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언저리길<3>
평사리 들판과 고소성
소설 <토지>의 무대 속으로
미서정류장~평사리들판~최참판댁~고소성~외둔정류장
조선 중기의 문인 이중환이 지은 지리서 <택리지>를 보면 '산수가 대단히 아름다운 곳'으로 지리산 남부의 화개와 악양을 손꼽았다.
그중 악양의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건 뭐니 뭐니 해도 평사리다. 지리산의 웅장한 산세와 섬진강 맑은 물이 흐르는 사이에 위치한 드넓은 벌판, 그리고 그 풍경과 함께 되새김질할 만한 역사의 흔적들. 소설 <토지>의 주무대인 평사리 들판과 최참판댁, 그리고 덤으로 고소성까지 한달음에 둘러볼 수 있는 걷기여행 코스이다.
최참판댁이 있는 <토지> 촬영세트장은 매년 5월 초순에 개최되는 하동야생차문화축제와 매년 10월에 개최되는 토지문학제의 축제 장소이기도 하다. 축제 기간에는 본문에 언급한 '평사리 청보리밭 걷기'를 비롯해 다양한 이벤트를 즐길 수 있다. 또한 축제 기간에는 최참판댁 관람료를 받지 않아 ㄱ로소성을 다녀오는 일정이 더욱 수월해진다. 덧붙여 최참판댁 뒤편에 있는 한옥체험관뿐만 아니라 최참판댁과 인근 초가집들을 리모델링하여 숙박이 가능하게 하는 공사가 진행 중이라 앞으로 더욱 찾기 좋은 여행지가 될 전망이다.
▶걷는 거리:총 10.3km(단축 3.4km, 15~20구간 제외) ▶소요시간:3시간30분~4시간(단축 1시간30분)
▶출발점:경남 하동군 악양면 미점리 미서마을 ▶도착점:경남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외둔마을 ▶추천테마:아이들과, 연인끼리, 여럿이, 봄·초여름·가을에
*대중교통
서울남부터미널~하동터미널 07:30~19:30(7회 운행)
부산서부시외버스터미널~하동터미널 07:00~19:00(13회 운행)
하동~미서 07:30~20:30(15회 운행)
외둔~하동 07:50~20:50(15회 운행)
*승용차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진주분기점~남해고속도로 하동나들목~계천사거리에서 우회전~하동포구터널~횡천교~19번 국도~악양삼거리에서 우회전~섬진강마트~미서정류장. 미서정류장 직전의 왼쪽 섬진강마트에 양해를 구하고 주차한 후 미서정류장으로 간다.
돌아갈 때(외둔정류장~섬진강마트) 외둔에서 군내버스를 타고 다음 정류장인 개치에서 내려 걸어간다. 혹은 최참판댁에서 내려와 1003번 지방도로를 만난 지도10(21)번 지점에서들판길을 곧장 가로질러 지도3번 지점에 도달한 후 축지교를 건너면 미서정류장 방향의 섬진강마트까지 빠르게 갈 수 있다.
*숙박
최참판댁 한옥체험관 http://cafe.daum.net/noveltoji 055-880-2675
*식당
지도1번 지점 인근 자연횟집, 최참판댁 읍내장터
*매점
최참판댁
*식수
지도13번 지점, 한산사
*화장실
최참판댁, 한산사 앞
*맛집
명성콩국수 하동터미널 옆에 있는 30년 전통의 콩국수집. 하동군 내 밭에서 재배한 순수 국산콩을 듬뿍 넣어 만든 콩국을 쓴다. 055-884-3312.
미서정류장~평사리공원(지도 1~5)
경남 하동군 악양면은 박경리 선생의 대하소설 <토지>의 배경으로 너무도 유명하다. 평사리 들판과 최참판댁, 그리고 지리산 형제봉(성제봉) 자락에 있는 고소성만으로도 우리의 숨결이 넘치는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미서정류장(지도1)은 평사리 들판의 동쪽 도로변에 위치해 잇다. 일단 미서정류장에 내리면 악양면 소재지 방향(북쪽)으로 도로를 따라 걸어야 한다. 이내 '최참판댁' 이정표(지도2)가 나오는데, 이곳에서부터 평사리 들판 방면으로 길을 꺾는다. 축지교를 건너면 형제봉에서 흘러내리는 능선과 능선 사이로 놀랍도록 평평한 들판이 펼쳐진다.
축지교를 지나면 들판이 한결 가까이 다가온다. 왼쪽으로 두 갈래 길이 나오는데(지도3), 곧장 들판으로 내려서는 길과 둑방으로 쭈욱 연결된 길이다. 이곳에서 들판으로 내려선 뒤 우회전하여 계속 직진하면 최참판댁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다. 얼른 아래쪽 들판으로 내려가고 싶을 테지만 평사리공원을 둘러보기 위해선 일단 둑길 쪽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다.
평사리공원은 해수욕장만큼이나 드넓은 백사장이 있어 잠시 거닐기에 좋은 곳이다. 폐기물수거 명목의 입장료(어른 1,000원, 청소년 500원)를 받는다.
평사리들판~최참판댁(지도 6~13)
앞서 진행하던 19번 국도에 올라 잠시 구례 방향으로 걷다보면 오른쪽 평사리 들판으로 곧장 연결되는 진입로(지도6)가 나타난다. 박경리 선생의 <토지>의 서두에 '고개 무거운 벼 이삭이 황금빛 물결을 이루는 들판' 이라 표사했던 곳. 그저 감탄이 절로 나오게 하는 이 들판은 1년 동안 보리와 쌀로 이모작을 하므로 시기에 따라 서로 다른 빛깔을 즐길 수 있다. 지도7번 지점 인근에서의 길 찾기는 오른쪽(북쪽) 저 멀리 '부부 소나무'를 목표로 삼으면 된다.
입장권(어른 1,000원, 청소년 500원)을 구입해 최참판댁 매표소(지도12)를 통과하면 상가가 늘어서 있는데, 그 길을 오르면 우물이 있는 갈림길(지도13)에 이른다. 시원한 물 한모금으로 평사리 들판을 걷는 동안의 갈증을 풀고 최참판댁 구경을 한다. 한옥 14동으로 이루어진 기와집 최참판댁과 그 주위 초가집 등이 볼 만하다.
고소성~외둔정류장(지도 13~22)
최참판댁 입구를 뒤로한 채 외곽 길을 따라가면 금세 간이매표소(지도15)가 나온다. 간이매표소를 지나면 고소성으로 올라가는 외길이 시작된다. 고소성으로 가기 위해서는 한산사 계단(지도16)을 오른 다음, 쭉 직진해서 숲길로 접어들어야 한다.
고소성은 사적 제151호로, 동북으로 지리산을 등지고 서남으로 섬진강을 품고 있는 천연의 요새다. 고소성 성벽은 그 높이가 3.5~4.5m에 달해 접근하기가 쉽지 않은데, 오르던 방향에서 그대로 성을 넘어 오른쪽을 보면 짚고 오를 만한 곳이 있다. 오른쪽 성벽을 오르면 성벽 중간에 소나무 한 그루가 눈에 보이므로 그곳에서 잠시 쉬면서 조망을 즐기면 된다. 고소성에서의 조망은 지금까지 걸어온 여정의 집합체 같은 것으로, 평사리 들판과 섬진강 등을 한눈에 고루 담을 수 있다.
참조:지리산길 걷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