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재일(十齋日)
五大 명절[부처님 오신 날, 출가재일, 성도재일, 열반재일, 우란분재일]과 함께 불가(佛家)의 행사가 십재일(十齋日)이다.
한 달에 10일을 불보살(佛菩薩)의 날로 정해 이 날은 오계(五戒)를 더욱 충실히 지키고
그 날에 해당하는 부처님이나 보살의 원력(願力)을 재조명함으로써 마음의 기쁨을 얻자는 것이 십재(十齋)의 참뜻이다.
『지장보살본원경』과『시왕경』에 의하면 매달 1일은 정광불 재일, 8일은 약사여래 재일, 14일은 보현보살 재일,
15일은 아마타불 재일, 18일은 지장보살 재일, 23일은 대세지보살 재일, 24일은 관세음보살 재일,
28일은 비로자나불 재일, 29일은 약왕보살 재일, 30일은 석가여래 재일이다.
이런 재일에는 해당 불보살을 부르면서 그 분들이 세웠던 발원과 가르침을 되새긴다.
재일에는 살생․도둑․음행․거짓․음주를 금하고 꽃이나 향으로 몸을 가꾸거나 노래와 춤을 추지 않으며,
높고 넓은 평상에 뽐내는 자세로 앉지 않으며, 오전에 한 끼를 먹고 먹는 때가 아닌 때는 밥을 먹지 않는다.
이 8가지 계(戒)를 팔재계(八齋戒) 또는 팔관계(八關戒)라고 한다.
재일(齋日)에 절에 가면서 왜 가는가를 모르고 간다면 맹목적 신앙이 돼버려 좋지 못한 결과가 생긴다.
⑴. 정광불(定光佛) 재일 - 초하루
우리나라 사찰에서는 초하루와 보름 그리고 18일의 지장재일, 24일의 관음재일이 잘 지켜지고 있다.
초하루, 보름 법회는 음력 중심의 생활주기가 남아있기 때문에 유지된 것이고,
지장재일과 관음재일이 유지되고 있는 것은 두 분 보살이 우리들의 고난을 구해주는 특별한 가피력이 있다고 인정되기 때문이다.
초하루 재일의 주인공인 정광불은 연등불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부처님이다.
연등불은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수기를 준 부처님이다.
옛날 연등불(정광여래)이 세상에 있을 때 석가모니 부처님은 善慧라는 젊은 구도자로서 산 중에서 수도를 하고 있었다.
부처님이 출현했다는 말을 듣고 선혜는 산에서 내려 왔다.
오던 중에 5백 명의 수행자들을 만나 서로 도에 관한 얘기가 통해 그들로부터 5백 냥의 돈을 얻는다.
그때 국왕은 정광여래에게 드릴 공양꺼리로 꽃과 향․의복․음식을 마련하고 있었다.
국왕은 전국 모든 꽃의 매매를 금지하고 모두 서울로 공출하도록 엄히 명령해놓고
거리를 깨끗이 쓸어 부처님이 오시는 길목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었다.
그러나 선혜는 한 왕녀에게 꽃 다섯 송이를 사서 연등불이 지나는 거리로 나갔다.
마침내 부처님이 자날 때 다른 사람의 꽃은 모두 땅에 떨어졌으나 선혜의 꽃은 떨어지지 않고 공중에 머물러 있었다.
이를 본 연등불은 선혜의 수행이 무르익었음을 알고 후일 부처가 될 것이라는 수기(授記)를 주었다.
행렬이 조금 지나다 진흙이 있는 장소에 머물렀다. 이때 선혜는 입고 있던 옷을 흙탕물에 깔았으나 끝부분이 모자랐다.
선혜는 머리를 풀어 모자란 부분을 덮음으로써 연등불이 그 위를 밟고 지나도록 하였다.
이는『증일아한경』권11 제20「선지식품」을 비롯해『본생경』중「먼 인연 이야기」,
『사분율』31 그리고『불본행집경』권2「수결정품」에 수록.
정광여래와 석가모니불의 전생이야기를 정초에 새기면서
한 달의 마음자리 설계를 하자는 것이 정광불 재일의 의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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