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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가와김가
 
 
 
카페 게시글
재미있는공간 스크랩 테마가 있는 마을-지족 갯마을 #4 원시어업 죽방렴
푸른솔영권 추천 0 조회 8 07.10.01 08:48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밀물과 썰물이 교차하는 지족해협은 하루 두번씩 밤낮으로 12시를 넘으면 거칠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밀물과 썰물이 교차할 때마다 바닷물이 좁은 해역을 빠져나가는 물살이 당해내기 어려울 정도로 거세다는 이야기다. 창선교는 이같은 지족해협를 가로질러 창선면 지족리와 삼동면 지족리를 이어준다. 길이 438m, 너비 14.5m의 규모로 95년 12월 20일 개통되었다.



원시어업인 죽방렴과 어우러져 물속에까지 그림자를 드리운 빨갛고 예쁜 창선교를 보고는 이내 감탄사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창선교 아래의 바다는 지족해협으로 물살이 전국에서 세 번째로 세다고 하는데 썰물과 밀물때는 폭포수 소리를 연상케 한다. 그리고 겨울철이면 수십척의 소형선박들이 ‘개불’을 잡는 광경과 죽방렴과 앵강만을 배경으로 연출되는 일몰의 광경은 지족갯마을을 찾는 사람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준다.



창선교의 아래해협이 지족해협으로 시속 13∼15km에 이르는 거센 물살을 이용해 가장 원시적인 형태의 고기잡이방식인 죽방렴으로 유명한 곳이다. 죽방렴(竹防簾)은 말 그대로 대나무 독살이다. 물에 잘 썩지 않는 참나무 말뚝을 V자 형태로 바다에 심어 놓고 물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고기가 몰리도록 유도하여 끝에 몰린 고기들을 건져내는 방식이다. 일명 '대나무 어사리'라고도 하는데 그 기원을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예종 원년(1496년)에 편찬된 「경상도 속찬 지리지」남해현조에 "방전에서 석수어·홍어·문어가 산출된다"고 적혀 있으니, 여기에 나오는 방전이 곧 죽방렴이다.



죽방렴은 길이 10m 정도의 참나무로 된 말목을 개펄에 박아 주렴처럼 엮어 만든다. 조류가 흘러오는 방향을 향해 V자형으로 벌려 원시적으로 고기를 잡는 방법으로, 지족 해협에 23통이 남아 전국에서 가장 많으며 다른 지역에서는 보기 드물다. 이곳에서 잡힌 생선은 최고의 횟감이다. 물살 빠른 바다에 사는 고기는 탄력성이 높아 맛이 뛰어나기 때문이다.우리가 가장 흔하게 먹는 생선의 하나인 멸치는 종류나 품질에 따라 맛은 물론, 가격에서 큰 차이가 난다. 더욱 특이한 것은 멸치는 잡는 방법에 따라서도 가격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경남 남해에서 생산되는 죽방멸치가 대표적 사례이며 전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죽방렴이라는 어획수단으로 잡는다는 것 하나만으로 유명 특산물이 됐다. 3~12월에 조업하며, 5~8월이 주 조업시기로 죽방렴 원통속에 갇힌 고기는 간조시에 어획하고 주로 멸치가 주종이나 꽁치, 병어, 전어, 새우 등 잡어가 잡힌다. 고기잡이가 없는 겨울 동안에는 참나무 말뚝은 그대로 두고 임통만 빼서 말려둔다.



죽방렴이 가능할려면 몇가지 조건이 있어야 한다. 우선 바다의 깊이가 통나무 말뚝을 설치할 수 있을 정도로 얕아야 한다. 또 지족해협이 그렇듯 뭍과 뭍의 사이가 멀리 떨어지지 않은 채로 길다란 해협을 이뤄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물때에 바닷물살이 아주 빨라야 하는데, 지족해협은 바로 이 세 가지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 현재 23개의 죽방렴이 남아있다. V자 모양으로 박는 말뚝을 '살'이라 하고, 둥근 대나무 통발을 '불통'이라고 하는데 요즈음은 쇠말뚝을 쓰는 경우도 있다. 대나무를 통발로 쓰는 이유는 대나무 살이 부드러워서 갇힌 고기가 부딧치라도 상처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주로 멸치잡이로 이용되는데 죽방멸치는 상처 없이 깨끗하여 값도 좋고 맛도 좋다고 한다. 빨간 창선대교와 바다위에 오브제처럼 떠있는 죽방렴의 조화는 잊을 수 없는 아름다움이었다.



전국에서 몇 안되는 원시 어업인 죽방렴은 들물 날물 차가 크고 물살이 세며 수심이 얕은 뻘 밭에 참나무 막대기를 박아 대나무와 그물을 진(陳)으로 쳐 물결을 따라 올라온 고기가 빠져 나가지 못하게 만든 미로이다. 물고기들은 물살에 따라 연못처럼 잔잔한 V자 안으로 들어와 놀다 결국 V자 정점에 설치된 임통에 빠져드는 원리다. 죽방렴 주인은 수시로 임통을 열어보고 들어앉은 놈을 건져내기만 하면 된다. 힘 하나 안들이고 물고기를 잡을 뿐만 아니라 물고기의 비닐 하나 다치지 않는 탓에 최상품 값을 받을 수 있다. 조서시대엔 홍어 문어까지 잡혔으나 요즘엔 예전 같지 않다고 한다.



죽방렴처럼 멋진 낚시 도구가 어디 있을까? 고기는 낚는 것이 아니라 기다리는 것이라는것을 어김없이 보여주고 있다.  지족해협은 물살이 세고 멸치가 많이 몰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물살이 세기 때문에 멸치의 힘이 좋고, 그물을 쓰지 않기 때문에 상처가 없어 죽방멸치가 최고로 비싼 값으로 팔린다. 죽방렴까지 다리를 놓아서 자세히 관찰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어떻게 고기가 모이고 잡는지 두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다. 죽방렴은 5-6억을 호가한다고 한다. 다리를 만들어 놓아 가까이서 죽방렴을 볼 수 있다. 입장료는 5백원이다.



창선면 지족에 사는 정 갑세 씨에 따르면, 그물로 잡을 경우 멸치 비늘이 다 벗겨지고 떨어져 나가 맛이 없어지는 반면, 통발 멸치는 산 고기를 그대로 떠 오는 것이므로 비늘이 떨어질 염려가 없어 그만큼 더 맛있고 값도 더하다는 것이다.

"여기 있는 고기가 최고로 맛있는 기라요. 물살이 세서 힘을 줘서 다니는 고기하고 가만 있는 물에서 노는 고기하고는 다르지예. 미역도 물살이 있어야 더 부드럽다 아입니까. 다른 데 미역은 삶으면 퍽 퍼져 삐리기든요. 여기꺼는 삶아도 퍼지질 않아요. 며르치도 불통에서 그대로 떠 오니까 맛이 완전히 다른 기라요."

말 그대로 죽방렴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환경 친화적인 고기잡이라 할 수 있다. "고대구리"처럼 그물에 걸리는 것이면 닥치는 대로 싹쓸이하는 고기잡이와는 사뭇 다르다. 물 흐름에 따라 드는 고기만 잡고, 가는 고기는 그대로 둔다. 물고기로서는 재수 없는 놈만 잡히는 것이다. 통발도 성기게 만들어 아직 어린 고기는 그대로 빠져 나가게 둔다. 물론 멸치를 잡는 시기에는 통발에 멸치잡이 그물을 따로 설치한다고는 하지만, 어찌 됐든 억지로 바닥부터 싹쓸이로 건져 올리는 그물과는 다르다. 오랜 옛날부터 지족 사람들은 그렇게 물 흐르는 대로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살아왔고, 여전히 그렇게 살아가고 있으며, 별다른 일이 없는 한 또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위사진:창선교와 죽방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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