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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앨범
글/재즈 피아니스트 이노경
간만에 집에 있는 앨범들을 정리해 보았다. 유학시절과 나의 첫 재즈 에세이[재즈 캣, Jazz It!]에 소개되었던 앨범들 말고 그 이후에 내가 구입해서 들었던 앨범들, 그러니까 정확히 2003년 이후 내가 소비했던 음반들 중 특히 사연이 있거나 나의 귀를 즐겁게 했던 앨범들 위주로 분류해 보았다.
1. 월드 뮤직성향의 재즈 앨범들
칙 코리아(Chick Corea) -[My Spanish Heart]
1976년 발매된 재즈 퓨전과 정통 라틴음악의 결합을 시도한 칙 코리아의 앨범 [My Spanish Heart]는 바이올린에 Jean-Luc Ponty, 베이스에 Stanley Clarke, 드럼에 Steve Gadd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훗날 코리아의 부인이 될 보컬 주자 Gayle Moran의 음성도 들을 수 있다. 특히 Moran과 Corea가 앨범 속지에 나란히 앉아 찍은 프로필 사진은 역시 ‘부부는 닮는다’는 말을 실감나게 하는데, 이 앨범에서 그는 어쿠스틱 피아노 뿐만 아니라, Electric Keyboards, Mini-Moog, String Synthesizer, Organ, Fender-Rhodes등을 사용하고 있으며, String Quartet과 Brass Section(4대의 Trumpet, 1대의 Trombone)도 편성하여 풍성한 사운드를 들려 준다. 개인적으로는 트랙 #1 Love Castle과 #9 Armando‘s Rhumba가 맘에 든다.
바호폰도(Bajofondo) -[Mardulce]
앞서 언급한 데로 나는 바호폰도(Bajofondo)의 음악을 울산월드뮤직 페스티벌에서 처음 들었다. 음악과 영상 그리고 춤이 한데 어우러진 그 날 무대는 내 생애 가장 인상에 남는 라이브 무대중의 하나로 기억되는 데, 나는 감히 ‘월드 뮤직의 미래는 바호폰도(Bajofondo) 같아야 한다’ 라 단언한다. 아르헨티나의 탱고와 일렉트로니카의 결합이상의 공감각적 감동을 선사하는 바호폰도(Bajofondo)의 음악...‘염분이 없는 바다’라는 뜻의 [Mardulce]를 들으면서 단순한 반복이 주는 이미지의 향연에 동참해 보길 바란다. 맥주 한잔 걸치면서 들으면 더 좋다.
보얀 Z(Bojan Z.) -[Bojan Z Quartet]
유럽 배낭여행 중 들른 프랑스의 CD가게 ,Virgin에서 현지유학생의 추천으로 여러 재즈 뮤지션들을 추천 받았다. (그들의 이름을 모두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Frank Amsallem, Frank Avitabile, Sylvain Beuf, Stefano Bollani, Pierre De Bethmann, Patrice Caratini, Andre Ceccarelli, Jean-Pierre Como, Allain Jean-Marie, Giovanni Mirabassi, Jean-Michel Pilc, Baptiste Triotignon Trio, Laurent de Wilde, Bojan Zulfikarpasic, Martial Solal, Lionel Belmondo, Stephane Belmondo)치열한 경쟁을 뚫고 내게 채택된 앨범은 피아니스트 Bojan Z.의 Label Bleu사에서의 데뷔앨범 [Bojan Z Quartet]이다. Bosnian 과 Serbian 포크(Folk)멜로디를 이용한 Bojan Z.의 탁월한 작, 편곡실력이 돋보이는 명반으로 어느 곡 하나 버릴게 없다.
바우(Bau) -[Cape Verdean Melancholy]
지인을 통해 소개 받은 바우(Bau)는 작곡은 물론 기타, 바이올린, 까바낑유(4현 작은 기타)를 연주하는 멀티 플레이어다. 영화 [그녀에게]의 삽입곡으로 유명한 명곡, <Raquel (하껠)>의 주인공이기도 한데, 2002년에 선보인 이 앨범은 미국 진출을 위해 그간 발표한 음반들에서 대표곡을 모은 편집앨범으로 그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가이드 역할을 할 것이다.
뽈로 몬타네즈(Polo Montanez) -[Guajiro Natural(과히로 나뚜랄),토박이 농부]
쿠바의 싱어 송 라이터, 뽈로 몬타네즈(Polo Montanez)....40세에 뒤늦게 음악활동을 시작했고 유명해 졌지만 안타깝게도 47세에 불의의 교통사고로 운명을 달리 하게 되었다. 이 앨범은 2000년에 발매한 그의 데뷔음반으로 한번도 음악교육을 받지 못했고, 악보도 읽지 못했지만 무려 백 여곡 이상을 작곡했다던 이 토박이 농부의 진가를 엿보는데 도움이 될것이다. 특히 ‘수많은 별들’이란 뜻의 ‘Un montón de Estrellas’의 오리지널 버전과 Montuno pop mix버젼을 비교해서 들어보길 바란다.
윈튼 마샬리스(Wynton Marsalis) -[The Magic Hour]
mmjazz에서 블루 노트 창립 70주년을 기념하여 블루 노트에서 나온 앨범 중 하나를 추천해 달라는 말에 선택하기도 했던 앨범이다. 자세한 내용은 지난 2009.5월호를 참조하길 바란다.
리챠드 갈리아노(Richard Galliano) -[French Touch]
이태리계 프랑스인 리챠드 갈리아노의 음악을 처음 알게 된 것은 90년대 후반 뉴욕 미드 타운 66가에 있었던 음반가게 [타워 레코드]의 ‘맛보기 음악코너’에서 였다. 나는 주말이면 이 곳에 들러 최근 발매된 음반들 동향도 살피고, 다운 비트(DownBeat)를 비롯한 재지즈(Jazziz), 재즈 타임즈(Jazz Times)등의 재즈 잡지들을 커피와 함께 읽어 내려가곤 했었는데, 탱고, 재즈, 프랑스 민속음악 뮤제트를 아코디언과 반도네온으로 애절하게 훑어 내려가는 그의 연주는 외로운 가을이나 비오는 날에 정말 제격이다.
하바 알버스타인(Chava Alberstein) -[Foreign Letters]
하바 알버스타인(Chava Alberstein)and The Klezmatics -[The Well]
둘 다 지인의 소개로 듣게 된 앨범이다. 이스라엘의 존 바에즈라고도 일컫는 하바 알버스타인~!! 그녀의 음악은 일반인들에겐 KBS 2TV 드라마 <고독>의 테마로도 사용되어 화제가 되었지만, 바이올린의 일종인 클레즈머를 연주하는 그룹, The Klezmatics와 함께한 앨범 [The Well]에서는 보다 서정성을 근저로 이디쉬어의 시(Poem)와 전통 유태 음악을 포크와 집시 음악등으로 재해석한 진지함을 엿볼 수 있다. 원래 나는 마이너(minor)조의 음악들을 싫어하는데 [The Well]은 한동안 귀가 너덜너덜할 때 까지 들었다. 내 개인 음반 1집에 수록된 곡 [Yiddish Dance]는 이 음반에 영향을 받아 작곡한 곡이기도 하다.
서지오 멘데스(Sergio Mendes) -[Timeless]
조빔, 질베르토와 함께 1965년 세계적인 보사노바 열풍의 산 증인이자, ‘The Look Of Love' 'Mas Que Nada'와 같은 히트곡의 주인이기도 한 서지오 멘데스(Sergio Mendes)~!! 그의 2006년도 앨범[Timeless]는 보사노바와 힙합의 퓨전앨범으로 저스틴 팀벌레이크(Justin Timberlake), 블랙 아이 피즈(Black Eyed Peas), 질 스캇(Jill Scott)등의 대중가수들도 참여하였다. 70줄에 들어선 할아버지를 젊은이 선호 취향으로 변형(transformation)시킬 수 있었던 것은 이 처럼 젊은 피들의 수혈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터지만, 그 과정이야 어찌 되었든 간에 중절모에 백 바지 입은 서지오 멘데스(Sergio Mendes)의 현재 모습은 정말 경쾌하고 멋지다.
고탄 프로젝트(Gotan Project) -[La Revancha Del Tango]
바호폰도(Bajofondo)가 좋다고 했더니, 고탄 프로젝트(Gotan Project)도 들어 보란다. 그래서 들어 보았더니, 이 팀도 넘 좋다. 여기서 [La Revancha Del Tango]은 탱고의 복수라는 뜻이며, 팀 이름 Gotan은 Tango를 뒤집어 붙인 이름이란다.
2. 재즈 공부에 도움이 될 만한 재즈 앨범들
재즈 공부에 도움이 될 만한 재즈 앨범들은 무수히 많아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이다. 재즈 앨범은 물론이거니와 재즈앨범 아닌 앨범들도 재즈 공부에 직, 간접적으로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재즈는 모든 다른 장르를 포용하여 형제 맺는 넓은 아량을 지녔다. 그래서 체택 하기가 무척 어렵다. 따라서 지면상 여기서는 최근 개인적인 필요에 의해 다시 듣게 된 몇 장들만 언급하려고 한다.
칙 코리아(Chick Corea)& Friends -[Remembering Bud Powell]
대표적인 비밥(Bebop)뮤지션 3명을 들라하면 당연 색소폰 주자 찰리 파커(Charlie Parker)와 트럼펫 연주자 디지 길레스피(Dizzy Gillespie) 그리고 피아니스트 버드 파웰(Bud Powell)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칙 코리아는 자신이 영향 받은 피아니스트로 공공연히 버드 파웰을 손꼽았는데, [Remembering Bud Powell]은 드럼에 로이 헤인즈(Roy Haynes), 알토 색소폰에 케니 가렛(Kenny Garrett), 베이스에 크리스찬 멕 브라이드(Christian Mcbride), 테너 색소폰에 조슈아 레드망(Joshua Redman) 그리고 트럼펫에 월리스 로드니(Wallace Roney)를 영입하여 이러한 그의 버드 파웰 사랑을 현시화한 앨범이라고 할 수 있다. 피아니스트라면 적어도 이 앨범에 수록된 버드파웰의 ‘Bouncin' With Bud', 'Celia' 그리고 칙 코리아의 버드파웰 헌정 곡’Bud Powell' 정도는 맛갈스럽게 칠 수 있어야 한다.
소니 스팃(Sonny Stitt) -[Endgame Brilliance Tune-Up! &Constellation]
비밥을 좀 더 이해하고 싶다면, 찰리 파커음반 다음으로 소니 스팃(Sonny Stitt)의 이 음반 [Endgame Brilliance Tune-Up! &Constellation]을 듣고 진지하게 카피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말이 필요 없는 필청 음반이다. 여러분은 ‘찰리파커와 소니 스팃’, 그들의 유사하지만, 동시에 유니크한 감성에 깜짝 놀랄 것이다~!!
케니 휠러(Kenny Wheeler) -[Gnu High]
일단 좀처럼 타인의 앨범에 얼굴 내밀지 않는 피아니스트 키스 자렛(Keith Jarrett)이 참여했다는 점에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구입한 앨범이다. 구입하고 보니, 앨범 수록곡은 ‘Heyoke' 'Smatter' 'Gnu Suite' 달랑 3개....하지만, ’Smatter' 같은 곡은 내가 버클리 있을 당시 ‘5음 음계(Pentatonic Scale)를 사용한 대표적인 곡‘으로 공부하기 좋은 예라고 자주 언급되기도 했었다. 양보다 질 좋은 음반~!!
맥코이 타이너(McCoy Tyner) -[The Real McCoy]
피아니스트라면 꼬옥 이 앨범에서 선 보이고 있는 맥코이 타이너(McCoy Tyner)의 다양한 5음 음계(Pentatonic Scale)사용과 4도 보이싱(4th Voicings)연주에 집중하길 바란다. 특히나 #1 Passion Dance나 #5 Blues on The Corner정도는 풀 스코어(Full Score)로 카피해서 씹어 먹는 편(?!)이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될 듯~!!
허비행콕(Herbie Hancock) -[Maiden Voyage]
허비행콕(Herbie Hancock) -[Speak Like A Chid]
웨인 쇼터(Wayne Shorter) -[Speak No Evil]
한동안 키스자렛의 영향아래에서 헤어 나오질 못했다. 그의 클리어한 터치와 긴 호흡, 이야기하는 듯한 멜로디 라인이상의 감동을 주는 어떠한 피아니스트도 발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키스자렛을 나름 섭렵(?)한 후에도 나는 또 그렇게 굶주린 하이에나마냥 그와 유사한 피아니스트 계보만을 찾아다니며 그와 비슷해지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러한 것들이 식상해 졌다. 나무가아니라, 숲이 주는 이미지와 느낌 그 애매함이 주는 명료함에 더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고나 할까? 그래서 요즘 허비행콕을 듣는다. 특히 테너 색소폰주자 웨인 쇼터 Wayne Shorter, 피아니스트 허비 행콕 Herbie Hancock, 베이시스트 론 카터Ron Carter 드럼주자 Tony Williams로 이루어진 두 번째 마일즈 퀸텟(Second Great Quintet (1964 to 1968)시절의 허비행콕말이다. 갑자기 나처럼 허비행콕이 좋아졌다면, 그의 [Maiden Voyage](1965), [Speak Like A Chid](1968)앨범부터 들어 보길 바란다. 웨인 쇼터(Wayne Shorter)의 앨범 [Speak No Evil]의 허비행콕 연주도 꼭 체크하고 넘어 가길 바란다. 공부할 거리가 무궁무진하다.
3. 전자 음향, 그루브 위주의 재즈 앨범들
소울 라이브(Soulive) -[Turn It Out]
남가좌동에 있는 M대학에 강의하러 갈 적마다 나는 신촌에 있는 ‘신나라 레코드’에 들러 최근 나온 음반들을 체크하고, 필요한 앨범들을 구입하며 마일리지를 쌓았다. ‘신나라’에서 ‘엠투유레코드’로 이름이 바뀐 이래도 꾸준히 출석 도장을 찍었는데, 지금은 신축 공사로 매장을 이전한 탓에 출입이 뜸해졌다. 이즈음 행사용 매대에 쌓아 놓은 에릭 크라스노(Eric Krasno, 기타), 앨런 에반스(Alan Evans, 드럼), 닐 에반스(Neal Evans, 오르간 베이스, 클라비넷)로 이루어진 Funk/Jazz 트리오, 소울 라이브(Soulive)의 [Turn It Out]을 알게 되었는데 1999년에 발매된 이 앨범에는 존 스코필드(John Scofield)와 오텔 버브리지(Oteil Burbridge)도 참여하고 있다. [Turn It Out]...독립 음반으로는 이례적으로 65000장 이상을 팔려 그들의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된 계기가 되었다.
벅샷 르퐁그(Buckshot Lefonque) -[Music Evolution]
[Music Evolution]은 색소폰 연주자 캐논벌 애덜리(Cannonball Adderley)가 친구의 레코딩에 참여하기 위해서 썼던 가명 ‘벅샷 르퐁그’를 프로젝트 그룹명으로 사용하여 색소폰 연주자 브랜포드 마샬리스(Brandford Marsalis)가 1997년에 낸 두 번째 앨범이다. 색소폰만 연주할 줄 알았는데 이 앨범에서 브랜포드는 작곡은 물론 이거나와 보컬뿐만 아니라, 제작과 Keyboard&Drum 프로그래밍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 또한 이 앨범 수록곡 중 ‘Another Day'는 국내 대중가수가 번안해서 불러 우리에게 친숙하다.
메데스키 마틴 & 우드(Medeski Martin & Wood) -[Combustication]
메데스키 마틴 & 우드(Medeski Martin & Wood) -[Out Louder]
오르간 주자 존 메데스키(John Medeski), 드러머 빌리 마틴(Billy Martin), 베이시스트 크리스 우드(Chris Wood)로 이루어진 ‘Medeski Martin & Wood’는 1991년에 결성된 jazz Fusion, Funk, Soul Jazz등을 지향하는 실험적인 재즈 밴드다. 나는 유학 시절 뉴욕 브루클린의 한 작은 공원에서 그들이 존 스코필드(John Scofield)와 함께 연주하는 걸 본 적이 있는데, 아마도 존 스코필드(John Scofield)의 1998년 앨범 [A Go Go] 홍보 공연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앨범 [Out Louder]이 이 전 [A Go Go]와 다fms 것이 있다면 존 스코필드가 아닌 Medeski Martin & Wood 주도의 리더 앨범이라는 점일 것이다. 앨범[Combustication]에서는 DJing과 Spoken Word도 시도하고 있는데, 무척 신선하다.
마일즈 데이비스(Miles Davis) -[Doo-Bop]
심성은 맘에 들지 않지만, 음악은 미워할 수 없는 천재적 기회주의자(?) 마일즈 데이비스...얼마 전 유명한 B-Boy 한명을 만났는데, 그도 ‘잘 알고 있는 재즈 뮤지션이 누구냐?’는 나의 질문에 ‘마일즈 데이비스(Miles Davis)...’라 대답하였다. 시대와 장르를 뛰어 넘는 그의 음악은 ‘코끼리를 다 먹으려면 조금씩 나눠 먹어야 한다’는 외국 속담처럼 어느 부분을 먹느냐에 따라 다르며, 그 전부를 이해하려면 천천히, 조금씩, 꾸준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배드 플러스(The Bad Plus) -[Suspicious Activity?]
2년간(2003~2005) 재즈잡지 [DownBeat]를 받아 보았다. 솔직히 최근 미국 재즈 동향을 알고자 하는 순수한 지적 호기심보다는 끊질긴 외국 잡지 대행사의 권유 탓이었다. 어떻게 내 전화번호를 알았는지, 수업 중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계속 울리는 전화통에 귀찮아서 ‘대체 어떤 잡지들이 있나요?’ 물었더니, 취급하는 잡지 리스트 속에 재즈 전문잡지 [DownBeat]가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큰 맘먹고 2년 정기구독을 했는데, 처음엔 열심히 읽고 해석하고 보고 스크랩도 해두는 열의를 보였지만, 나중엔 바빠져서 헤드라인(Headline)이랑 그림만 보았다. 그때 만난 것이 베드 플러스(The Bad Plus)라는 밴드인데, 다운비트 2004년 5월호의 커버 모델로도 등장했다. ‘스킨헤드(skinhead)에 노홍철의 수염, 가죽점퍼를 입은 하드 락 밴드 같은 외모에 재즈라니??’ 하지만, 그들을 듣고 나면 여러분은 분명 기존의 피아노 트리오와는 다른 새로운 재즈 피아노 트리오의 미래를 제시 받는 듯한 인상을 받게 될 것이다.
E.S.T -[Seven Days Of Falling]
E.S.T도 배드 플러스(The Bad Plus)류의 밴드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E.S.T가 더 서정적이고 재즈답다(?)고 본다. 나는 2005년 6월 호암 아트홀에서 E.S.T의 첫 내한 공연을 본 적이 있다. 운동화 신고, 연주 중간 중간 생수를 들이키는 폼이 흡사 몸 풀기 위해 운동하러 나온 듯한 인상의 체력 넘치고, 열정 넘치고, 자신감 충만한 연주였다. 아쉽게도 리더인 에스뵈욘 스벤숀(Esbjorn Svensson)은 얼마 전 스쿠버 다이빙 사고로 44세의 이른 나이에 급작스럽게 사망하였다. E.S.T의 연주를 더 이상 보고 들을 수 없다는 것이 팬으로서 정말 아쉽다. 이 앨범 마지막 히든 트랙의 ‘Love Is Real'의 음성이 가슴을 후벼 판다.
브래드 멜다우(Brad Mehldau)-[Largo]
이 전의 브래드 멜다우(Brad Mehldau)앨범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앨범이다. 브래드 멜다우의 서정적인 트리오 사운드에 길들여진 사람이라면 한번쯤 실험적인 뮤지션이자 프로듀서인 존 브라이언과 공동작업한 [Largo]를 들어 보길 바란다. 바이브라폰(Vibraphone)을 연주하는 브래드 멜다우....말만 들어도 듣고 싶어지지 않는가!
재즈‘하면 선뜻 기타라는 악기를 떠올리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들의 선입견에 기타는 정통 블루스나 락에 어울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베니굿맨 밴드에 합류하여 모던 재즈 기타의 역사를 다시 쓴 찰리 크리스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재즈 기타의 역사는 많은 기타리스트들에 의해 계승, 발전해 오고 있다. 그 중 대표적 재즈 기타리스트 3명을 들라면 나는 웨스 몽고메리, 팻 메스니, 존 스코필드를 들겠다.
그 중 짐홀과 웨스몽고메리의 감각에 B.B.킹의 블루스와 펑키한 정서를 하나로 묶은 듯한 재즈 기타리스트 존 스코필드(John Scofield)의 추천 앨범을 들라면 다음과 같다.
존 스코필드(John Scofield) -[A Go Go]
존 스코필드(John Scofield) -[Bump]
존 스코필드(John Scofield) -[Uberjam]
존 스코필드(John Scofield) -[Hand Jive]
존 스코필드(John Scofield) -[Blue Matter]
나는 한때 락에 열광하던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펫 메스니를 통해 처음 재즈를 접하는 경우를 자주 보아왔다. 그만큼 그는 아름다운 멜로디, 풍부하고 세련된 화성, 화려한 편곡을 자랑하지만, 동시에 그 속에서 끈임 없는 변신을 시도하고 엄청난 역동성까지 보여준다.
재즈 기타리스트 팻 메스니(Pat Metheny)의 추천앨범을 들라면 다음과 같다.
팻 메스니(Pat Metheny) -[American Garage(1979)]
팻 메스니(Pat Metheny) -[As Falls Whichita, So Falls Whichita Falls(1981)]
팻 메스니(Pat Metheny) -[First Circle(1984)]
팻 메스니 그룹(Pat Metheny Group) -[Offramp](1982)
팻 메스니(Pat Metheny) -[Imaginary Day(1997)]
팻 메스니(Pat Metheny) -[New Chautauqua(1979)]
팻 메스니(Pat Metheny) -[Still Life(Talking)](1987)
팻 메스니(Pat Metheny) -[The Falcon And The Snowman](1985)
팻 메스니(Pat Metheny) -[Travels](1983)
팻 메스니(Pat Metheny) -[Letter From Home](1989)
팻 메스니(Pat Metheny) -[The Road To You](1993)
4. mmjazz 김희준 기자가 추천해준 재즈 앨범들
만날 기회가 있을 적마다 내가 묻는 말이 있다.
‘요즘 무슨 음악 들어요?’ 와 ‘무슨 음악을 들을까요?’이다. 음악 듣는 것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은 평소 어떤 음악을 듣는 지 궁금하다. 또 항상 새로운 자극에 목말라 하는 나는 그들에게서 어떤 새로운 음반들을 추천 받을 수 있을 지 기대된다.
Q: 월드 뮤직성향의 트리오 앨범 추천할 만한 것 없을까요?
A: Renaud Garcia-Fons Trio 의 [Arcoluz]를 들어보세요.
Q: 일렉트릭한 사운드의 음악 중에 진부하지 않고 반복 지향의 획기적인 음악 없을까요?
A: Nils Petter Molvaer의 [Recoloured]를 들어 보세요.
Q: 몽환적인 감성의 일렉트릭 락 그룹 없어요?
A: Portishead의 [Third]라는 앨범 들어 보세요.
이런 식이다. 하지만, 평론가의 추천앨범들은 다 어렵다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5. 재즈 평론가 황덕호님이 추천해준 재즈 앨범들
한 제자를 통해 알게 된 재즈 전문 CD 가게 'Afterhours' 그리고 그곳에서 알게 된 CD가게 주인장 황덕호씨. 나는 개인 CD낼 적마다 'Afterhours'에서 자의든, 타의든 재즈 평론가 황덕호씨를 만나게 되는 것 같다. 그 곳에서 나는 항상 다음 앨범을 위한 큐(Q)를 던지고, 그에게 미래 행보에 대한 조언을 얻고 돌아온다.
솔로 피아노 앨범 [Flower You]를 계획하고 있을 무렵, 나는 Michel Thersiquel의 사진이 함께 담긴 디디에 스키방(Didier Squiban)의 솔로 피아노 앨범 [Porz Gwenn]을 소개 받았다. 2집 앨범 [Road To You]를 구상하고 있을 무렵, 나의 서정적이면서 동시에 약간은 포크적(Folk)인 성향의 재즈 피아니스트를 소개해달라는 말에 그는 지오바니 미라바시(Giovanni Mirabassi)의 [Primaopoi]와 엔리코 피에라눈지(Enrico Pieranunzi)의 [FelliniJazz], 그리고 보보스탠손 트리오(Bobo Stenson Trio)의 [War Orphans]앨범을 내밀었다. 또한 3집 앨범 [CaTtrot]때는 멜로디언 사용을 염두해 두고 있었는데, 그를 통해 드러머 잭 디조넷(Jack DeJohnette)도 멜로디언을 맛 갈나게 연주한다는 사실을 재즈 앨범[The DeJohnette Complex]를 추천 받고 알게 되었다. 4집 때는 또 뭘 물어볼까?.....고민이 많다.
6. 서정적이라 좋은 재즈 앨범들
브래드 멜다우 트리오(Brad Mehldau Trio) -[Anything Goes]
브래드 멜다우가 Warner Bros.사에서 발표한 10번째 앨범이다. 때로는 ‘아직도 그대로’이기에 안심이 되는 순간들이 있는데, 이 앨범에서의 브래드 멜다우 트리오가 바로 그렇다. 개인적으로 #1.Get Happy, #4 Tres Palabras 가 맘에 든다.
찰리 헤이든(Charlie Haden) -[Nocturne]
찰리 헤이든(Charlie Haden) with Michael Brecker -[American Dreams]
재즈에서 베이스란 악기가 단지 리듬섹션의 위치에서 벗어나 멜로디악기의 자격까지 갖추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여전히 이들 악기에 대한 견해는 사람마다 달라, 전체 밴드를 받쳐주는 역할이 중시되어야 한다는 입장과 다른 멜로디 악기들처럼 그 역할이 확대되어야 한다는 입장등 다양하다. 여기 찰리 헤이든(Charlie Haden)은 어떠한가? 찰리 헤이든(Charlie Haden)처럼 단순한 연주자의 위치에서 벗어나 작곡자, 밴드리더의 입장으로 확장, 음악 이상의 정치적인 메시지까지 전하려는 의도를 가진 능력 있는 재즈 베이시스트는 많지 않다. 그가 오넷 콜맨(Ornette Coleman), 돈 체리(Don Cherry)와 함께 1959년 프리 재즈 앨범 [The Shape of Jazz To Come]을 연주할 때, 어느 누가 오늘날의 서정적인 [Nocturne][American Dreams]을 연주하는 찰리 헤이든(Charlie Haden)을 상상했을까? 정말 본 받고 싶은 뮤지션중의 하나다.
다닐로 퍼레즈(Danilo Perez) -[...Till Then]
한번 중독되면 끊을 수 없는 뮤지션들이 있는데, 다닐로 퍼레즈(Danilo Perez)도 그러한 뮤지션중의 한 사람인 것 같다. 그냥 그의 이성적이면서도 동시에 낙천적인 삶과 음악에 대한 태도에 괜실히 기분이 좋아진다. 보컬리스트 리즈 라이트(Lizz Wright)와 함께한 동명 타이틀곡 ‘...Till Then’을 들으면 내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될 것이다.
7. 솔로 or 듀오
브래드 멜다우(Brad Mehldau) -[Live in Tokyo]
앨범 뒷 표지, 얌전하게 끝머리만 등장하는 일본 상징물 벚꽃과 앨범 속지, 첫 면에 등장하는 오른팔에 용 문신 한 전투적인 자세의 브래드 멜다우(Brad Mehldau)...
왠지 어울리지 않은 듯 하지만, 어쩜 솔로 피아노에 대한 그의 서정성과 무한 열정의 양면성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이미지들이 아닌가 한다.
론 카터(Ron Carter)/리챠드 갈리아노(Richard Galliano) -[Panamanhattan]
그냥 무난한 베이스와 아코디언의 라이브 듀오 연주, 그러나 그 조합이 무척 궁금하다.
미셸(Michel)&토니(Tony) 페트루치아니(Petrucciani) -[Conversation]
폐렴으로 38세의 젊은 나이에 단명한 미셸 페트루치아니(1962~1999)가 그의 아버지이자 기타리스트인 토니 페트루치아니(Tony Petrucciani)와 듀오 연주를 선 보인다. 앨범 제목 [Conversation] 그대로 아버지와 아들의 대화가 돋보이는 앨범~!!
류이치 사카모토(Ryuichi Sakamoto) -[BTTB]
나는 그가 부럽다. 대중적이지만 쉽지 않고, 나이 들었지만, 늙지 않는다. 몸은 일본인이지만 정신은 세계인이며 음악인으로도 최고지만 예술가로서도 추대 받는다. 기본으로 돌아가자(Back To The Basic)는 1998년 그의 솔로 피아노 앨범 [BTTB]는 CD 커버부터가 다 가진 거장의 여유를 보여주는 흰백색이다.
8. (그밖에....)
재즈는 아니지만 좋은 앨범들
코린 베일리 레(Corinne Bailey Rae) -[Corinne Bailey Rae]
밥 말리(Bob Marley) -[Sun is Shining]
스티브 바이(Steve Vai) -[Passion and Warfare]
멕스웰 (Maxwell) -[Maxwell's Urban Hang Suite]
류이치 사카모토(Ryuichi Sakamoto) -[Sweet Revenge]
Earth, Wind & Fire -[That's the way of the world]
레이찰스(Ray Charles) -[Genius Loves Company]
이지 리스닝 계열의 재즈 앨범들
에이수(Eishu) -[Colors] ,(Just Like) Starting Over
제이미 컬럼(Jamie Cullum) -[CatchingTales]
제이미 컬럼(Jamie Cullum) -[Twenty Something/Special Edition)]
존 피자렐리(John Pizzarelli) -[Kisses in the Rain]
노라존스(Norah Jones) -[Feels Like Home]/The Pretties Thing
낫 킹 콜(Nat King Cole) -[The Spanish Remixes]
좋았던 국악과 만난 앨범들
고스트 윈드(Ghost Wind) -[Korean Rd.]
김국진 -[피아노 산조(Sanjo For Piano)]
미연&박재천 -[Dreams From The Ancestor]
요즘 지하철 오고 가며 핸드폰 게임에 빠졌다. 버튼 하나만 눌러 풍선을 터트리는 활 게임인데, 단순하지만 10점 만점을 획득했을 때의 기분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이 게임은 레벨(Level)당 목표 점수를 획득하지 않으면 다음 레벨(Level)에 진출할 수 없고, 레벨(Level)이 올라 갈수록 조금씩 어려워지는데, 다행인 것은 어려워지는 만큼, 그에 합당한 도구(Tools)역시 진화된다는 사실이다. 음악 하는 행위도 마찬가지 인 것 같다. 음만 들리던 것이 차차 화음이 들리고, 내가 연주하는 악기만 보이던 것이 다른 악기들도 귀에 들어온다. 내 장르만 고집하던 것이 다른 장르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고, 즉흥 연주 하나에만 꽂힌 귀가 음악 전체 구조와 음색등으로 확장된다. 문제는 이 모든 것이 한꺼번에 공짜로 주어지지 않으며 Level-Up 되기 위해서는 나름의 순서와 질서를 반드시 몸소 겪어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래도 올라 갈수록 더 어렵고 다음 레벨(Level) 진출이 불가능해 보이지만, 그에 합당한 도구(Tools) 역시 업그레이드(Upgrade)된다는 사실은 다행스럽다........ 나의 이 추천 앨범들이 여러분의 음악 여정에 조그마한 업그레이드 도구가 되길 바란다.[2009.7월호 mmjazz 글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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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우 좋은 목록입니다. 카피해 두어야겠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