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W5zjlcbajp0?si=EI2H4mjQdeYK7DlT
Rodrigo "Fantasia para un gentilhombre" John Williams
'어느 귀인을 위한 환상곡'(Fantasia para un gentilhombre)은 1954년 호아킨 로드리고가 안드레스 세고비아를 위해 작곡, 헌정한 기타협주곡으로 4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로드리고는 1939년 불후의 명곡 '아랑훼즈 협주곡'(Concerto De Aranjuez)을 작곡, 사인스 데 라 마사(Sainz de la Maza)에게 헌정, 초연해 세계적인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런데 자신에게 곡을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단단히 삐진 세고비아는 급기야 평생토록 로드리고의 곡은 연주하지 않겠노라고 공언한다. 훗날 로드리고는 속좁은 Maestro를 달래기 위해(?) 이 곡을 작곡, 세고비아에게 헌정하게 된다.
클래식기타 최고의 거장 세고비아 (안드레스 세고비아 Andres Segovia 1893∼1987)
많은 기타리스트의 이름 중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알려진 안드레스 세고비아는 1893년 2월 17일 스페인의 안달루시아 지방에서 태어나서 1987년 마드리드에서 사망하였다. 그는 어릴 때부터 기타의 선율을 좋아했고 10세부터 독학으로 기타를 공부하여 기타를 시작한 지 4년만인 14세에 그라나다에서 데뷔하고, 1916년 마드리드의 아테네오 극장에서 정식 데뷔한 이래 1918년 중 남미 순회, 1924년 파리 데뷔 등 구미의 여러나라로 연주여행을 하면서 기타 음악의 보급에 힘썼다.
그는 기타의 약점인 작은 소리를 극복하기 위하여 손톱과 살을 적절히 사용하는 주법을 개발하였고, 후에 많은 기타리스트에게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그의 업적은 연주에만 국한 되는 것이 아니다. 그는 많은 현대 작곡자들에게 자극을 주어, 많은 기타곡을 작곡하게 하였으며, 이는 현재 기타 레퍼토리 중에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세고비아 자신도 기타를 위한 작품으로 "5 Anecdotes", "Estudio sinLuz" 등의 작품을 클래식 기타의 레퍼토리로 확장시켜 기타의 연주회용 독주 악기로서의 우수성을 널리 알렸다. 세고비아는 원곡을 살리면서 기타의 분위기와 이에 맞도록 재구성하는데 능했다. 그 중 바하의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D장조 중 샤콘느의 편곡은 백미로 꼽히는데, 세고비아 자신도 자신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중에 하나가 샤콘느를 편곡하여 초연하였을 때라고 회고한 바 있다.
20세기 기타리스트 중에 세고비아의 영향을 받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세고비아의 영향력은 절대적이었다. 이는 현재 유명한 연주자들이 거의 세고비아에게 배운 경험이 있다는 사실이 증명해 준다. 세고비아의 연주는 상당히 주관적이어서 개성이 강하고 낭만적이며 소리는 대체적으로 무겁다. 그의 음색은 보통 굵고 풍부하여, 잦은 비브라토의 사용으로 소리에 윤기를 띠기도 한다. 또한 그는 알아이레 주법을 사용할때는 살끝으로 줄과의 잡음을 최소화하며, 아포안도에서는 살과 손톱을 동시에 탄현에 이용하여 부드러운 소리를 많이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의 레코드는 1952년부터 1972년까지의 SP녹음이 일본 MCA와 미국 MCA에 의하여 CD 16개분의 전집으로 나와 있는데, 이 중 1957년까지의 연주는 Mono로 연주된 것이다. 이외에도 몇장의 음반이 EMI레이블로 소개되었다. 모두 그의 섬세하면서도 낭만적인 소리의 깊은 호소력을 실감할 수 있게 해준다.
세고비아의 제자들
세고비아에게 귀중한 레슨을 받은 제자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은 결코 적지 않다. 물론 마스터 클래스에서 몇 번 레슨을 받은 것으로 제자라는 호칭을 써서는 안될 것이다. 그것은 기타란 악기가 어느 일정기간 동안 한 스승에게서 배우지 않으면 아무래도 그 스승의 테크닉을 몸에 완전히 익히기 어려운 때문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세고비아의 제자라 할만한 인물은 다수이다. 유명한 인물들로는 존 윌리암스, 알리리오 디아즈, 오스카 길리아, 호세 토마스, 호세루이스 곤잘레스, 크리스토프 파크닝 등을 들 수 있다. 그들은 모두 세고비아의 기술을 가까이에서 접하며 배워온 재능 있는 연주가들임에 틀림없다. 세고비아는 마스터 클래스의 경우에도 우수한 인물과 그렇지 않은 인물을 구별하여 특별히 출중한 생도 이외에는 그 레슨을 모두 조교역인 디아즈나 토마스에게 돌려버렸던 것도 사실이다. 이것은 디아즈 자신도 술회한 바 있으며 레슨을 받은 많은 사람들의 얘기이기도 하다. 또한 이것은 곧 세고비아 자신이 지명한 우수한 생도가, 실은 세고비아의 레슨을 받기 전에 이미 상당한 실력을 지니고 있었던 인물이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디아즈, 토마스, 호세 루이스의 예를 들면, 그들은 다년간 세고비아의 문하에서 지도를 받아왔으나, 그것은 그들이 그전에 사사받은 바 있는 사인즈 데 라마자의 지도 기간에 비해 10분의 1정도에 불과한 것이다. 놀라운 일인지 모르지만 이것은 다른 제자 기타리스트의 경우에도 거의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냉정하게 말하자면,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세고비아의 "진짜" 제자는 1명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 된다. 반면, 전술한 이들 제자의 관점에서 이 문제를 살펴보면, 흥미로울 것이다. 이들 제자들은 모두 다른 관점에서 세고비아를 술회하고 있다. 먼저, 세고비아를 존경하고 자신이 제자였음을 정말 기쁘게 생각하며 찬미하는 사람들로는 호세 토마스와 마쓰다 아끼노부가 해당될 것이다. 다음으로, 디아즈나 호세루이스의 경우인데, 이들 또한 세고비아의 업적을 찬양하는 동시에 은사로서의 세고비아는 그들의 또 한사람의 스승이었던 사인즈 데 라마자와 거의 동격의 평가를 하고 있는 경우이다. 그리고 끝으로, 존 윌리암스와 파크닝의 경우인데, 이들은 자신들만의 세계를 추구하여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인물들이다. 바꾸어 말하면 항상 그들의 생각 속에는 세고비아의 풍조에 대한 "주저함"이 있었음을 의미한다.
세고비아의 연주 스타일
그러면, 약2회 정도 세고비아의 어드바이스를 받은 줄리안 브림과 예페스의 경우는 어떠한가. 브림은 세고비아를 존경한 인물이었으나, 세고비아의 연주 스타일을 따르는데에는 찬성하지 않았다. 한편 예페스는, 오히려 세고비아를 관찰하고 그와는 전혀 다른 길을 추구하여 성공을 거둔 예이다. 예페스의 연주, 특히 젊은 시절의 연주는 다분히 의식적으로 세고비아와 정반대의 음악 표현을 하고 있음을 보더라도 그런 점을 미루어 알 수 있다. 또한 현재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잘 알려진 연주가들인 마뉴엘 바루에꼬와 데이빗 럿쎌의 면에서 이 문제를 생각해보자. 그들은 거의 완전히 세고비아 주법을 부정하면서 출발하고 있다. 바루에코는 자신이 언명한 바가 있으며, 럿셀은 그 연주 스타일에서 안티-세고비아임을 증명하고있다. 그들은 브림이나 예페스와는 또 다른 관점에서 반세고비아의 기치를 들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오늘날 그러한 경향은 점차 강해지고 있는 듯하다. (연주 스타일면에서.)
그렇다면 세고비아는 정말 낡은 스타일의 인물인가. 아니, 결코 그렇지 않다. 그의 연주를 실제로 알고 있는 사람, 혹은 그가 남긴 방대한 레코딩을 접한 많은 수의 사람들은, 역시 세고비아는 대단한 인물이라고 생각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역시 세고비아는 "기타리스트" 이상의 "대예술가"라고 칭호를 받아야 옳지 않을까 싶다. 세고비아의 연주에 불만을 갖고 있는 젊은 사람들 가운데에는, 그의 리듬과 독특한 세고비아류의 노래를 혐오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그러나 이 문제는, 그가 연주하는 곡은 악보를 보며 음부를 쫓아가며 듣는 그런 류의 연주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하거니와 그의 연주는 그만이 해낼 수 있는 대예술가의 것임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고비아가 싫은 이유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그의 연주의 훌륭함에 초점을 맞추어 보지 않으면, 결코 세고비아의 위대함을 볼 수 없을 것이다. 그 만이 표현할 수 있는 곡-사실상 하나의 장르를 이룰 만큼 많다-은 비교할 대상이 없을 만큼 훌륭한 연주를 남기고 있는 것이다.
금세기 초에 활약하였던 스페인의 저명한 음악가 루이스 미류트는 타레가를 찬양하는 글 속에서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아마도 작곡가로서의 타레가는, 페르난도 소르의 위치에는 이르지 못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기타의 진짜 위대한 면을 발견해낸 것은 타레가라고 생각한다." 타레가의 예를 들어 세고비아를 말함은 무리가 있겠으나, 이 문장 속에 나타나는 "기타의 위대한 면"을 실현한 것이 세고비아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기타라는 악기가 고유의 노래하는 기타의 음을 내지 않을 때, 그럼에도 기타라고 할수 있을 것인가? 오늘날 기타계에는 "향이 없는 커피"와 같은 상황이 유행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세고비아는 그 자신이 기타리스트가 "될 수밖에 없는" 인물로 자기 자신을 생각하였다. 초월적인 테크닉, 독특하고 매력적인 톤, 이것들은 그의 신체의 거대함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손의 거대함과 관계가 있다. 그의 양손은 마치 글러브와 같아서 오른손의 지두는 충분한 압현이 가능했다. 그 결과는 매우 달콤한 음색으로 나타났던 것이다. 특히 그의 왼손은 실로 은혜로운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기타를 지판상에서 압현할 때, 플렛 가까이에서 압현함은 상식이며, 어느 교본에나 언급되고 믿는 내용이다. 이것은 사실상 매우 주의를 기울여야 할 사항이나, 세고비아의 경우는 그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사실상 없었다. 그의 손가락이 매우 굵었으므로, 플렛중에 손가락을 대어도 플렛 가까이에 지두가 놓이는 효과를 내었기 때문이다. 또한 플렛 위에 손가락이 놓여도, 결코 찍찍거리는 소리가 나지 않았다. 지두가 굵었기 때문이다. 실제 그의 전성 시대에, 연주회에서 찍찍거리는 소리를 내지 않았던 사람은 세고비아 뿐이었다. 이런 점이 바로 세고비아의 신체상의 장점이었다. 크라이슬러는 "세계에는 참으로 위대한 현악주자가 두명있는데...이들은 카잘스와 세고비아이다." 라고 말했다.
세고비아가 한말중에 가장 인상깊은 것은 '나는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것보다 감동을 주는것이 더 좋다.' 안드레스 세고비아(Andres Segovia)는 언젠가 한 인터뷰에서 금세기 또 한사람의 유명 음악가의 말을 인용하면서 이렇게 말했었다. "기타 소리는 작지만 멀리까지 울린다고 했던 스트라빈스키의 말은 맞습니다." 그런데 이 표현은 세고비아 본인에게 꼭 맞는 말이라 할 수 있다. 그는 다른 어떤 악기 하나에서 어떤 연주가 한 사람이 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이루어낸 것이다.
https://youtu.be/ZfPxyHamMN0?si=qVA9ewh57VzD3UdA
(Joaquín Rodrigo, Fantasía para un gentilhombre)
글출처: http://www.classicalguitar.net/artists/segov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