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5주간 월요일 (마르6,53-56)
주님의 손이 되어야 합니다
신부는 고향 본당으로 부임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고향에서 환영받지 못하셨듯이(마르6,4) 고향에서 환영받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한 신부님이 고향 성당으로 인사 발령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고향 분들이 기뻐서 어쩔 줄을 몰라 했습니다. 그러다가 할머니 한 분을 만났는데 할머니께서는 그 신부님의 옛날얘기를 꺼내셨습니다. 오줌을 싸서 체를 뒤집어쓰고 동네를 돌던 얘기며 똥을 싸고…… 고집통이고, 어머니 젖이 모자라 당신 젖을 먹고 컸다는 둥…정말이지 개천에서 용이 나왔다는 것입니다. 신부님은 처음에는 그러려니 했는데 할머니께서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자꾸 자랑삼아 얘기하는 겁니다. 그래서 신부님이 고민 끝에 하루는 할머니께 옛날에 내가 먹던 젖인지 확인 좀 해야겠다고 진피를 떨었답니다. 그 이후 할머니 입에서 다시는 신부의 옛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답니다.
고향에서 예수님께서도 환영받지 못했는데 하물며 감히 누가 환영받겠습니까? 내가 알고 있는 선입견이나 고정관념이 더 좋은 것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합니다.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인다면 더 큰 혜택을 입을 것인데 예수님의 고향 사람들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옛날이 아무렴 어떻습니까? 지금이 중요하고 또 앞으로 다가올 날이 더 소중한 것이지요. 하느님의 자비에 맡긴 과거에 묶여 미래를 놓치지 않기를 희망합니다.
예수님께서 겐네사렛 땅에 도착하셨을 때 많은 사람이 몰려들었습니다. 심지어 두루 뛰어다니며 병든 이들을 예수님께 데려다 놓는 이들도 있었습니다(마르6,54). 그리고 주변 마을까지 많은 이들이 구원을 받았습니다(마르6,56). 너도나도 병자를 예수님께 데려왔습니다. 그 동네는 셈이 빠른 도시가 아니라 시골이었고, 시골의 순박한 마음이 큰 은총을 입게 하였습니다.
아빌라의 데레사 성녀의 말씀을 기억해 봅니다.
“그리스도는 이제 몸이 없습니다. 우리의 몸밖에는.
그분에게는 손이 없습니다. 우리의 손밖에는.
그분에게는 발이 없습니다. 우리의 발밖에는.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의 눈을 통하여
연민 가득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십니다.
그분은 우리의 발로 뛰어다니시며 선을 행하십니다.
그분은 지금 우리의 손으로 사람들을 축복하고 계십니다.”
주님께서 우리를 통해서 당신의 일을 하신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야고보 사도는 “믿고 구하는 기도는 앓는 사람을 낫게 할 것이며 주님께서 그를 일으켜 주실 것입니다. 또 그가 지은 죄가 있으면 그 죄도 용서 받을 것입니다”(야고5,15).하고 말했습니다. 예수님 앞에 모셔다 놓아진 이들은 단순히 병을 치료받은 것이, 아니라 이웃을 위한 소중한 마음이 결코, 헛되지 않다는 것도 확인받은 것입니다. 굽어진 마음, 오그라든 마음, 상처 입은 마음은 일반 병원에 가서 치료받을 것이 아닙니다. 사랑으로 다가오시는 주님 안에서만이 온전하게 치유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병을 고쳐줄 능력이 있는 분이시지만 육신의 치유자로만 보면 부분을 전체로 보는 오류를 범하는 것입니다. 과거에 매여 있는 중병이 있다면 예수께 손을 댄 사람마다 구원을 받았듯이(마르6,56) 오늘 우리가 구원을 위한 행동을 취해야 하겠습니다. 또한 예수님께서 병자들을 귀찮게 여기지 않으시고 모두 고쳐주셨듯이 우리도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결코, 외면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예수님의 손길을 받고 열이 가신 부인은 곧 예수님과 그 일행의 시중을 들었습니다(마르1,31). 마찬가지로 하느님의 은총으로 주님의 자녀가 되고 죄를 용서받아 구원을 얻은 우리도 주님의 시중을 들어야 합니다. 시중을 든다는 것은 그분이 무엇을 원하시고 기뻐하시는지를 알고 그에 맞는 것을 행하는 것입니다. 그분이 원하시는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다른 동네에도 가야 한다’하시며 복음을 선포하신 일입니다. 이제 우리가 그 일을 해야 합니다. 주님을 믿는다고 하면 마땅히 해야 합니다. 그리고 가끔은 ‘마땅히 시중을 들어야 한다’하고 고백할 만큼 내가‘구원 받았음’을 확신하고 있는지 생각해 볼 일입니다. 더 큰 사랑을 담아 사랑합니다.
첫댓글 아 멘. 감사합니다 .
아멘.
감사합니다.
아멘. 감사합니다 💕
오늘 우리가 구원을 위한 행동을 취해야 하겠습니다. 아멘
아멘!~~~"고정관념 "
묵상 하고갑니다.^^
잔 밴 헤메션(Jan van Hemessen)의 <치유받은 중풍병자>, 1500년-1566년 경), 유채, 108x76cm, 내셔널 갤러리, 워싱턴, 미국.
이 작품에는 예수님으로부터 치유 받은 중풍병자가 침낭을 둘러메고 집으로 가는 모습이 전면에 크게 묘사되어 있다. 이 사람이 어깨에 메고 있는 커다란 침낭은 중풍병자였을 때 그의 삶이 얼마나 힘들었던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왼쪽에는 치유의 기적이 일어났던 작은 집이 표현되어 있다. 네 명의 친구들이 중풍병자를 지붕으로부터 예수님께 내려놓는 모습과 예수님의 치유 장면이 작게 묘사되어 있다.
아멘
신부님 고맙습니다
오늘 우리가 구원을 위한 행동을 취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