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 8시 10분..
주중에 마침 출근 없이 노는 딸 내외에게 오랫만에 부모노릇 한번 제대로 해보라고
외손주 녀석을 맞겨두고 느긋이 딍굴 요량으로
욕조안에 물을 가득 받아
몸을 담고 '노래가락 한 소절 흥얼거리고 있는데
.손 전화 벨이 계속 울린다.
샤워 하다 말고 물 뚝뚝 흘리며 전화를 받자 청주 오래된 마당발 지인이다
'왜?? 샤워중이니까 용건만 간단히....'
" 잠깐만요~~" 하더니 누굴 바꾸어 준다.
"선생님~ 저에요~~ 박ㅎㅇ~ 어제 밤에 내려 왔는데
ㅇㅁㅅ 하고 오늘 여주 가려고 하는데~~ 제가 지금 뫼시러 갈께요~~"
ㅂㅎㅇ 여사....몇해전에 청주에서 이사간 서울살이 외롭다고 맨날천날 후회막급한 이사후기를
밤마다의 전화로 미주알 고주알이더니
오랫만에 청주에 내려와 보고 싶다 안달이니 이를 어쩌랴~~
'에구~ 박여사~~ 어쩌지?? 나 수원에 와 있고... 오늘 약속도 있는데...'
(나가기 싫어 약속 핑게를 대 보지만...)
"ㅎㅎ 그런줄 알고 벌써 수원 다와 가네요~~ (수원 주소는 얼마전 다녀간 지인에게 얻었다고)
오늘 약속 모두 취소 하시고 우리랑 함께 갈곳이 있어요~~~지금 집 앞으로 갑니다" 뚝!!!
난감 하다~~어쩐다???....
그녀들을 만나면 이유없이 하루가 종일 먹고 떠드는 일이니....
오랫만의 온전한 주중의 내 날을 의미없이 보내는게 못내 싫었지만
하여튼 하던 샤워나 마저 하고 도망치는 수 밖에...
그런데 얼굴에 로션도 바르기전에 들이닥쳐 납치....
맨 얼굴에 모자 하나 꾹 눌러쓰고
'에라~ 모르겠다~~ 가자~ !!!!
가을 빛 푸른 고속도로는 행락객들인지 아니면 급하게 볼일을 보러 가는 차들인지
저저금 이유를 달고 쌩쌩 달리고 있고
갓길 옆으로 가을 꽃 들이 무리무리 피어있는 길을 두어시간 달려 여주에서도 한참을 들어 가는
스님의 산방에 도착 하자
맛있는 산 음식 내음이 미감을 자극하고 정원에 연꽃 진 연잎들이 하늘하늘 반겨주는 이층 아담한 산방...
처음 뵙는 ㄷㅈ 스님은 스님이라기 보다는 도인에 가까운 ...
스키서부터 해외 나들이 낚시광에다 외제 차 보다 값비싼 오토바이와 스쿠버 장비까지 갖춘 그야말로
사회말로 오색ㅈㄴ 이엇다
이층으로 안내 받아 들어서면서 놀라움과 경이로움으로 입이 다물어 지지 않았다.
정갈하게 꾸며진 다실에 ... 그 곁의 주방에는 일류 호텔의 조리기구 같은 이름있는 주방기구들이 빛을 발하고...
하여튼 잠시 산방구경을 마치고
스님이 나들이 요리사를 시켜 만들어둔 호화로운 음식을 눈으로 혀로 맛 보다가
오리고기를 맛나게 먹는 스님께 물었다.
"스님도 오리고기를 드세요?"
"네~~!! 水泳草'(물속을 헤엄치는 풀)이니 못 먹을일 없지요. 한다

닭고기를 가리키며
'이건 越錟草(월담초- 담넘어 다니는 풀)...

소 갈비를 가리키며 이건 斧片草(부편초 -도끼로 조각난 풀).....
참으로 명쾌한 나름대로의 해석으로 금기식을 합리화 시켜 먹고 마시는 땡중의 요리 이론을 들으며
이것저것 의심과 야유를 물고 넌즈시 비꼬아 주려던 혀를 입안에 말아넣고 말았다.

요즈음은 佛悌者 답지 않은 스님들이 참~ 많은 세상이라더니....
바로 그런 한 사람 만나보면서
어느 부자의 별장 같은 산방에 고가의 골프채며 낚시대, 지하의 노래방...골동품 등등....
ㅎㅎ... 21세기 별나라 절에 다녀온 .....
덕분에 현세에 믿을만한 신은 역시 金錢이 최고인듯 하여 약간은 씁쓸한 기분도 들었구요~
사진 찍히기를 거부 하여 끝내 그 독특한 스님(?)의 모습은 올리지 못했네요~
스님의 주방 곁에 작은 법당에 앉아계신 부처님께 몇푼의 불전은
그 스님께 아무 도움이 되지 않을듯 하여
아예 불전도...절 하는것도 포기하게 만든
별난 佛子 도 있다는걸 배우고 왔으니 그도 부처님 은덕 아닐런지요~~ㅋㅋ
암튼 송이와 최고 식자재로 만든 공양은 정말 맛있더라구요~~ㅎㅎㅎㅎ

귀한 식재료로 만든 음식과 귀한 차 등.. 하루 종일 먹고 마시고....
살을 또 몇키로나 찌우고...명인들이 만든 도자기와 여러가지를 선물로 안고
우린 밤 열시가 넘어서야 수원으로 돌아 날 내려주고 각자의 홈으로 돌아갔다.
편히 살 팔자가 아니란건 진즉 알았어도 .. 늙어 갈수록 더 바빠지니......
어디 잠수 타러 가던지 해야 겠습니다.
첫댓글 예전에 불교 강의를 들으러 조계사에서 수련할 때에 佛法강의하던 젊은 스님이 절(寺)음식은 고기가 없어서 외식한다는 말을 듣고 수행포기했었던 일이 있었지요.
예전에 3.000拜하며 수행하던, 參禪하며 苦行하던 그래서 깨닮움을 얻던 스님들의 모습은 세상의 변화에 사라저가는게 종교의 믿음이 퇴색되나봐요.
하기사 죽은 고기덩어리도 못다루면 산고기덩어리는 어떻게 다루노...인기 많은 주여사 군모쓰신 모습이 넉넉해보여요.
주여사님이 산방 차리시면 가볼려고 하는데 갈수있으려나?...
용아 선배님 아니그래도 비구니 목탁소리에 불가에 귀의 하고픈 내력 어이 아셨을지요.ㅎ
언젠간 속세의 인연 끊지 않을 아담한 산방 하나 차려두고
그리운이들 속속 초대하여
뒤란 곡차통 곰삭은 약초주 걸러놓고 정깊은 이야기에 밤새울일이 있겠습니다.ㅎ
나야 중 노릇은 깨었다 죽어도 못할 모지렁이니 그냥 부처 모시지 않는 자연 보살....ㅎㅎㅎㅎㅎ
@봉쟈르쥬 어느 큰스님 한분이 스님房을 찾아간 나를 꼼꼼히 보시더니 혹시 머리깍을 생각있느냐 하시기에 스님~이승에서 하고픈 일이 너무 많아 머리는 않 깍을렴니다 했었지요. 나도 아담한 산방차리고 곡차, 산야초차 담궈뒀다가 酒님 고픈 친구 불러서 情談나눌 생각 했었지요. 스님은 못되유...ㅎㅎ...
@용아 서울 근교에다 차리시면
곡차 안주 입다시 거리는 제가 준비해서 가져다 드리지요.ㅎㅎㅎ
@봉쟈르쥬 와~錦上添花라 누가 말했던가...
우선 배경음악 심취해서 한참 머물러듣습니다.
인터넷 60세 가을학기 배우고 처음으로 가입한 카페가 국악카페 벌써 17년?
판소리 듣고 배우며 명창은 못되드라도 귀명창이라도 되자고 건방진 생각을 했지요..허참!ㅎ
글구~진짜 땡초스님인가 봅니다.
육고기를 드시다니 ㅎㅎ 잘 듣고 잘 읽고 갑니다............보고싶고 그립다 봉쟈르쥬 그대...........!!
선배님 언제 날 잡아 서울 신사동 북 놓아둔 요리집에서 그리운 사람들끼리
소리 한자락씩 주고받으며 음담패설 소리에 담아 세상을 향한 속 풀이도 해 가며 만나뵙지요.
선배님 눈 수술 끝나고 좀 우선해 지면 연락해 주세요.
꼭 한번 뭉쳐서 소리가락 한번 멋들어지게 나눔하게요.ㅎ
@봉쟈르쥬 혹시 종각 근처 금강제화 돌아서 11번 길인가 ..'이조식당' 아닌감...국악카페 회원이랍니다.
이제 아침먹으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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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외손주 녀석 재워두고 커피 한잔 내려 들면
버릇인냥 들리는 곳... 5670 까페입니다.ㅎ
에구머니 시방 들어와 보니 녹익은 마우님들의 선후배 오고가는 정담이 칠순잔치 설레일 주방보다 훨 흥미롭고 경사스런 분위기 에 매료되는 이 아침이네요.
주여사 덕분에 풍겨나는
이 향기에 감동 감탄 !
고맙습니다.
지금쯤 칠순잔치 한마당 자리에 참석하고 계시겠네요.
우리 말방 선배님들 팔순 잔치때는 쇤네가 제자들 앞세워 권주가 제대로 올리겠습니다.ㅎ
@봉쟈르쥬 정말요 ? 아이 좋아라
근데 팔순까지 건강 유지 될런지 의문이됩니다. ㅋ
산방속에 뒷방의 눈에익는재료들의 먹음직한 것~~~~~~속에서 ~~곡주한잔 ~~~굿이네~~
희망사항입니다.ㅎㅎ
봉쟈르쥬 땡초 스님 이야기 읽어면서 나도 땡초못지않은 불자지만 세상에 이런 막가는 땡중이 있나싶어서
부끄럽네요..땡중들이 술을 먹을때는 곡차라고 한다는 소리는 들었어도 닭이나 오리를 풀로
이름붙임은 참으로 대단한 머리를 쓴것같아 씁쓸함을 느낍니다..
그 호화판 생활을 할수있는 능력은 어디서 오는건지..궁금합니다..
말 그대로 염불 보단 잿밥에 더 연연하는 그런 분인듯 했습니다.
제대로 된 부처님 제자야 어이 저리 생활을 하겠습니까??
속세에서 여러가지 피치 못할 피난처가 필요해 그저 외진 야산 작은 산방하나 차려두고 이름만 불자인 그런분 같았습니다.ㅎ
전 진정한 수도자이신 법정스님'의 佛度可를 존경하는 사람입니다.
저리도 호화로운 생활은 자신의 부모에게 물려받은 상속의 넉넉함으로 이루어진듯 하더이다.
눈 찌뿌리게 사는 삶들이 어이 저런 분들에만 국한 하리오.
속세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수 있는 광경이지요.
괴념치 마십시요.
제가 분명 앞에 제목으로 말씀 드렷듯이 불도자로 인정치 않은 '땡중의 산방'입니다
몇 년전 어느 스님 께서 내차를 타고 가시면서 아야기를
나누는데 중도 고기 먹어야지 아니면 어디서 영양 보충
하냐고 하시던 말씀이 생각 나네요, 나 이음악에 취해 듣고
또 듣고 눈 물이 나려 한다.
석용산 스님 기억 나지요??
'여보게 저승갈때 무얼 가지고 가나?'의 저자
나중엔 여러가지 잡문에 휘말려 명성이 내동댕이쳐진...
그분의 시 한수 올려봅니다.
삶 / 석용산 스님
외로우면
외로운대로 좋다
슬프면
슬픈대로 좋고
아프면
아픈 대로
그리우면
그리운대로 좋다
삶은
저지른 이의
가슴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