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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 Happiness [ 드라마.허진호.20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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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하고 스타일리쉬한 작금의 시대에 '행복''사랑'과 같은 단어는 참 난감하기 짝이 없는 소재이고 제목이다. '행복' 허진호 감독의 2007년 작품이다. 흘러간 유행가 가사 같은 제목과 소재로 감독은 우리에게 무엇을 선보일지 지켜보기로 하였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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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허진호 감독의 영화를 무척 좋아한다. 어찌보면 상투적이고 신파적인 장면들과 얘기가 곳곳에 숨어 있어 피식 웃게도 만들지만 그것이 허진호 감독의 스타일이고 개성이며 꽤 불친절한 감독이다. 예전 '8월의 크리스마스'와 '봄날은 간다'나 '외출'이라는 대표적 작품을 기억해 본건데, 이들 영화 곳곳에 이루지 못한 사랑과 이별이 등장한다. 통속적이고 신파적인 구조를 이룰 수밖에 없는 이것들을 신파적이되, 근사하거나 현실감 없는 낭만만을 그득 담아 보기 좋게 치장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허진호 감독의 멜로는 늘상 가슴이 싸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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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방탕하기 그지없는 남자 영수, 폐가 40%밖에 없지만 아직은 쓸만하다고 능청스럽게 동거를 제안하는 은희, 이들은 그렇게 '행복'을 보여준다. 연애,사랑의 시작은 누구나 동일하다. 행복하다. 행복하기 그지없는 이들의 알콩달콩 쌉싸름한 이들의 동거와 연애를 보여주며 우리는 진짜로 세상이 살만하며 행복하다고 느낀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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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의 연애가 시작되는 곳은 다름아닌 언제 죽음이 찾아올지 모르는 그러나 무던히 살고 싶은 사람들이 요양하는 '희망의 집'이다. 방탕아인 영수는 돈도 애인도 떠나보내고 간강변이라는 병까지 얻어 들어온 '쪽팔리는 인생'의 은신처로 선택한 곳이고, 8년째 심각한 중증 폐결핵으로 언제 죽을지 모르는 40%의 폐를 가지고 있는 은희의 '마지막 보금자리'인 곳에서 행복이 시작되는 것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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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보여주는 시시콜콜의 연애담은 그저 조금 헌신적이고 지극하고 알콩달콩하다는 것 빼고 그다지 우리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스틸사진의 이들 모습이 바로 그 연애의 진행형을 보여줄 것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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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들 사랑의 결말이 얼마나 비참하고 남루하게 또는 보잘 것 없어지는데 그다지 관심이 없다. 왠만한 나이가 되면 변하지 않는 감정은 세상에 그다지 흔치 않다는 것 쯤 경험으로 알게 되고 그 상처가 유달리 크고 작든 누구나 사랑과 연애의 뒷끝(?)은 그다지 유쾌하지 않다는 것을 안다. 소위 말하는 멜로영화를 보고 울지 않기로 한몫하는 내가 이 영화가 끝나고 앤딩크레딧이 다 올라가는 동안 펑펑 울음을 쏟을 수 있었던 것은 영화 후반부에 등장하는 은희의 시신에 수의을 입히는 씬을 보는 순간 은희의 죽음이 아니라 가장 행복할 수 있는 기회인 '사랑'을 늘 끝까지 지켜내지 못하는, 진짜로 '행복'할 수 있는 순간을 늘 지켜내지 못하는, 미련한 영수의 生과 우리들의 生이 폐부를 찔렀다. 참 많이 울었다. 한참을 울고는 행복을 떠올렸다. 죽을 때까지 어떻게 행복해야 할까 하고 말이다... . 행복의 나라에서... 지난날의 실연이나 첫사랑이나 하소연을 떠올리며 펑펑 날잡아 울어보고 싶거든 이 영화를 추천한다.
2007년 어느날 총아 끄적거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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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나라로 /한대수 (통기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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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보고 싶은 영화는 많은데 시간은 없고...총아 님 땜에 몸살이 납니다 ㅎ~~
주어진 사랑과 행복을 끝까지 지켜내지 못하는 유한한 우리의 생... 그래서 슬퍼 눈물 흘릴 수밖에 없는 생이지만 그나마 그 아픔을 누그러뜨리는 방법은 최선을 다하여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뿐이겠지요? 날 잡아 <행복>을 보며 펑펑 울어나 보며 총아 님께 감사해야 하나 원망해야 하나, 벌써부터 그게 걱정이네요. ^^*
8월의 크리스마스,봄날은 간다,외출.. 허진호 감독의 영화들 저도 좋아하여 다 본 작품인데 이 '행복'은 못봤습니다. 리뷰를 읽고 다시금 삶을 생각하게 하는 힘을 주시는 총아님..행복할 수 있는 순간을 지켜내지 못한 채 미련한 날들로 귀한 生을 다 보내버리진 말아야 겠습니다...고맙습니다....일요일 아침 느지막히 일어나 부스스한 모습으로 커피 두잔 타서 한잔은 총아님을 위해 내려 둡니다..^^*
..별꽃님의 일주일전과 비슷한 모습으로 총아님 리뷰 다시 읽어봅니다..........ㅎ 오늘 커피 담당은 제가 할랍니다..한 잔 내려두고 갑니다..우리들의 행복을 위하여.............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