엔 언제든 써먹을수 있는 연수종목을 선택하라고 미순이 설명하여 이모는 간병연수학원에 등록하러 갔다. 로령화시대에 간병기술이 있으면 년령과 상관없이 취직에도 도움이 되고 보수도 상당하다는 강사들의 설명을 들으며 ≪잘 찾아왔구나!≫ 안심이 되였다.
연길북산가에서 온 김상호씨 ≪산밑에 가면 길이 나진다≫는 격으로 아무 준비도 없이 서울에 발을 들여놓았다가 고역을 치렀다. 거처마저 없어 여기 저기 연락하던끝에 겨우 사돈집에 머물게 된 그는 일당을 뛰면서 학원등록금을 마련해갖고 대행사를 통해 컴퓨터학원에 등록하였다.
대행사에서 알선해준 취업장소에서 학원까지 두시간씩 지하철을 타고 버스를 바꿔타며 주말마다 연수를 하는 그는 엄청 힘들다. 하지만 컴퓨터는 배워두면 늙어서도 써먹을수 있다며 열심히 배우고있다. 다만 현재는 건반을 누르는 손가락이 마음같이 따라주지 않는다고 허구픈 웃음을 날린다.
또 남다른 계산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C3비자로 기술연수를 신청하면 자격증을 못 딴다 해도 수료과정을 마치는 9개월간 합법취업을 할수 있으니 연수비를 내고도 얼마간 나머지가 있다. 이렇게 9개월 시간을 벌고 수료과정이 끝나면 또 4년 10개월 H2비자를 발급받을수 있으니 시름놓고 취업하며 뭔가를 배울수 있다는것이 나쁘지는 않다고 한다.
지하철에서 만난 조양천 조대장네 아주머니 중앙통신기술학원 통신반에 연수중이라며 학급의 80명 학원중 28명이 첫 필기시험에 합격되였단다. 이제 실기시험도 오라지 않아 치게 된다며 자신도 열심히 하느라면 언젠가는 합격될것이라 얼마간 들뜬 기분이다.
연수종목선택 참으로 저마끔이다. 화룡에서 온 리금철씨 (40대중반) 는 조경연수를 선택했다. 생활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주위환경에 대한 요구가 날따라 높아지면서 조경은 하나의 인기종목이란다. 꼭 노력하여 자격증을 따고 조경관련분야에서 취업을 하면서 많이 배워 귀국하여 조경업에서 솜씨를 펴보고싶단다. 자동차정비, 기계, 용접, 농림 분야도 그와 같은 남성연수생들이 많이 몰리는 연수분야로 되였다.
자신과 아무 상관도 없는 연수분야에서 아무런 자신감도 열정도 없이 마지 못해 응부하는이들도 적지 않다. C3비자자들의 합법적인 취업의 경로가 유일하게 기술연수뿐이니 그들은 울며 겨자 먹기다. 한국말도 알아듣기 힘든데 영어까지 곁들인 강의내용을 알아들을 수가 없다. 말그대로 ≪소귀에 경읽기≫다. 같은 방취제시험자격자들로서 H2추첨자들에 비하면 억울하기 짝이 없다. 잇달아 몸도 마음도 피곤하다. 지겨운 연수기간을 단축시켜라! 이것이 그들의 간절한, 강력한 목소리다.
서울종로의 한 고기집에서 홀서빙을 뛰는 최영매씨(48세) 추첨에 담첨되지 못한 자신의 운명을 탓하기도 하고 ≪뚱딴지 같은 기술연수제도≫를 나무람하기도 하면서 종로컴퓨터학원에서 1개월간 연수를 하여왔다. 연수는 연수대로, 일은 일대로 하면서 한달에 한번 휴식도 못하니 지쳐 쓰러질것만 같았다. 하지만 어차피 자신이 한 선택이라 억지로 견지해나갔다. 하지만 지금쯤 그녀에게는 새로운 욕심이 생겨났다. 워낙 중등전문학교출신이던 그녀는 직장에서도 부기원사업을 하였기에 컴퓨터에 일정한 기초가 있었다. 컴퓨터조작도 손에 오르고 홀서빙도 줄이 잡히는지라 3개월전으로 하루빨리 자격증을 따내리라 퇴근후에도 PC방에 가 열심히 컴퓨터건반을 누르고있다.
다음기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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