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이제 준비물을 확인하고 맥주를 만들어 보자.
모든 도구와 용기는 미리 세척하고 소독하여 멸균 상태로 대기시킨다. 작업할 장소도 미리 청소하여 청결히 유지하고 손을 비누나 소독 액으로 깨끗이 씻는다. 새 수건을 미리 대기시켜서 작업 중 손의 물기를 씻어야 할 필요에 대비한다. 작업 중에는 말을 삼간다. 입에서 침이 튀어 잡균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
키트 내용물과 옥수수 당을 2리터의 끓는 물에 녹인다. |
냄비에 2리터의 물을 꿇이고 거기에 키트 내용물과 옥수수 당을 녹여서 준비한다. 옥수수 당 1Kg을 추가하면 나중에 완성되는 맥주의 주정 농도는 약 4도 정도가 되며 1.5Kg을 추가하면 약 6도 정도의 주정 농도가 된다.
발효 액이 분비되면 플라스틱 발효조의 절반을 찬 물로 채운다. 정제수나 미네랄 워터이면 더욱 좋지만, 수질이 좋으면 수돗물을 그냥 써도 된다.
위의 키트 내용물과 옥수수 당 용액을 찬 물이 반 쯤 들어찬 플라스틱 발효조에 붓고 골고루 저은 다음 온도를 잰다. 발효에 최적인 온도는 21-27도 범위 이므로 남은 분량의 물을 냉수 또는 온수로 그 온도가 되도록 확인하며 적당히 맞추어 23리터 표시까지 채운다.
주조용 비중계가 있으면 비중을 확인한다. 비중은 당도에 따라 달라지는데 옥수수 당 1Kg 첨가 시 1036, 1.5Kg 첨가 시 1046 전후가 나올 것이다.
|
키트에 포함된 이스트 |
발효 액의 온도가 적정한 것으로 확인했으면 액의 표면이나 거품에 이스트를 골고루 뿌린다. 이스트를 뿌리고 나서 휘젓지 말아야 한다. 이스트는 수분을 흡수하면서 산소를 받아들여야 더욱 잘 증식하기 때문이다. 수분을 흡수한 이스트는 저절로 가라앉으며 증식과 활동을 개시한다.
|
발효 중인 발효조 |
이스트를 뿌린 발효조는 뚜껑을 덮어 잡균과 산소의 침입을 막는다. 더 이상의 산소 공급은 호기성 박테리아의 침입으로 맥주가 상하거나 망치는 원인이 된다. 뚜껑에 장착한 에어록은 보통의 것보다 튜브와 뚜껑의 공기 구멍을 넓혀 개조한 것이다. 발효가 왕성해지면 가끔 거품이 넘쳐 나오기도 하는데, 거품의 이물질이 구멍을 막으면 압력이 올라가서 발효조가 손상되거나 터지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에어록 내부의 물도 가스 배출을 확인할 수 있는 최소의 양 만을 채워서 이산화탄소의 배출이 쉽게 되도록 한다.
|
앞서의 설명과 같이 장착된 에어록 |
에어록은 발효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배출하되 외부의 공기 침입은 막을 수 있도록 고안된 장치이다. 개스 배출 상태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서 발효 진행 상태를 확인할 수 있기도 한다. 발효가 완료되면 개스 배출이 줄고 에어록의 움직임이 없어진다. 따라서 2차 발효조로 옮길 적절한 시기를 알 수 있게 된다
|
날짜와 발효 액 온도, 이스트 종류, 비중 등의 정보를 기록해 둔다. |
|
발효 환경의 적정 온도는 섭씨 18도에서 32도 |
발효 장소가 너무 추운 경우는 난방을 해서 섭씨 18도 이상이 되도록 한다. 주변 온도가 높으면 발효 속도도 빨라지는데 발효가 너무 빠르면 발효조가 거품으로 넘치기도 하고 맛에도 나쁜 영향이 오는데, 경험 상 21도 정도가 가장 좋은 듯 했다. 21도 전후에서 1차 발효가 끝날 때까지는 4-6일 정도 걸린다.
2차 발효 준비물
==============
5갤런(23리터) 카보이(CARBOY, 커다란 유리 병)
사이폰(비닐 호스와 플라스틱 관을 연결한 것)
사이폰 집게
에어록
세척/소독제
4-6일 경과 후 일차 발효조에서 개스 발생이 정지되면 1차 발효가 끝난 것이므로 2차 발효조로 옮긴다. 2차 발효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병입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나는 꼭 2차 발효를 한다. 2차 발효를 거치지 않으면 미처 침전되지 않은 이스트가 병입 후 병 바닥에 많이 고일 뿐아니라, 먹이인 당분이 고갈된 뒤 이스트끼리 서로 잡아먹거나 침전물을 변화시키는 현상이 심해져서 맛이 깔끔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술이야 잘 익어야 맛있으니 어차피 2차 발효에 걸리는 시간은 손해가 아니라는 생각이다.
|
랙킹하는 장면 |
발효조에서 다른 용기로 옮기는 과정을 랙킹(RACKING)이라 한다. 1차 발효조에서 사진에서 보이듯 비닐 파이프에 연결된 플라스틱 관을 1차 발효조에 넣고 2차 발효조인 카보이에 흘러들어오도록 해서 옮긴다. 이때 관 높이를 관 집게로 조절하여 바닥의 침전물이 2차 발효조로 빨려 들어가지 않도록 한다. 관에서 맥주가 빨려나오도록 관을 위스키로 소독한 입으로 빨아서 시작하기도 하는데, 나는 소독과 헹굼이 끝난 사이폰에 행굼 당시의 물을 그대로 채웠다가 그대로 빨려 나오게 한다. 입을 댈 필요가 없으니 잡균 오염의 위험이 없다.
이 모든 과정을 시작하기 전에 모든 도구와 용기를 세척/소독해두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
사이폰에 달린 하얀 플라스틱은 집게식 잠금 장치 |
|
1차 발효조에 남은 침전물 |
|
2차 발효 중인 맥주 |
2차 발효조에 옮긴 후 카보이 윗 부분의 공간이 많이 남으면 사진에 보이는 정도로 깨끗한 물을 채운다. 공기의 양이 많으면 맥주 일부가 산화해서 맛이 시큼하거나 탁해지기 때문이다. 2차 발효부터는 산소의 차단에 유의해야 한다.
대부분의 당분이 1차 발효시 알콜로 변했지만 여전히 남은 당분이 있어서 느리지만 계속 발효가 진행되고 개스도 계속 발생한다. 그래서 완전 밀봉하지 않고, 에어록을 장착하여 개스가 배출되도록 한다. 꼭 그래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2차 발효 장소는 1차 발효보다는 다소 서늘한 곳이 좋다.
10-15일간의 2차 발효 후에는 발효도 거의 중지되고 대부분의 효모가 침전되어 맥주가 맑아진다. 이것으로 병입할 준비가 되었다.
병입 준비물
===========
1차 발효조 또는 카보이
병 - 23리터가 들어갈 수량
병 세척용 분사 노즐 (아래 사진 참조)
사이폰 (병입 용 자동 밸브를 부착하면 더욱 좋음)
옥수수 당 200그램
주전자
비중계 (선택 사항)
2차 발효가 끝난 맥주는 불순물이 모두 가라앉고 맑은 상태이다. 이 원액에 개스 발생을 위한 추가 당분을 리터당 6-8그램을 추가해서 단단히 밀봉된 병에 보관하면 추가된 당분이 발효해서 생긴 이산화탄소가 음용시 청량감을 더하고 거품을 내준다.
병입 작업을 시작하기 전 모든 도구와 병을 완벽히 세척, 소독, 헹굼하여 대기시킨다.
|
완벽한 소독은 기본. 1차 발효조 대신 여분의 카보이를 쓰기로 한다. |
|
병 밑바닥에 닿으면 열리는 병입용 자동 밸브와 사이폰 집게 |
|
세척 살균 후 헹굼 대기 중인 병들 |
모든 도구와 병은 새니-브루로 세척하고 대기시켜 놓는다. 약 20분 이후 사용 직전에 헹구어 써서 감염 위험을 최소화 한다.
시작 비중과 마지막 비중의 차이를 7.46으로 나눈 계산 값에 개스 추가용 당분에 의한 알콜 증가분 0.5%를 더하면 맥주의 주정 농도가 된다.
이 경우의 시작 비중은 1047, 마지막 비중은 1004였는데, 계산하니 주정 농도는 6.26%가 되었다.
첫댓글 헐....맥쥬 좋아해서 따라 해보려고 클릭했는데...엄두가 안납니다...ㅋㅋ 언젠가 한번 꼭 따라해보겠습니다...좋은정보 감사합니다~
저 같은 사람은 제대로 맛이 들기전에 마시기 시작해서 맛이 들때쯤엔 다먹고 없더군요..
하루에 1리터 정도를 마시는 경우 약 60리터 정도는 숙성 상태로 비축이 되어야 최상의 맛을 늘 즐기실 수 있습니다. 0.5리터 병으로는 약 135개 정도 준비하여 빈 병이 모이는 대로 부지런히 만들어 채우면 됩니다. 병 값에만 약 100불 남짓 투자하면 아무 문제가 없지요.
오랜만입니다. 예전에 밑밥님 집에가서 한번 견학(??)하던 기억이 나는군요. 여전하십니다. 뭐는지 제대로 공을 들여하시는 모습이 정말 너무 부럽고 보기가 좋습니다.
좋은 정보주심에 고맙습니다만, 저같이 재주없는 사람들한테는 그저 그림의 떡이라 ... 아쉬운맘이 들어 안타까울뿐이군요. 조만간 한번 뵙지요.
막상 한번 해보시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날도 풀렸으니 낚시터에서 불원간 뵙지요.
아~ 역시 상세한 레시피입니다. 이렇게 관리하니 좋은 맛이 나는군요. 집사람이 제가 만든 맥주맛과 비교하며 잡균이 들어간 맥주의 실체를 알아버렸습니다. 이젠 제대로 못만들면 안먹어 주겠던데요 ㅎㅎ
"Oh my god".....이럴때 쓰는 표현이 맞죠? 정말 대단 하십니다...진--------짜 맛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