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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 이야기 나눔 ▒▒ 스크랩 페타꽁쁠리(3)
대은 추천 1 조회 276 12.08.11 05:38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페타꽁쁠리

 

 

 

 

 

 

 

                                                                                                                                                      - 여강 최재효

 

 

 

 

 


                                                                                 3

 

 


 혜진의 이야기는 두 시간 넘게 이어졌다. 창밖에 비가 내리고 있었다. 고개를 테이

블에 처박고 코를 골던 대현이 제 정신이 드는지 냉수 서너 잔을 마시더니 나와 혜

진을 번갈아 보면서 아직도 투기 이야기를 하느냐는 표정을 지었다. 우리 뒤 테이

에서 우리들의 이야기를 엿듣고 있던 남자도 엉덩이에 엿을 붙였는지 꼼작하지

고 소주잔을 홀짝거렸다. 나는 싱싱한 회와 해삼을 더 주문하였다. 혜진의 이야

기는 종착점을 찾는 듯 했다. 짧은 기간에 엉성하게 익힌 몇 가지 기법으로 주식투

자를 한다는 것은 어린 아이를 물가로 내보내는 것과 같았다. P는 여전히 혜진

대한 사랑을 표현하고 있었다. 혜진이 주식으로 대박을 터트렸다는 슈퍼개미들을

만나면서 엉뚱한 욕망이 자리 잡기 시작하였다.


 A는 단돈 천만 원으로 주식을 시작하여 단기간 내에 수십억을 벌었다고 소문난 데

이트레이더(Day Trader)였다. 서울 강남에 소재한 빌딩에 개인 사무실을 차려 놓고

날마다 주식시장에 뛰어들어 전쟁을 치루는 전사(戰士)였다. 혜진이 A에 대한 소문

을 확인해본적은 없었다. 시중에 떠도는 소문으로도 혜진은 충분히 A를 흠모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있었다. 이미 혜진은 가정을 포기하고 있었다. 아침에 등교하는

두 아이들에게 간단히 식사를 차려주고 저녁 사먹으라고 만원권 지폐 한 장을 주면

엄마의 역할은 끝이다. 남편이 외국에서 들어오면 혜진은 스트레스로 신경이 날카

로워지기 시작했다. 혜진의 남편은 아내가 이전의 아내가 아니라는 것을 감지하고
아침일찍 출근하여 회사구내 식당에서 식사를 해결하고 저녁 식사도 알아서
해결

해야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혜진 남편은 서서히 겉돌기 시작했다. 평일 퇴근시간은 보통 밤 11시가 지나서 였

고, 주말이나 일요일은 회사 일을 핑계로 집밖으로 나가 하루 종일 도심을 헤매다

밤늦게 귀가하곤 했다. 혜진은 이제 남편이 커다란 혹같다고 여겼다. 자신의 새로

운 인생길을 개척하는데 걸림돌이라고 생각하기에 이른것이다. 모습만 부부로 살

가는 자신의 처지에 회의(懷疑)가 일면서 혜진은 남편과 이별을 생각해 보았다.

러나 두 아이들이 역시 혜진의 앞길을 막는 절벽으로 다가왔다. 무표정한 남편

모습, 어느새 자신을 식모 대하듯 하는 두 아이, 기계적으로 변해가는 가정주부

자화상, 혜진은 새장을 나와 창공을 훨훨 날고 싶었다. 자신의 신세계(新世界)

가족이란 통행을 방해하는 걸림돌 같았다.

 

 현모양처,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려는 중년여인, 남편과 자식이라는 족쇄에 발목이

잡혀 우왕좌왕하는 연인, 혜진은 독주(毒酒)를 입에 대는 좋지 못한 습성에 서서히

물들어가고 있었다. 우연히 알게 된 A는 혜진의 마음을 잡기 위하여 선물 공세를

펼쳤다. 자신의 개인 사무실에 혜진을 초대하여 서너 대의 HTS(Home trading syst

em)을 자랑하면서 차트 보는 법, 각 증권사마다 HTS의 장단점 등을 설명하며 침을

겼다. 40대 중반인 A 역시 혼자 사는 남자였다. 주식에 미쳐 직장생활과 가정을

보지 않는 A를 미련 없이 버리고 A의 아내는 10년 만에 파경을 선언하고 말았

다. 이혼 이후 수많은 난관(難關)과 역경(逆境)을 헤치고 슈퍼개미로 환골탈태한

A는 어느 정도 주식 투기로 돈을 모았다고 생각하고 제2의 인생을 함께할 여인을

물색 중이었다.

 

 혜진의 귀엽고 발랄한 모습에 반한 A는 혜진이 주식투자자가 아닌 여인으로 보

였다. 자신의 사무실에 초대해 이러저러한 주식 이야기를 하고 그간의 자신의 실

패와 성공담을 들려주며 혜진의 호감을 사고 싶어 했다. 주식에 대하여 완전히 초

보자라고 여겼던 혜진이 주식에 대하여 상당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에 A는 은

근히 혜진에 대하여 연정을 느끼며 가까이 다가가려고 하였다. A는 날마다 강남

에서 꽤 맛있다고 소문난 식당으로 혜진을 안내하였다. P가 샌님 같은 이목구비

소유한 순한 양이라면 A는 수려한 외모와 함께 초원을  거침없이 달리는 야

생마 같았다. 혜진이 P의 시선을 피해 A와 자주 만남을 가졌다. 혜진에게서 이

상한 낌새를 알아차린 P는 그냥 묵묵히 지켜만 보았다.

 

 거의 매일 걸려오다 시피한 혜진의 전화는 일주일에 한두 번 혹은 보름에 두세

번으로 줄었고 데이트도 혜진이 아닌 P의 요구로 마지못해 이루어졌다. 그러나

P는 혜진을 포기하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혜진의 능수능란한 이불속 행동과
감칠맛 나게 달라붙은 혜진의 촉촉한 육신을 포기할 수 없었다.
 A는 먼저 혜진에

게 군중심리(群衆心理)를 이용하는 법을 알려주었다. 군중은 성장, 성숙, 쇠퇴라

는 일정한 모델을 가지고 있으며 이런 군중심리를 빨리 파악하여 주식투기에 활

하는 게 주가수익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가르쳤다. A는 프랑스의 심리학자 구

타프 르봉의 ‘군중심리’라는 책을 인용하면서 혜진에게 확신을 심어주기도 하

다.

 

 서로 독립적이고 공간적으로 분리되어 존재하던 개인도 공통의 목적을 가지게

되면 군중을 형성하게 되며, 그동안 개인적으로 느끼고 행동하던 패턴에서 벗어나

아주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면서 일종의 집단적 의식을 가지게 된다. 아

무리 기술적 분석을 잘한다고 하여도 군중심리에 이끌려 집단공멸의 길로 들어

선다면 투자를 하는 의미는 퇴색하게 된다는 논리는 혜진에게 새로운 시각을 갖

하였다. 혜진은 그동안 자신이 묻지마 투자를 했다고 판단하였다.


 시장의 전체적인 흐름을 읽지 못하고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한 점을 발견하면서

혜진은 그간의 주가수익은 큰 행운이 뒤따랐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스스로 위안하

기도 했다. A는 혜진에게 주가의 추세분석 요령을 알려주었다. 주가는 직선방향

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파도처럼 끊임없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한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일단 방향이 설정되면 상당한 기간 일정한 방향을 유지하려는 관성

(慣性)을 지니게 된다. 이렇게 주가가 같은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을 추세(趨勢)라

고 한다. 따라서 현명한 투자자는 추세가 상승하는 초입에서 주식을 매입하여 추

세가 반전(反轉)되는 시점에서 매도하면 최대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현명한 투

자자는 상승흐름에서 20일선을 보통 기준으로 잡고 추세순응형 매매전략을 짠다.

 

 일반적으로 상승추세의 끝 무렵에는 차트 상에서는 추세선이 상승가속이 붙게

다. 따라서 보유한 종목이 이같이 가파른 상승을 보인다면 매도 타이밍을 고려하고

이후에 추세대를 이탈한다면 매도에 나서야 한다. 결국 추세대는 추세의 속도변

화와 매매시점의 포착에 매우 유용한다. A의 거침없는 추세에 관한 이야기에 혜진

은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이밖에도 A는 혜진에게 주식시장의 과열국면을 조심해

한다고 일러주었다. 주식시장의 전망에 대하여 모두가 한 목소리를 낼 때 역시

조심야한다. 주식시장은 다수의 목소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탐욕

투자자는 과잉행동을 하고 그것이 과도하게 주가를 올리고 마침내 그 거품이

꺼지면 고통을 당하는 투기의 역사는 반복된다.

 

 2000년대에 들어 기술주 붕괴, 17세기 네덜란드의 튜립 광풍, 1929년 미국에서

비롯된 세계경제 대공황 등이 대표적인 사건이다. 주식시장의 거품은 투자자들

이 새로운 경제발전 단계의 중요성에 대한 견해를 달리할 때 발생한다. 목소리

큰 낙관론자들이 득세하면 투자거래의 증가와 가격상승이 뒤따르고 과욕에 찬
투기꾼들이 몰리면서 거품이 양산된다. 
A의 가르침은 혜진에게 긴 장마 끝에

단비 같았다. A의 주식에 대한 강의는 혜진의 마음을 훔치는데 충분했다. 두 사

람의 잦은 술자리는 결국 금단의 열매를 따는 수준에 이르고 말았다. 혜진은 A와

P를 번갈아 만나면서 남편보다 더 늦은 귀가가 일상화 되다 시피 했다. 그런 혜

의 행동에 남편은 자신이 일 년 중 6개월 이상을 외국에 나가 있어 공허해진

를 달래려고 하는 행동이라며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려고 애썼다.

 

 어쩌일 년에 한두 번 가지는 부부의 동침은 두 사람을 더욱 어색하게 만들었

다. 일에 찌든 남편의 바람 빠진 풍선처럼 변해버린 육신은 성욕의 노예가 되어

버린 혜진의 욕심을 채워주지 못했다. 남편의 육신을 받아들이면서도 혜진은 단

한 근육질의 A를 떠올리고, 남편의 쿠니링구스(Cunnilingus)를 받을 때에도 혜

진은 P의 섬세한 손길을 그리워하였다. 남편의 취향을 잘 아는 혜진은 펠리치오

(Fellatio)로 남편을 흥분시키곤 하였는데 오뉴월 황소불알처럼 힘없이 축 늘어진

남편의 옥경(玉莖)은 혜진을 실망시켰다. 억지로 남편과 의무방어전을 치르면 혜

진은 남편 몰래 바람을 피웠다는 심적 부담감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혜진의 이야

기를 마른침을 넘기면서 듣고 있던 세 남자들은 종종 묘한 신음소리를 내기도하

였고 주 없이 술잔을 연달아 목구멍으로 넘기도록 하였다.

 

 대현은 혜진의 빨간 입술 속에서 언뜻 언뜻 보이는 하얀 치아가 마치 잘 익은

옥수수 같다고 생각하면서 푹 삶은 옥수수를 맛있게 먹는 기분 좋은 상상을 하곤

했다. 새로 주문한 안주가 벌써 반은 사라지고 없었다. 이야기 중간 혜진은 설움

을 억누르는지 소주잔을 단숨에 비우고 눈물을 찍어내곤 하였다. 두 남자는 혜진

이야기를 재촉하였다. 자신들이 차안(此岸)을 버리고 피안(彼岸)을 찾아 함께

떠나려고 모인 주인공들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은 듯 했다. 혜진의 양 볼 위로

마스카라가 녹아내리자 대현은 얼른 물티슈를 건넸다. 나는 더 이상의 혜진의 이

야기를 듣지않아도 그동안 걸어 온 험난한 길을 추론해 볼 수 있었다.  돈에 속고

남자에게 배신당하고 결국 세상에 등 떠밀마지노선마저 무너진 여인이 최종

선택한 길에 동반하려는 나 자신이 얄밉기도 하고 이승에 남겨질 피붙이들이 불

쌍하기도 했다.


 혜진의 외도를 눈치 챈 P는 혜진을 좀 더 달콤한 솜사탕을 입에 물려주려 하였다.

P의 요구에 의해 두 사람이 만났다. 혜진은 P의 얼굴을 정면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자꾸만 엉뚱한 이야기를 꺼냈지만 P는 혜진에게 집요하게 신규 투자 건에 대하여

설명하려 들었다. 국내 굴지의 H건설사가 참여하는 정부의 대형 프로젝트가 곧 발

표될 예정이며, H사는 이미 코스피200에 선정되어 주식시장을 이끄는 우량주로 증

자(增資)를 통해 대규모 신규자본을 끌어들이려는 계획을 추진 중인데 H사에 투자

하면 많은 이익을 볼 것이라고 하였다. P는 H사의 재무제표와 정부의 대형 프로젝

트에 관한  많은 자료를 혜진에게 보여주었다. 그동안 혜진은 저평가된 종목을 찾

내 외국인 및 기관투자자들의 행보를 따라하면서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P모르

단타매매로 어느 정도 자금을 확보하고 있었다.
                 

 혜진은 그간 여러 차례 P의 권유로 상당한 이익도 보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혜진

상당한 자금을 H사에 투자하라고 설득하였다. 일단 P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고 으레 그래왔던것 처럼 다정한 연인으로 돌아가 고급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

마친 뒤 최고급 호텔에 투숙하였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전신이 잘 발달된 성

감대(性感帶)로 발전된 사실에 혜진은 놀랍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했다.

P 의 섬세하고 야들야들한 촉수(觸手)의 움직임에 혜진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반

응하였다. P가 뛰어난 연주자라면 혜진은 관악기이면서 타악기이기도 하고 또한

현악기이기도 했다. 밀폐된 공간에 원시 형태의 남녀가 서로의 금단 영역을 침범

하게 되면 뇌리에 집적된 수십 년간의 정보자료는 모두 한순간에 포맷되거나 백

화현상이 되어버리기 일쑤다.

 

 수차례 혜진의 비음(鼻音)이 객실을 두꺼운 벽을 타고 퍼지고 나면 중년 여인의

포동포동하고 비단결 같은 피부는 더욱 싱싱하게 변하고 붉은 입술 사이로 마치

2000년 전 폼페이를 멸망시킨 베수비오화산 보다 더한 열기를 내뿜으며 열기를

식혀야 했다. 남편의 눈을 속이며 A와 P의 품을 오가며 황금성을 꿈꾸던 혜진은

심한 자책감에 사로 잡혔지만 이미 투기와 육욕(育慾)에 노예가 되어버린 자신

을 통제할 수 없었다. P의 권유에 따라 혜진은 총자산의 2/3을 H사에 투자하였

고 나머지 현금은 A가 강력하게 추천한 R사에 몰빵하였다. 사랑에 눈이 멀면 이

성이마비되는 것이 여인들의 공통적인 속성같았다. P혜진에게 귀에 딱지가

앉도록 강조하였지만 혜진은 기업분석이나 기술분석도 전혀 해보지 않고 A의

말만 믿었다.

  

 A가 추천한 R사는 반도체관련 회사로 외국인들의 투기에 자주 이용되는 회사였

다. A는 외국인들의 투기에도 불구하고 6개월의 횡보추세(橫步趨勢)에서 상한가

와 하한가 사이에서 등락을 유지하던 R사의 주식이 자신의 분석대로라면 곧 박스

에서 돌파하는 소위 브레이크아웃(Breakout)은 장기적인 상한선을 그리며 천정

부지로 치솟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한 주당 11만원이던 주가가 서서히 상승선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R사의 주식은 품귀현상을 예고하고 있었다. 대박을 예견한

혜진은 아는 사람의 총동원하여 매입자금을 융통하였고 혜진이 거래하는 증권사

에서 자금을 대출받아 추가R사의 주식을 대량으로 매수하였다.

 

  그러나 상승추세는 일주일이 흐르자 주춤거리기 시작했다. 오랜 횡보기간에

른 잠시의 심리적 반등에 혜진이 속은 게 분명했다. 주가가 박스권에서 잠시

탈하였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것이었다. 한 동안 머물던 시세에 대한 회귀

능이었다. 혜진의 추측대로라면 주가가 대략 일주일간 3%의 상승이 있어야

하나 제자리에 머물고 만 것이다. 혜진은 밤낮을 잊은 채 HTS 화면을 들여다보

면서 식음을 전폐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자칫 주가가하락하는 날이면 급히 손절

매로 피해를 최소한으로 할 예정이었지만 혜진은 본전에 대한 억울함이 앞서자

일단 계속 주식을 보유하며 관망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기로 하였다. P의 강력 권

유로 매수한 H사 주식도 한국은행의 갑작스러운 금리인상으로 주가가 하락

면을 맞고 있었다.

 

  P는 혜진에게 손절매 할 것을 제안하였지만 혜진은 H사의 주식이 잠시 조정

국면에 든 것이라고 자위(自慰)하였다. 수십억 원의 자금이 투입된 초긴박의

황에서 혜진은 불안한 감정을 A와 P 사이를 오가며 정사(情事)와 폭음(暴飮)으로

다스리려 하였다. R사와 H의 정부의 알 수없는 고금리 정책으로 된서리를 맞게

되자 주가는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의 대량 매도로 주식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

었다. 조그만 더 조금만 더 하다가 매도시기를 놓친 혜진의 주식은 휴지에 가까

웠다. 주식을 내놓아도 사는 사람이 없었다. 하루아침에 대박을 바라다 쪽박을

찬 혜진은 가슴을 치며 울부짖었지만 모든 일이 끝나버린 뒤였다.

  

 당장 증권사에서 빌린 매수자금을 갚아야 했고 주변 지인들과 친인척에게 차입

거금도 갚아야 했지만 혜진의 수중에는 겨우 십만 원 밖에 없었다. 채권자들

이 곧 집으로 들이 닥칠 것 같았다. 혜진은 옷가방 하나 가지고 가출하였다. 혜진

이 R사와 H사의 주식을 대량으로 매수했다가 큰 강통계좌를 만들었다는 소문이

증권가에 파다하게 나기 시작했다. 혜진이 P와 A를 찾아 갔지만 만날 수 없었다.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았다. 그제야 자신이 저지른 일이 얼마나 많은 지인들 가

에 말뚝을 박았는지 실감하게 되었다. P를 탓할 수도 없었고, A를 원망할 수도

없었다. 모든 일이 일확천금을 노리고 투자의 정석을 외면하고 오로지 대박의 꿈

을 좇다 쪽박을 찬 자신의 어리석은 판단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판단한 혜진은

자살 충동을 뿌리치지 못하고 음독(飮毒)하고 말았다.

 

 

 

 

 

 

 

                                                                                                                                                   - 계속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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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2.08.11 08:43

    첫댓글 나무관세음보살마하살 _()()()_

  • 12.08.19 06:42

    좋은 글 감사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날되세요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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