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5주간 화요일 (마르7,1-13)
헛되이 섬겨서는 안 된다
오늘 복음은, 유다인의 전통 중에 음식을 먹기 전에 손을 씻는 관습이 있었는데, 왜 손을 씻게 되었는가에는 관심이 없고 손을 씻지 않았다는 것에만 마음을 둔 것을 지적해 줍니다. 사실 모든 음식은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주시는 육체적인 생명의 양식으로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그렇다면 하느님께서 주시는 선물을 합당한 마음으로 먹기 위해서 음식을 먹기 전에 손을 씻는 것은 기본적인 예의였습니다.
손을 씻는 것은 위생적인 의미도 있지만, 정화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미사 전례 때에 참회 예절이 있듯이 하느님께 대한 경외심과 예의를 갖추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은 그 내용은 잊은 채 겉모양의 전통을 고집하면서 내용을 소홀히 하는 오류를 범했습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각기 지켜야 할 전통과 관습이 있지만, 그것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재해석하고 쇄신할 수 있어야 미래에 희망이 있습니다. 더욱이 사람의 전통은 사람의 전통일 뿐입니다. 그것이 하느님의 계명을 대행하거나 거기에 맞설 수는 없는 법입니다. 아무리 좋은 전통이라 해도 그로 말미암아 하느님의 법이 훼손된다면 그 전통은 마땅히 쇄신되거나 부정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마르2,2). 고 말씀하셨습니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성경을 인용하여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지만, 그 마음은 내게서 멀리 떠나 있다. 그들은 사람의 규정을 교리로 가르치며 나를 헛되이 섬긴다”(마르7,6-7). 고 말씀하셨습니다. 만약 우리가 알맹이보다도 껍데기에 마음을 빼앗긴다면 여전히 같은 꾸중을 들을 것입니다. 내용보다도 형식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강조하며 거기에 얽매이다 보면 우리의 예배는 헛되고 헛된 행위가 되고 맙니다. 따라서 우리는 전통을 중요시하되 그 의미와 내용을 제대로 알고 합당한 예배를 드려야 합니다. 형식은 필요합니다. 그러나 본질적 내용을 소홀히 하는 형식은 율법주의적입니다.
그렇다면 아무리 좋은 전통과 관습이라 하더라도 하느님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그것은 이미 좋은 것이 아니니 마땅히 바꿀 수 있어야 합니다. 간혹 “부득이 주일미사 참례를 못하여 주님의 기도 33번을 하였는데 고해성사를 보아야 하느냐?” “몸이 불편한데 미사 전례 때 앉고, 일어서고, 꿇는 것을 따라 해야 하느냐?” “얼마 전에 고해성사를 봤는데 판공성사를 또 보아야 하느냐? 텔레비전 통해 미사에 함께했는데 고해성사를 봐야 하느냐?”라고 묻는 분들이 계십니다. 일일이 답해 드려야 합니까? ‘코로나19’의 감염병 창궐로 말미암아, 전례와 관련 관면이 많이 주어졌던 탓이 있겠지만, 관면의 문제보다 하느님과의 긴밀한 관계 형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행하는 것의 의미와 내용을 알고 거기에 얼마나 충실하였는가입니다. 주님께서 명하신 바에 얼마나 사랑으로 응답하느냐의 문제입니다. 법은 함부로 무시하여서도 안 되고 내 입맛에 맞게 합리화시켜서도 안 되느니만큼 하느님께서 기뻐하실 전통과 관습을 지켰으면 좋겠습니다. “말로나 혀끝으로 사랑하지 말고 행동으로 진실하게 사랑합시다.” 우리에게 먼저 필요한 것은 주님께서 주시는 사랑을 헛되이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더 큰 사랑을 담아 사랑합니다.
첫댓글 아멘. 감사합니다 💕
아멘.
감사드립니다.
전통을 중요시 하되 그 의미와 내용믈 알고 합당한 예배를 드려야 합니다. 아멘
아멘
신부님 고맙습니다
아멘!~~~"전통과 관습"
묵상 하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