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들의 생활은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는다’는 옛말이 딱 맞는다. 시간이 없고 피곤하다 보니 일을 미루고, 호미로 막을 만하던 일이 결국은 가래로 막기에도 벅차게 되돌아오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어떻게 하면 주부들의 생활을 여유롭게 할 수 있을까? 그간의 생활과 실패담을 바탕으로 한발 앞을 내다보고 살림하는 노하우들을 정리해보자.
● 쓰레기통에 비닐봉지 끼우기 귀찮다고 미루면 나중에 냄새나는 쓰레기통 때문에 며칠을 고생하다가 결국 장갑 끼고 수세미질을 하게 된다. 비닐봉투는 미리미리 끼워둘 것.
● PVC 장판을 사용하는데 바닥에 구멍이 생기거나 찢어졌을 땐 여분의 조각으로 빨리 확실하게 메운다. 하루 이틀 그대로 두고 지나가면서 청소하면서 점점 더 찢어지고, 결정적으로 아이들이 장난을 쳐 걷잡을 수 없이 일이 커진다.
● 욕실 하수구 물 빠짐이 시원하지 않으면 바로 막힌 하수구를 뚫는 약품을 사다 뿌려놓는다. 일을 미루다 보면 어느 날 갑자기 하수구가 역류해 온 욕실이 난장판으로 변할 수도 있다.
● 물이나 차, 과일 주스를 마신 컵과 과일을 담았던 접시나 포크는 바로바로 물에 헹궈 건조대에 얹는다. 바로 하면 10초에 끝날 일이지만 설거지통에 들어가면 수세미에 세제를 묻혀 닦아야 하는 10분짜리 일이 된다.
● 음료나 과일을 흘렸을 땐 바로 닦는다. 시간이 지나면 바닥에 말라붙어 닦기 힘들어지는 것은 물론 오가는 사이 깜박 잊고 그 위에 앉거나 밟아 옷을 버리기도 쉽다.
● 주스나 과일을 먹다 얼룩이 생기면 그 자리에서 바로 빤다. 고춧가루 얼룩은 일반 세제로도 잘 빠지지만 과일 얼룩은 시간이 지나면 절대로 빠지지 않는다. 특히 아이 옷을 둘째에게 물려 입히고 싶다면 절대 빨래를 미루지 말 것.
● 정장 바지나 치마 밑단에 바느질이 조금 풀렸을 땐 바로 수선한다. 옷을 입고 벗으면서 바늘땀이 점점 더 많이 풀려 시간을 끌수록 바느질할 길이만 더 길어진다.
● 화이트 컬러의 플라스틱 싱크 볼은 매일매일 닦지 않으면 금세 누렇게 변색된다. 대청소하는 날 몇 시간씩 싱크 볼과 씨름하고 싶지 않다면 설거지할 때마다 싱크 볼도 깨끗이 닦는다.
블라우스 가운데 부분의 단추 하나가 달랑거렸는데 달아야지 하다가 계속 잊은 거예요. 그러다 그 블라우스를 입고 출근했는데 사무실에 와서 보니까 단추가 이미 떨어진 거 있죠. 여름이라 브라만 하고 있었고 버스로 출근했는데, 사무실 도착할 때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제 모습을 봤을지…. 그때 생각을 하면 지금도 얼굴이 화끈거려요. 그 다음부터는 조금만 단추가 헐렁해도 바로 새로 답니다. (김현진, 32세)
● 발 매트 위에 발수건을 한 장씩 올려놓는다. 보기엔 별로라도 일주일에 한 번씩 매트 걷어 빠는 것보다 매일 발수건 한 장씩 빨기가 더 쉽다.
● 가스레인지 뒤쪽 벽에 호일을 붙인다. 보기엔 촌스러워도 엄마들이 그렇게 해놓고 사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그렇지 않아도 시간이 돈인 워킹맘에겐 수세미로 기름때 닦는 것보다 호일 새로 바꿔 붙이는 것이 더 낫다.
● 욕실 바닥 타일의 매지 사이를 양초로 문질러놓으면 물때가 끼지 않아 욕실 청소 횟수가 줄어든다.
결혼 초 친정엄마가 집에 올 때마다 양념통 밑에 신문지를 깔아놓으셨어요. 결혼 전부터 엄마가 그렇게 하시는 게 구질구질해 보였던 저는 그러지 마시라고 화를 냈죠. 기름이 끼면 닦으면 되지 싶었거든요. 아, 그런데 찌든 기름때는 정말 강하더군요. 결국 식용유 놓은 자리의 찌든 때는 못 벗겨냈고요. 요즘은 제가 먼저 신문지 가져다 고이 깔아놓는답니다. 신문지 한 장 쏙 들어서 버리면 되는 걸 그리 힘들게 고생했다니. (부영진, 28세)
● 가전제품이나 보일러의 모터 도는 소리가 커지거나 조금 이상이 있으면 미루지 말고 A/S를 받는다. 미루면 고장이 더 커지고, 결국 A/S로 수리비가 더 들거나 수리도 안 될 만큼 고장이 심해진다.
● 낮에 은행 앞을 지나면 돈을 미리 찾아놓는다. 귀찮다고 미루다 보면 꼭 은행 문 닫은 뒤에 돈을 찾거나 편의점에서 급하게 돈을 찾아 수수료를 내게 된다.
● 가족 중 이가 아픈 사람이 있으면 무조건 치과를 빨리 찾는다. 감기나 두통은 참다 보면 나을 수도 있지만 치통은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심각해지고 치료비용이 몇 배로 늘어난다.
첫아이랑 처음으로 워터파크를 가기로 했을 때, 남편이 몇 번이나 아이 튜브를 사놓으라고 얘기했는데 미루고 미루다 깜박 잊었지 뭐예요. 워터파크에 도착해 다른 애들이 튜브 타고 노는 걸 보고서야 아차 싶었죠. 남편한테 잔소리 한참 듣고 결국 그곳에서 급한 대로 하나 샀어요. 나중에 마트에서 찾아보니까 같은 걸 7천원이나 싸게 팔더군요. 왜 미리미리 준비하지 않고 늘 비싸게 파는 곳에 가서 바가지를 쓸까요?(정시내, 34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