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셀 오바마를 설득해 백악관 장미화원을 텃밭으로 가꾸게 한 여인,
미국 각 학교에 텃밭을 만들게 하고 거기서 키운 채소로 요리하여 먹게 함으로써
음식의 가치를 근원적으로 학생들에게 일깨운 요리사이자 교육가.
좋은 음식은 특권이 아니라면서 무상급식을 강조하고
미국의 운명이 학교급식에 달려 있다고 외치는 음식운동가.
"맛있는 혁명"으로 대변되는 이러한 노력으로
앨리스 워터스는 2014년 타임에서 선정한
세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으로 선정되었습니다.
메릴 스트립을 연상케 하는
아름답고 품위 있으며 매력적인
앨리스 워터스는 슬로푸드 국제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데
작년에는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에서 자신의 음식 철학을
설파할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 고재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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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무대에 선 맛있는 혁명”
앨리스 워터스에게 음식은 정치적 이슈다. “저는 늘 그런 식으로 생각해 왔습니다.”라고 워터스는 말했다. 요리사이며 저자, 그리고 음식운동가인 일흔살의 이 여성을 호주에
유혹해 온 것은 호주의 음식이나 풍경이 아니라 세계 정치 무대에서 벌어지는 한 이벤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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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스가 호주을 처음 방문하게 된 것은 브리즈번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 때문이었다.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와 멜번
아테나에움 극장에서의 정상회담에서 워터스는 패스트푸드 세상에서의 “슬로푸드” 가치에 대해 연설하게 된다.
“저는 매우 오랫동안 이 시간을 기다리며 고무되어 있었습니다.”면서 워터스는 단지 오랜 비행시간에 대한 두려움이 자신을 움츠려들게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G20의 “매우 정치적인 순간”이야말로
그녀가 필요로 했던 바로 그 순간이었다. “저는 – 이런 말을 하게 되다니요 –마음을 열고 변화를 기다리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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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스는 캘리포니아에서 세파니스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이 식당은
정기적으로 세계 50대 식당으로 선정되고 있다. 그러나 타임지가
그녀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으로 꼽은 것은, 세파니스의
운영철학과 워터스의 음식에 대한 혁신적 접근 때문이다.
그녀의 정치적 각성은 버클리대 학생일 때 “자유
연설 운동” (Free Speech Movement) 모임에 참여하면서 시작되었다. 이 운동의 리더인 마리오 사비오는 미국은 “점점 더 살균되고 자동화된 만족의 천국이
되고 있다”고 경고하는 연설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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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스는 이 자동화(automation)에 도전하고 싶었다. 프랑스에서의 1년의 유학은 자신의 운동과 평생의 음식 사랑에 영감을 주었다. 워터스는 1971년 버클리에 세파니스(Chez Panisse)라는 식당을
열었다. 이 식당은 당시 크게 유행했던 프랑스의 전통적인 파인다이닝과는 매우 다른 접근 방식을 택했다.
“레스토랑을 시작했을 때 저는 결정적으로 반문화(counter culture)에 뛰어들게
되었습니다”면서 워터스는 그 당시의 정치 시스템에 실망했었다고 하였다. “저는 생각하기를 ‘난 단지 레스토랑을 열 거야. 그리고 사람들을 테이블 주위에 모아서는 그날의 정치에 대해 토론할 거야’라고
했지요. 정말로 저는, 사람들에게 옳은 일을 하도록 고무하는
일종의 맛있는 포럼으로 생각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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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 옳은 일을 하도록 고무하는 것 중에는 농부, 축산인, 어부들을 설득하여 지역에서 생산된 유기농의 지속가능한 농산물을 세파니스에 제공케 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었다. 지역 생산자와 생산물에 대한 이러한 옹호는 미국의 농부시장 운동에 불꽃을 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역할을
해왔다.
“그러한 일을 해가면서 저는 이 일이 사람들에게 음식이 어디서 왔는지 생각해보도록 격려하는 방법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매우 좋은 방법으로 사람들에게 붐을 일으킨 거죠.”
워터스는 G20에 앞서 더 많은 붐이 일어나기를 원한다. “아젠다에 기후변화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어떤 것이 있을 수 있을까요?” 워터스는 G20포럼에 참가하는 사람들에게 직접 영향을 주려하기보다는 호주에 몰려드는 언론의 주의를 끌 계획이다.
“그 모든 이슈를 가져오기에 적절한 타이밍입니다만 우리는 이러한 이슈로 자극 받는 나라들과 대화하기를 원합니다.”고 워터스는 말하면서 자신의 주요 관심사는 음식 생산과 지속가능한 농업에 지구 온난화가 미치는 영향이라고
하였다. 워터스는 특히 다국적 식품회사의 지배에 대해 비판적이다.
“우리 운동의 모든 좋은 용어, 즉 지속가능성, 자연, 가정재배 등의 용어를 강탈하고 있는 거대식품회사가 어떻게 하고 있는지 폭로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들은 이러한 용어를 우리에게 좋지 않은 음식을 홍보하기 위해 사용합니다. 우리는
라벨을 읽고, 식탁 위에 올려둬야 할 사실들을 모을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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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는 두개의 대형 슈퍼마켓 체인점이 식료 시장의 72.5%를 장악하고 있다. 워터스는 소규모 지역 시장이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농부 시장은 사람들이 음식과 올바른 관계를 맺도록 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음식을 키운 사람들을 만나고 계절에 맞는 농산물이 뭔지 알게 하지요.”
자연과 연결고리 잇기는 위조할 수 없는 것이다. “슈퍼마켓이 우리의 언어를 아무리 가져간다 해도 사람들과의 진정한 관계나 음식의 생기를 가져가지는 못합니다.”
좋은 음식은 권리이지 특권이 아니다라고 워터스는 힘주어
말한다. “우리가 밝혀내야 할 핵심 이슈는, 음식은 싸야 한다, 좋은 음식은 사먹기 힘들다, 음식쟁이(foodies)나 부자들만 이런 식으로 먹을 여유가 있다는 인식들입니다.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비록 세파니스에서 음식을 먹으려면 약 100달러가 들긴 하지만 워터스는 옹호하고 있는 가치가
엘리트주의 아니냐는 비난을 일축해 버린다. “미국은 실제 어떤 다른 나라보다 음식값을 적게 냅니다. 음식
외 다른 것에는 모두 가치를 부여하면서도 음식에는 그러지 않습니다.”
워터스는 좋은 음식 즉 “맛있고 영양가 있는” 음식이
각광받기를 원한다. 그러나 또한 그런 음식이 민주화되길 원하고 있다.
그러면서 워터스는 음식을 두렵게 만드는 유명 세프나 텔레비전 쇼를 비판하였다. “팬시 요리책은 사람들이 요리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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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스는 진정한 음식과 요리가 무엇인지 알리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 온 스테파니 알렉산더, 매기 비어와
같은 호주의 세프를 칭찬하였다. 워터스는 알렉산더가 하는 “키친 가든 재단” (Kitchen Garden foundation)의 열렬한 옹호자이다. 이 재단은 학생들이 직접 채소를 키우고 스스로 요리를 하도록 하는데 지금은 호주 초등학교의 10%가 그렇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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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골자는 워터스의 “먹을 수 있는 학교텃밭 프로그램”(Edible Schoolyard program)에 두고 있지만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 워터스는 “제가 호주에서 얘기하고자 하는 주요 메시지는 학교 모든 어린이들이 먹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만 그게 정말로 필요하다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워터스는 학생들에게
무상급식을 제공하는 것이 “평등의 공간”을 창조하며 지역
생산자를 지원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게 바로 제가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음식에 대한
생각 그리고 음식을 먹는 방식이 정말 변화될 거라는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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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1. 11.
글쓴이 : 카라 워터스(성은 같지만, 앨리스 워터스와 아무 관계가 없음)
원문 :
http://www.theguardian.com/books/2014/nov/11/alice-waters-supermarkets-steal-our-language-but-not-our-links-with-food
번역 : 고재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