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보(李奎報)-井中月(정중월)(우물속의 달)(달빛을 탐내다)
山僧貪月色(산승탐월색) 산에 사는 중이 달빛을 탐내더니
幷汲一甁中(병급일병중) 물 긷는 병에 달을 담았네
到寺方應覺(도사방응각) 절에 가면 바로 알게 될 거야
甁傾月亦空(병경월역공) 병이 기울면 달 또한 없어진다는 걸
*위 시는 “생각이 맑아지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한시 김용택의 한시산책1(김용택 엮음)(화니북스)”에 실려 있는 것을 옮겨 본 것입니다.
*김용택님은 “우물 속이 달빛을 탐냈다는 중의 마음이 왠지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나도 우물 속에 뜬 달 길어다가 당신께 드리고 싶습니다. 그 물 마시고 나면 달도 없어지겠지요. 있어도 없는 것이요. 없어도 있음의 의미를 담은, 읽을수록 속뜻이 우물같이 깊은 시입니다.”라고 감상평을 하셨습니다.
*이규보[李奎報, 1168년(의종 22) ~ 1241년(고종 48), 자 : 춘경(春卿), 호 : 백운거사(白雲居士), 지헌(止軒), 삼혹호선생(三酷好先生), 시호 : 문순(文順), 초명 : 인저(仁氐), 지금의 여주(驪州)인 황려현(黃驪縣) 태생]-고려 중기의 대문호. 그의 문학은 자유 분방하며 웅장한 것이 특징이다. 시에 있어서, 그는 이인로(李仁老) 계열의 문사들이 대개 형식미에 치중하고, 기골(氣骨)․의격(意格)을 강조하고 있으며 신의(新意)와 창의(創意)를 높이 사고 있다. 그의 일가(一家)는 그 곳의 재향지주(在鄕地主)였다. 아버지 윤수(允綏)는 개성에서 호부낭중(戶部郎中)까지 이르는 관리 생활을 했으므로 소년 시절(8~16세)을 당시의 수도인 개성에서 보냈다. 9세에 이미 신동(神童)으로 널리 소문이 났지만, 소년시절부터 지나치게 술을 좋아하고 방종한 생활을 하여 과거시험을 보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과거시험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시 짓기만 일삼아 세 번이나 사마시(司馬試)에 실패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불운이 오히려 그의 문학을 위해서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니 그의 대표작이라 불리는 작품들 이를테면 <동명왕편 東明王篇>·<개원천보영사시 開元天寶詠史詩>·<화삼백운시 和三百韻詩>와, 24세 때 아버지를 여의고 천마산(天摩山)에 우거하며 지은 <백운거사어록 白雲居士語錄>, <백운거사전 白雲居士傳> 등이 모두 이 시기에 지어졌다. 술과 시작(詩作)에 몰두하다가 22세 되던 해 봄에 이르러서야 사마시에 첫째로 뽑히게 되었다. 특히 이 시기에는 <노극청전 盧克淸傳>과 <경설 鏡說>도 지었다. 이규보는 많은 사람들의 천거로 직한림원에 보임되면서부터 벼슬길에 올라 최씨 정권의 비호를 받으며 출세가도(出世街道)를 달렸는데 66세에 드디어 상서(尙書) 벼슬까지 이르렀다. 이 당시에도 국가적 필요에 의해 지은 글이 많은데 서장(書狀), 표장(表狀), 교서(敎書), 비답(批答), 조서(詔書) 등으로 이러한 문장 속에는 당시의 시대상황을 잘 반영하고 있다. 말년에는 74세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대부분 시작(詩作)에 소일하였다. 이규보의 관직생활을 정리하면 1199년 전주목사록 겸 장서기(全州牧司錄兼掌書記)가 되었고, 1202년 병마녹사 겸수제(兵馬錄事兼修製)를 거쳐 1207년 최충헌(崔忠獻)에 의해 권보직한림(權補直翰林)으로 발탁되었다. 이규보를 무인정권에 협조한 문인이라 하여 권력에 아부한 문인이라고 평하는 이도 있다. 그러나 그는 뚜렷한 국가관을 지녔으며, 민족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고, 또 외적에 대한 항거 정신이 높았는데, 이러한 정신은 민족서사시인 <동명왕편 東明王篇>에 잘 나타나 있다. 그의 문학은 자유 분방하며 웅장한 것이 특징이다. 시에 있어서, 그는 이인로(李仁老) 계열의 문사들이 대개 형식미에 치중하고 있는 데 반해, 기골(氣骨)·의격(意格)을 강조하고 있으며 신의(新意)와 창의(創意)를 높이 사고 있다. 그는 당송 고문(唐宋古文)의 전통을 이으려 애썼지만, 그의 산문은 고문이 주는 구속에 사로잡히지 않고 자유스럽게 의사를 표현하고 있다. 명문장가인 그가 지은 시풍(詩風)은 당대를 풍미하였으며, 몽골군의 침입을 진정표(陳情表)로써 격퇴하기도 하였고, 저서에 ‘동국이상국집’, ‘국선생전’ 등이 있으며, 작품으로 ‘동명왕편(東明王篇)’ 등이 있다.
*汲(급) : 길을 급, 1.(물을)긷다, 푸다, 2.인도하다, 이끌다, 3. 당기다,끌어당기다
첫댓글 아름다운 시에 마음은 따뜻해져 오고...
물 속의 달을 어찌 이리 표현했을까...
그 달이 아름다워 달을 잡으러 뛰어 든 시인도 있지요....
ㅎ, 지기님의 댓글이 멋지네요.
댓글에 감사드리고,
행복한 금요일과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