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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일 수업제의 증후군과 대책♣ |
2012학년도 교육이 학교교육계획에 의해 3월 1일부터 시작되었다. 새롭게 등장한 것은 올해부터 ‘주5일 수업제’가 전면 시행되어 한 달에 네 번 혹은 다섯 번의 쉬는 날이 늘어난 것이다.
주 5일 수업제의 시행은 학생은 물론 학부모와 교사들의 생활방식에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게 되는데 노는 토요일을 어떻게 보내느냐 하는 것이 당면한 문제가 된 것이다.
공교육에만 의존하는 농어촌 학교의 어린이들을 어떻게 지도 관리할 것인가가 문제다. 주5일제 수업을 하게 된다면 일주일에 4시간, 1년이면 무려 192시간이나 되는 학습결손 현상이 일어나는데. 우리나라는 학력을 중시하기 때문에 공부시간을 줄이게 된다면 예전보다 더 학력저하가 생길 수 있어 토요일에 해오던 시간을 다른 요일에 추가함으로써 7교시~8교시 수업을 하는 날도 있어서 방과 후 시간 운영도 문제가 된다.
주5일제 수업의 목표가 자주적 학습 능력과 자질을 길러주며, 더 나아가서는 가족과의 유대 증진과 지역에서의 사회체험을 통해 바람직한 인간성을 형성하는 데 있다는데, 휴일에 밖에서 박물관, 미술관, 유원지 등으로 가면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경제적인 부담이 가중하게 된다. 공교육에 의존하는 대다수 학부모가 가정교육차원에서 자녀를 인솔해 교육할 수 있는 가정의 수가 많지 않을 것이므로 주5일제 수업은 귀중한 시간의 낭비며 사교육을 조장하는 시책이라고 비판받고 있다.
그러나 학원이나 관광 서비스 업체는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고 학교는 나름대로 방과 후 교실을 중심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느라 바쁘다. 주5일제 수업이 전면 시행되면서 학부모와 어린 자녀를 둔 맞벌이 부모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학생들의 휴식 시간이 늘어나면서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를 모르고 있으며 특히 이런 시간을 어떻게 하면 알차게 보낼 것인가에 대한 방안 마련도 미흡한 상황이다.
이와 같은 영향으로 말미암아 부정적인 현상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청소년들이 사치와 향락문화에 젖어 자칫 어긋난 길로 가거나, 정신적으로 피폐해질 수도 있다는 걱정이다.
현대사회는 무엇보다도 가정의 위기를 겪고 있다.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변화되고 가족들은 서로의 동질성을 잃고 겉돌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5일 수업제가 가정의 기능을 회복할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고무적인 시각도 있다.
그러나 사교육비의 과다지출과 무계획적인 낭비와 향락생활의 타락 가능성도 엿보이고 있어 걱정이다. 과다한 사교육비지출을 할 수 없는 영세학부모들과 부부가 일터에 나가는 가정은 쉬는 토요일에 자녀 관리와 교육을 어떻게 할까? 고심한다. 순기능적 차원에서는 금요일 저녁부터 연휴가 시작되기 때문에 가족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으며 이러한 시간을 가족이 함께 보내면서 가족 간의 정을 회복시킨다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따른 경제적 부담은 더욱 증가하기 때문에 현재 우리나라 모든 국민의 상당수가 오히려 이 새로운 제도 시행이 무거운 짐이 될 수가 있다. 수입은 줄어드는데 지출은 계속 증가하고 있는 사회변화 속에서 일상적인 삶의 무게가 더욱 무거워지고 버거워지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회변화를 국민이 손쉽게 적응할 수 있는 제도적 방침이 뒤따라 주지 않으면 또 하나의 걱정거리가 늘어나고 고통만 증가할 것이 뻔한 일이다. ‘노는 토요일’이 그냥 일주일에 하루 더 노는 날이 되어서는 안 된다. 즐겁고 행복한 토요일로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생활환경을 바꾸어야 한다. 시대적 흐름에 맞는 노력과 함께 시스템이 뒤따라야 한다.
여기에는 국민의 정신세계를 이끌고 있는 종교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지역에 있는 교회나 성당, 사찰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실시하여 누구도 부담 없이 다가올 수 있도록 한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학교 교육도 교사주도의 가르치는 교육에서 스스로 쉽게 할 수 있는 자율학습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교사의 가르침 없이 자료만 주면 혼자서 자유스럽게 공부하는 교육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학교교육과정 영역에서 자율학습으로 할 수 있는 분야를 골라내어 자료 제공을 해주고 스스로 찾아서 공부하게 하고 학교는 학생의 자율적인 공부 실적을 확인해주는 제도가 필요하다.
학교장 재량시간으로 할 수 있는 한자교육은 시중에 개발되어 보급되고 있는 자료를 제공하고 방법지도만 한다면 획기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따라서 할 일이 없는 쉬는 토요일이 아니라 보람있는 일을 하기 위해 기다려지는 토요일이 되게 해야 한다.
***2012년 3월 5일 정기연(전광일보 논설실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