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ene은 “고요한, 평화로운, 조용한, 침착한”이란 뜻이다. 2013년 7월 1일 한국 여자 골프 선수 박인비가 제68회 유에스여자오픈에서 우승함으로써 메이저 대회 3연승의 ‘괴력’을 발휘하자, 『월스트리트저널』은 박인비를 가리켜 ‘평온의 골프여왕(Golf’s Queen of Serene)’이라고 했다. 골프 전문매체 『골프다이제스트』는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한결같은 퍼트로 자신이 ‘심장 멎은 사람’ 같다는 걸 증명했다”라고 말했다.
serene은 이탈리아어 sereno에서, sereno는 ‘bright, clear’란 뜻을 가진 라틴어 serenus에서 나온 말이다. serene은 serenade(세레나데)와 같은 족보를 갖고 있다. 세레나데는 오늘날 ‘저녁 음악’이라는 뜻으로 쓰이지만, 어원상으론 ‘저녁’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
serene의 명사형인 serenity는 “(하늘 · 기후 등의) 고요함, 맑음, 화창함, 청명, (마음 · 생활의) 평온, 평정, 침착”을 뜻한다. “Serenity Prayer(평온을 비는 기도)”는 미국 신학자이자 정치학자인 라인홀드 니부어(Reinhold Niebuhr, 1892~1971)의 유명한 기도문이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God, grant me the serenity to accept the things I cannot change, the courage to change the things I can change, and the wisdom to know the difference(신이시여, 제가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평온함을, 제가 바꿀 수 있는 것들을 바꾸는 용기를, 그리고 그 둘의 차이를 알 수 있는 지혜를 제게 주시옵소서).
세상을 살다보면 내가 할 수 없는 일과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키가 작거나 피부가 검거나 흰 것은 바꾸기 어렵다. 이것은 사실 그대로 인정할 수 있는 평온함이 필요하다. 그러나 용기만 있으면 술이나 담배는 끊을 수 있다. 이렇게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의 차이를 아는 지혜도 필요하다. 물론 평온과 용기와 지혜는 주님이 주시는 선물이다.
단숨에 하루를 살듯이 알차고 뜨겁게 살아야 한다. 일순간을 즐기되 후회 없이 마음껏 즐겨야 한다. 말할 것도 없이 천박하지 않고 고상한 즐김이다. 실로 고난은 변장된 축복이요 평화에 이르는 통로다. 세상을 내 뜻대로 바꾸는 일은 정말로 어렵다. 세상을 바꾸기 전에 내 관점과 태도부터 바꿔야 한다. 세상을 탓하기 전에 현실 그 자체를 겸허히 용납하는 달관이 필요하다. 더욱이 내 뜻을 주님의 뜻 아래로 내려놓을 때 모든 것이 합해서 선을 이룰 것이다.
그리고 이 세상에서는 알맞게 행복하면 된다. 지나친 복, 과복(過福)이 되어서는 안 된다. 주지육림에 빠진 채 원하는 것은 뭐든지 손아귀에 쥐는 화끈한 복, 열복(熱福)을 누려서도 안 된다. 낙이불음(樂而不淫), 즐거워도 도를 넘어서는 안 된다고 하지 않는가. 이 땅에서는 분수에 맞고 깨끗한 복, 청복(淸福)을 누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