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즈와이드 셧...
줄거리는 알려진대로,
한 중산층 부부가 서로 숨겨져 있던 욕망에 대해서
얘기를 하다가 남편이 정숙하다고 믿었던 아내의 말에
충격을 받고 하룻밤동안 일탈을 시도한다는 내용입니다.
글쎄여...
다 보고 난후 느낌은,
줄거리나 분위기면에서 많이 다르지만
그래도 스페인 영화 '오픈유어 아이즈'와 상당히 닮은
구석이 있는 것 같은데...
주인공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이 실제인지 환상인지
구분이 안되는데다, 그 기묘하고 그로데스크한 분위기까지
많이 흡사하더군여.
스탠리 큐브릭 스스로가 자신의 연출작 중 최고의 작품으로
'아이즈 와이드 셧'을 꼽긴 했지만,
그다지 새롭게 다가오는 것은 별로 없더군요.
문제의 장면도 그렇구요.
보통 큐브릭 정도의 나이가 되면 모든 인간사의 욕망에
대해 관조적으로 된다는 얘기가 있잖아요.
그래서 큐브릭도 유작으로 성에 대한 얘길 다루고,
루이스 브뉘엘이나 안토니오니, 김수용도 그랬구여.
아이즈 와이드 셧은 욕망에 대해 관조적이라기 보단,
거짓과 진실, 욕망과 죽음, 환상과 실제를
한데 섞은데서 뭔가 관능적인 요소를 이끌어내는...
그런 영화였던 것 같네여.
탐크루즈가 부인의 말에 충격받고 계속해서 일탈을 일삼다가
부인과 눈물로 화해를 하는 결말에 이르는건
다소 난데없는 것 같지만 그래도
노장감독의 눈에 우리 삶 자체가 그렇게 하룻밤의
꿈처럼 우연과 비일치가 뒤섞인 것으로 보였다고
생각하면 안될것도 없죠 뭐^^
암튼,
실제와 환상의 경계를 넘나든다는 설정으로 보면
'오픈유어 아이즈'보다 덜 참신하고,
중산층 부부의 감추어진 욕망으로 본다면
이안의 '아이스스톰'쪽이 훨씬 더 냉소적이고 날카롭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다소 남는 영화였어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