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안(安)히 쉴(眠) 수 있는 안면도로 오세요. | |
안면도는 세계 꽃박람회를 계기로 서해에서 가장 사람들이 많이 찾는 섬으로 변모했다. 식당과 펜션이 우후죽순 늘어나고 피서철이나 대하철만 되면 안면대교부터 꽃지해수욕장까지 고생길을 감수해야 한다.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섬(安眠島)은 이름에 불과한 것일까.
안면도에는 시선을 덜 받고 자연미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곳이 아직도 많다. 천수만을 바라보고 있는 동쪽 해안선을 따라 아늑한 포구가 구석구석에 숨어 있고, 그 황톳길을 굽이굽이 따라가는 여정은 고향 가는 길만큼이나 포근하다. 큼직한 염전은 넉넉한 심성을 가르쳐 주고 어느 바다를 들어가면 신명나게 갯벌체험할 수 있다. 특히 남쪽 해안인 ‘바람아래 해수욕장'은 안면도 토박이조차 일반인들에게 알려지는 것을 꺼릴 정도로 비경을 자랑하고 있다. 안면도의 진면목은 바로 이런 곳들이 아닐까. 사실 이런 곳들은 피서철보다 한적한 계절에 찾아가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안면도의 서쪽 해안은 해수욕장 공화국이다. 삼봉-기지포-안면-두여-밧개-방포-꽃지-샛별-운여-장삼-장돌-바람아래 등이 줄지어 있다. 그 중에서 샛별해수욕장 아래쪽이 비교적 조용하고 운치 있는 곳이다. 장삼해수욕장 가는 길은 향토적이다. 쌀을 키우는 논두렁이 있고 소금을 키우는 염전까지 여행자를 반긴다.
장삼해수욕장 여인네의 장삼처럼 백사장이 길게 이어져 인근 장돌과 바람아래까지 연결되어 있다. 장삼 소맷자락 한 켠에 갈매기 떼가 밀가루처럼 고운 백사장을 거닐고 있다. 앞바다에는 기다란 장고도가 편안히 누워 있었다. 영화 ‘마리아와 여인숙' 의 촬영지이기도하다. 조개와 게잡이를 할 수 있는 체험장으로 유명하다. 비포장도로를 덜컹거리며 고개를 넘어가면 장돌해수욕장이 나온다. 바람에 일렁이는 갈대숲은 봄의 정취를 만끽하기에 충분하다. 따사로운 햇볕을 받으며 까나리액젖 통이 부글부글 익어 가고 있다. 바로 자연이 숨쉬는 소리다. 장돌해수욕장
해변엔 아무도 없다. 먼저 바다를 차지하는 사람이 주인이다. 항아리처럼 해변이 움푹 들어가 있어 이곳에 서면 어머님 뱃속에 들어간 것만큼 편안하다. 이렇게 조용하고 예쁜 해변이 왜 ‘짱돌'이라는 거친 이름을 가졌는지 모른다. 하긴 음미하면 음미할수록 솔직하고 순박함이 묻어나는 어감이 아닌가. 워낙 외진 곳에 자리 잡고 있어 한여름에도 한적하게 피서를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바다에 드리워진 금빛 물결이 눈부시다. 조그만 섬 사이로 떨어지는 일몰이 참 아름답다고 한다.
바람아래 해수욕장 장삼과 장돌 그리고 바람아래는 삼형제다. 큰형답게 바람아래라는 이름표를 달고 바람과 파도와 싸우며 동생 해수욕장을 보듬고 있다. 들어가는 초입부터 심상치 않다. 비포장 도로 위로 차가 울렁거릴 때마다 운치를 더해준다. 말끔히 길이 놓였으면 이런 기분은 아니었을거야. 깊은 속내로 빨려 들어가니 이번엔 울창한 해송이 반긴다. 하늘 한 점 보기 힘들 정도로 늘씬한 안면송이 하늘을 향해 내뻗고 있다. 바다는 옆으로 이어 있고, 나무는 하늘로 뻗고 있었다. 솔향의 미몽에서 벗어나면 안면도 최고의 보석인 바람아래가 눈앞에 펼쳐졌다. 한쪽은 끝이 보이지 않는 갯벌이 형성되어 있고 다른 한쪽은 섬까지 길게 이어진 백사장이 나타난다. ‘아! 바람아래.' 그 옛날 이곳에 살던 용이 승천하면서 용트림한 것이 오늘의 특이한 지형을 만들어 냈다. 용이 솟아올랐으니 바람이 일렁이는 것은 당연하다. 그 바람이 만들어낸 하얀 포말은 생활에 찌들었던 스트레스를 단방에 날려 보낸다. 사자 갈기를 휘날리고 있는 사자바위, 다소곳이 앉아 있는 할미섬도 빼 놓을 수 없는 그림들이다. 더 멀리 시선을 던져보면 바다에 촘촘히 박혀 있는 장고도, 고대도, 삽시도, 원산도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서 있다. 물이 빠졌다면 해변의 서쪽 끝으로 가보라. 어른 10여 명이 너끈히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너른 바위굴이 뚫려 있다. 이곳에서 바라본 해변의 바다는 풍경화를 보는 것처럼 우아하다. 나가기 싫을 정도로….
가경주
예쁜 포구에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고, 순수한 뱃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을 가보는 것을 꿈꾸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안면도의 가경주 항을 가보라. 자연경관이 뛰어나고 아늑한 것이 마치 새의 둥지와 같아 예로부터 ‘가경지(佳景地)'라고 불리었다. 그 흔한 방파제도 없다. 물이 빠지면 배는 어쩔 수 없이 쉬어야 하고 물이 들어오면 일터로 다시 나가면 그만이다. 활처럼 휜 해변을 따라 파랑, 빨강 지붕들을 이고 있는 집들이 옹기종기 어깨를 맞대고 있다. 따사로이 내려 쬐는 양지에는 마을의 촌로들이 웅크리고 앉아 그렇게 지겹도록 바라본 바다를 또 쳐다보고 있었다. 하늘하늘 거닐고 싶고픈 어촌 마을이다.
영목항 77번 국도를 타고 남으로 남으로 가다보면 안면도에서 더 이상 갈 곳 없는 땅 끝인 영목항이 나온다. 안면대교에서 이곳까지 30여km나 떨어져 있을 정도로 멀다. 원산도, 효자도, 삽시도, 고대도, 장고도가 눈앞에 펼쳐져 있다. 현지 사람들에게 넌지시 물어 보았더니 고대도의 뒤쪽 해변이 여름 피서지로 최고라고 귀뜸해 준다. ‘기다려라. 금년 여름엔 꼭 찾아가마.' 안면도에 핵폐기장이 들어선다고 할 때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았고, 파출소를 불태웠을 정도로 안면도 최대의 위기를 맞았던 적이 있었다. 그 후보지가 바로 영목항이다. 바다 앞 보령화력발전소에서 내뿜는 연기가 눈에 거슬렸는데 이곳에 핵폐기장이 들어섰다면 얼마나 삭막할까? 마침 대천항에서 출발했던 큰 배가 들어온다. 거선 입에서 승용차들이 쏟아져 나온다. 한여름 안면도에 교통체증이 심할 때 눈치 빠른 사람은 이 배를 이용하여 안면도에 들어왔다고 한다. 선창가 바로 옆에 자리 잡고 있는 어시장도 볼 만하다. 어패류와 젓갈을 저렴하게 장만할 수 있다.
천상병 시인 생가 동백림 사건에 억류되어 고문과 옥고를 치르면서도 맑은 시어를 쏟아낸 천상병 시인을 안면도에서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의정부 수락산 밑에 있던 천상병 시인의 생가가 철거된다는 소식을 들은 모종인 씨는 시인의 생가를 통째로 안면도 대야도로 옮겨 놓았다. 벽돌블럭과 문틀까지 고스란히 가져 왔다. 천상병 문학관도 생가 옆에 있다.
●●● 알아두세요.
시인의섬 천상병 생가가 펜션 아래에 자리 잡고 있어 문학기행과 함께 하면 좋다. 바로 앞에 천수막 바다가 훤히 보일 정도로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한다. 내부 인테리어도 화려하고 좋은 시설을 갖추고 있다. 마당 앞에는 바베큐 시설까지 갖추고 있다. 안면도 고남면 중장 5리 대야도.
남일 식당 고남면 현지인의 소개로 찾아간 남일식당은 예전에 여인숙 자리여서 겉은 허름하지만 실내는 인테리어를 새로 해서 넓고 깔끔하다. 점심시간에도 여유 좌석을 찾기 힘들 정도로 안면도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 이 집의 주메뉴는 복탕. 청정해역 고대도에서 잡은 말린 졸복에 갖은 양념을 넣어 시원스레 탕을 끓여 냈다. 작은 복어를 잘근잘근 씹는 맛이 그만이다. 어찌나 양이 많은지 먹어도 먹어도 끝이 없을 정도다. 국물이 시원해 숙취해소에 좋다 . 고남면소재지 골목에 자리 잡고 있다. 복탕 1인분 1만원
|
*태안반도 | |||
남도 산기슭의 야생 차밭에서 곡우 전에 따서 덖은 찻잎처럼 싱그럽고 그윽할까. 아니 어쩌면 연분홍 진달래 꽃잎으로 멋을 낸 화전마냥 향긋할지도 모른다.
봄맛은 이처럼 혀끝에 닿는 대상에 따라 각양각색일 터인데, 충청도 태안 바닷가에서 만나는 봄맛은 조금 씁쓰름하면서도 담백하다. 남도에서 봄소식이 전해지면 잡히기 시작하는 ‘실치’라는 바닷고기 때문이다.
설치는 보통 3월 중순쯤부터 태안반도 앞바다에서 잡히기 시작한다. 이 무렵이면 태안반도 인근 해역은 2톤짜리 실치잡이 배들로 불야성을 이룬다. 마검포 어부들은 보통 새벽 3~4시경에 바다로 나가서 서너 시간 그물질을 한 다음, 7~8시경에 마검포항으로 들어온다. 부두로 내려진 싱싱한 실치들은 인근 서산이나 당진 지역에서 몰려든 상인들이 횟감으로 사가고, 남은 실치들은 마른 반찬용으로 팔리기 위해 선별해 뱅어포로 말린다.
새콤달콤한 맛에 미식가들 줄이어
길이가 겨우 2~5cm에 불과한 실치는 실처럼 가늘고 조그만 생선으로 살아있을 때는 뱃속이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투명하다. ‘치’자가 들어가는 다른 바닷고기처럼 성질도 급하고 약해 그물에 잡히자마자 바로 죽는다. 1시간 정도 지나면 투명하던 몸통도 하얗게 변하고 한나절이 지나면 맛이 가기 시작한다. 태안반도의 봄을 대표하는 별미인 실치회를 태안 마검포 현지에서만 맛볼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래서 매년 봄마다 남풍이 불기 시작하면 미식가들의 발길이 연일 마검포로 줄을 잇는다. 올해는 실치잡이 배가 3월12일 첫출항을 했으니 태안반도의 봄은 이미 시작한 것이리라.
실치에 각종 양념과 야채, 배 등을 잘게 썰어 넣고 초고추장을 듬뿍 뿌리면 새콤달콤한 무침이 된다. 수저로 떠서 입에 넣으면 술술 부드럽게 넘어가는데, 다른 생선회와는 달리 씁쓰름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별미다. 실치회는 3월 중순부터 4월 말까지 달포 동안만 맛볼 수 있다. 수온이 많이 올라간 5월 이후에 잡히는 것들은 뼈가 굵어져 회로 먹기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거의 뱅어포로 만들어 밑반찬으로 활용한다.
실치회에서 씁쓰름하면서도 담백하고, 담백하면서도 새콤달콤한 봄맛을 느꼈다면, 이젠 낙지발처럼 뻗은 태안반도를 둘러볼 차례다. 마검포를 나와 북쪽으로 방향을 잡아보자. 해수욕장으로 잘 알려진 몽산포에서 2km쯤 더 가면 인하대 수산연구소가 나오는데, 그 뒤편의 바닷가에선 원시 어업 형태의 하나인 ‘독살’을 볼 수 있다. 해안쪽으로 내려서서 백사장 오른쪽과 왼쪽 끝을 보면 둥그렇게 쌓은 돌담 흔적이 보인다.
밀물과 썰물의 간만의 차이가 크고, 오목하게 들어간 포구에 대나무, 싸리나무, 돌멩이 따위로 보를 쌓아서 고기를 잡던 원시적인 어로 방식을 ‘어살’이라 한다. 이 함정에 밀물로 인해 밀려 온 고기들이 물이 빠져 나가면서 갇히는 것이다. 돌로 막은 것은 ‘독살’, 대나무로 막은 것은 ‘죽살’이라 한다.
1812년 무렵에 만들어진 이 굴혈 독살은, 태안을 비롯한 서해안이나 남해안에 산재한 전국의 200여 개의 독살 가운데 보존 상태가 가장 좋고 현재도 활용되고 있어 2002년에 민속 자료로 지정되었다. 주민들은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이곳에서 숭어, 전어, 멸치, 갑오징어, 가오리 등이 부게(대나무로 만든 들통)에 가득 담지 못할 정도로 엄청나게 걸려 들었다.”고 회상한다.
안흥성·신진도 연륙교 등도 들러볼만
예전 서해의 큰 항구였던 안흥진(安興鎭)은 굴혈 독살에서 승용차로 30여분 거리에 있다. 독살을 보고 안흥진으로 가면서 모래 깨끗한 채석포와 연포 지나고, 오염 안 된 해변이 일품인 갈음이 해수욕장의 모래를 만지면 곧 안흥진이다. 서해로 내달리던 금북정맥이 내포 지방을 지나 바다로 빠지기 전에 마지막으로 빚어 놓은 나루. 지금은 서해에 접한 작은 어촌이지만, 백제 시대에는 당나라와의 교역으로 크게 번창했던 항구였다.
안흥항 앞바다는 물길이 험하기로 유명한 해역이었다. 그래서 이 곳은 지나기 어렵다 하여 난행량(難行梁)이라 불렀는데, 나라의 세곡을 실은 배들이 자꾸 조난을 당하자 조정에선 평안한 항해를 기원하기 위해 이름을 안흥량(安興梁)이라 바꾸었고, 이 곳 지명도 자연스레 안흥으로 불리우게 되었다.
안흥항을 지키던 곳이 안흥성(安興城)이다. 조선 시대엔 수군첨절제사를 두어 군사상 중요한 임무를 맡아보게 하였고, 뱃길로 조선을 찾은 중국 사신을 영접하던 곳이기도 하다. 그 러나 1894년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났을 때 성안의 건물은 대부분 불타 없어졌다. 현재 성안에는 대여섯 가구의 민가가 있고, 태국사라는 사찰이 자리잡고 있다. 또 성벽과 네 개의 성문이 비교적 원형대로 남아 있는데, 성벽에서 바라보는 안흥 앞바다 풍광이 좋은 편이다.
안흥항과 신진도 사이의 갯벌 청포대 갯벌에서 바지락을 캐고 있는 주민들 안흥항 앞바다에 떠 있는 신진도는 10년쯤 전에 연륙교가 놓이면서 자동차로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된 섬이다. 안흥항이 역사는 깊지만 수심이 얕고 암초가 많아 큰 배 드나들기가 여의치 않은 까닭에, 말굽처럼 생긴 신진항이 항구 자리로 적격이라 태안의 고깃배들이 점차 신진항으로 몰리고 있다.
|
*부부 사랑은 낙조에 물들고 동심은 갯벌체험에 `랄랄라` |
가족여행지로 '인기' 태안반도 5월의 목련잔치가 벌어지는 천리포수목원이 있는 충남 태안군은 풍광이 뛰어난데다 풍부한 해산물 등으로 가족나들이에 제격이다 . 특히 바다의 낭만과 농촌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어 가족단위 여행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태안반도는 3면이 바다인 만큼 해수욕장이 압권이다. 천리포수목원 인근의 만리포해수욕장을 비롯, 해안선을 따라 조성된 30여개의 해수욕장은 제각각 멋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 태안8경과 안면도 휴양림, 최근 SBS드라마 ‘그린로즈’의 야외 오픈 세트장이 설치된 남면 진산리도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 천리포수목원 주변 가볼만한 곳 풍광이 좋은 태안군에서도 꼭 들러볼 곳이 태안 8경이다. 제1경은 백화산으로 수려한 산세와 함께 정상에 오르면 그림처럼 펼쳐진 서해의 리아스식 해안을 볼 수 있다. 제2경은 안흥성이다. 오랜 세월 비바람에도 그 모습을 잃지 않은 조선시대의 성마루다. 제3경 안면송림의 적송군락, 제4경 만리포해수욕장, 제5경은 세계최대의 모래언덕인 신두사구, 제6경은 기암절벽이 한편의 파노라마를 연출하는 가의도, 제7경 몽산해변, 제8경은 낙조가 아름다운 할미할아비 바위다.
이와 함께 학암포, 천리포, 만리포, 연포, 몽산포등 크고 작은 해수욕장이 줄줄이 이어져 있다. 태안읍을 중심으로 학암포까지는 22㎞, 만리포 18㎞, 연포 13㎞, 몽산포 12㎞, 청포대 16㎞, 삼봉 28㎞ 거리다. 이중 학암포, 만리포, 연포해수욕장이 식당과 숙박, 레저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또 전국에서 유일하게 소나무가 주종을 이루는 ‘안면도휴양림’ 은 430㏊에 이르는 100년 안팎의 소나무들이 울창함을 자랑한다. 산림전시관이 있어 나무와 산림의 중요성, 목재 생산과정등을 공부할 수 있다. 5~19평(규모의 통나무집, 한옥을 포함해 모두 18개의 숲속의 집(사용료 5만원 내외)이 있다. 화장실과 조리시설이 갖춰져 있어 가족단위로 이용하기 편리하다. 홈페이지(anmyo ndo.com)에서 예약받는다.
# 갯벌체험의 보고 태안군의 바닷가에서는 5월부터 10월까지 갯벌체험 행사가 열린다. 바닷물이 빠진 밤에 바다에 나가 낙지 해삼등을 잡는 해루질하기, 맛조개와 골뱅이잡기, 게와 고동잡기, 개불잡기 등 다양한 체험 행사를 연다. 이중에서도 특히 물이 빠진 백사장의 구멍에 소금을 뿌리면 맛조개가 쏙 올라오는 맛조개잡기가 어린이들에게 인기를 끈다. 이원면 볏가리마을, 소원면 법산리 노을지는마을, 남면 진산, 몽산포 조개체험장 등이 체험 장소로 추천할만한 곳이다. 당일과 1박2 일 체험 프로그램이 있으며, 태안반도 사이버갯벌생태공원(http: //etaean.net)에 신청하면 된다.
# 비릿한 갯내음 실린 주꾸미·노래미회 일품 태안반도의 절경보다 먼저 오는 것은 갯내음에 실린 맛의 향기다 . 청정바다에서 잡아올린 싱싱한 수산물이 여행객의 발길을 붙잡는다. 국물맛이 시원하고 숙취 해소에 으뜸인 바지락, 봄철 모내기 전후에만 맛을 볼 수 있는 실치회, 살이 통통하고 알이 밴 봄 주꾸미, 지방함량이 적어 맛이 담백하고 소화에도 좋은 꽃게 등이 제철이다. 아직은 많이 나오지 않는 우럭, 낙지, 해삼물회, 노래미 등도 일품이다. 태안군의 항포구 등에 있는 식당들은 모두 나름대로의 맛이 있다. 안면읍 방포해수욕장에 있는 회맛자랑(041-673-0570) , 소원면 모항리 해녀횟집(041-672-9807), 안면읍 창기리 해운 회센타(041-673-9908), 고남면 고남리 동성회센타(041-673-7404) , 안면읍 창기리 털보선장횟집(041-672-1700) 등이 있다. 또 꽃게가 맛있는 집은 안면읍 승언리 송정꽃게집(041-674-8522) , 안면읍 창기리 신정식당(041-673-5410) 등이 있으며, 한식집으로는 우럭젖국, 돌솥밥이 맛있는 종가집(태안읍 동문4리, 041-67 5-3608), 굴밥과 청국장이 일품인 맛동산(근흥면 신진도리, 041- 675-1910) 등이 있다. |
*알프스의 서정 '서산목장'...목장길따라 우쭐대는 봄 | |
아침햇살을 등에 업은 황금빛 소떼가 ‘한국의 알프스’로 산책을 떠난다. 벚꽃 잎이 꽃비가 되어 흩날리는 목도를 지나 산비탈 야생화 꽃밭에서 되새김질을 하던 녀석들이 까치를 앞세우고 능선을 오른다. 녀석들의 강인한 근육이 꿈틀거릴 때마다 진주처럼 영롱한 아침이슬이 목초밭을 구르다 민들레 꽃잎과 입맞춤을 한다. 초록색 목초밭 구릉이 드넓게 펼쳐진 충남 서산시 운산면 원벌리의 서산목장(농협 가축개량사업소) 은 요즘 민들레와 냉이꽃,꽃다지,개불알풀꽃 등 형형색색의 들꽃으로 천상의 화원을 연출하고 있다. 647번 지방도로를 가운데 두고 동서로 물결치는 서산목장은 여의도 면적의 4배인 340만평. 1969년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조선시대 12진산(鎭山)의 하나였던 상왕산(307m)의 울창한 숲을 베어내고 우리나라 최대의 목장을 만들었다. 서산목장은 그 후 전두환 정권이 들어서면서 부정축재 재산의 환수라는 절차를 거쳐 지금의 농협 가축개량사업소로 바뀌었다. 목장이 가장 아름다운 때는 벚꽃이 만개하는 4월 중순에서 하순 무렵. 목장길을 따라 수령 30년의 벚나무 1000여 그루가 초록색 목초밭을 배경으로 벚꽃터널을 이룬다. 이중 벚꽃이 가장 아름다운 길은 647번 지방도로에서 목장 능선을 따라 전망대에 이르는 500m 길이의 벚꽃터널. 온몸으로 꽃비를 맞으며 전망대에 서면 몽골의 초원을 닮은 광활한 목장이 한눈에 들어오고 길게 띠를 두른 벚꽃 터널이 여기저기서 뭉게구름처럼 둥둥 떠 있다. 길 건너 벚나무에 둘러싸인 아담한 정자와 연못은 한때 김종필씨의 별장으로 사용되던 곳. 벚꽃 명소로 사랑받던 서산목장에 일반인들의 출입이 금지된 것은 2000년 구제역 파동 이후. 하지만 드넓은 목장을 울타리처럼 에두르는 목장길에 들어서면 목장 안에서 보다 더 아름다운 목장의 속살을 볼 수 있다. 환상의 목장 드라이브는 해미읍성에서 647번 지방도로를 타고 7㎞쯤 달리면 나타나는 목장 초입의 엘림사랑방에서 시작된다. 목장길에 들어서면 철조망에 둘러싸인 완만한 구릉의 목장이 지평선을 향해 끝없이 달리는 이국적인 풍경을 만난다. 이곳이 청정지역임을 증명이라도 하듯 실개천에 뿌리를 내린 야생 미나리는 나날이 초록색을 더하고 있다. 목장의 탱자나무 울타리를 지나면 승용차 두 대가 교행할 정도로 넓은 시멘트길이 빨랫줄처럼 초원을 가로지른다. 이곳의 목초밭은 건초를 생산하는 채초지로 목장길로 대표되는 하얀 직선과 목장 구릉의 푸른 곡선이 어울려 한 폭의 풍경화를 그린다. 그 옛날 달력사진에서 보던 낯익은 풍경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채초지인 이곳에서 푸른 초원에서 유유히 풀을 뜯는 소떼의 풍경은 상상 속 에서나 그려볼 수 있다. 방목 한우를 먼발치서나마 보려면 647번 지방도로의 동쪽에 위치한 방목지를 찾아야 한다. 서해안고속도로를 달리다 만나는 운산터널 부근의 목장이 바로 이곳으로 상왕산 자락에 위치한 용현리 일대의 방목지는 목초가 파릇파릇해지는 4월 초부터 첫눈이 내리는 11월 말까지 풀을 뜯는 2200마리의 한우들로 장관을 연출한다. 벚꽃터널에서 꽃비를 흠뻑 맞은 소떼가 제주도의 오름을 닮은 야산에서 풀을 뜯다가 능선으로 이동하는 모습은 마치 로마군단의 행군처럼 웅장하다. 까치 몇 마리가 소떼 사이를 날아다니며 행군을 독려하는 모습도 이곳에선 흔한 풍경. 용현1구 마을 농가의 텃마당에서 만나는 수선화의 해맑은 자태는 목장 여행의 또 다른 감동. 무릎 높이로 자란 채초지의 목초는 서해를 건너온 해풍이 빗질하듯 초원을 쓸고 지날 때마다 현란한 봄의 왈츠를 추고 초록융단에 굵은 소금을 뿌린 듯 활짝 피어난 냉이꽃도 목초와 함께 리듬을 탄다. ‘무슨 자잘한 생각들이 모여서/저리 우루루 피어났을까/땀으로 배여 소금기 서걱거리는 속적삼 같이/하얗게 피었구나/함부로 박힌 돌멩이도 피하지 않고/우리네 사투리가 닿는 곳이면/어디나 피어나서는/너를 볼 때마다/유년의 기억들이 황급하게 달려와/내 코끝을 매웁게 하는구나’ (김영천 시인의 ‘냉이꽃’ 중에서) 목초밭엔 하얀색 냉이꽃만 있는 게 아니다. 노란색 꽃다지가 냉이꽃과 키를 나란히 한 사이로 키 작은 개불알풀이 콩알만한 보라색 꽃을 활짝 터뜨렸다. 해풍을 타고 여행을 다니던 민들레 홀씨도 어느새 목초밭에 뿌리를 내렸는지 여기저기서 노란 웃음을 짓고 있다. 광활한 초원을 1.6㎞ 달려 홀로 드넓은 초원을 지키고 있는 마을버스 승강장 앞에서 우회전하면 전형적인 농촌마을인 거성1리가 나타난다. 무논엔 못자리를 설치하는 농부들의 발걸음이 분주하고 볍씨를 운반하는 경운기들의 엔진음이 정겹다. 이곳에서 만나는 서산목장의 풍경도 이국적이기는 마찬가지. 서산목장은 보는 위치에 따라 감동도 사뭇 다르다. 야외사육장에서 굽어보는 목장의 풍경은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 나오는 알프스의 목장과 다름없다.구릉과 구릉이 겹쳐지는 곳에 아담한 축사가 자리 잡고 구릉 사이로 흐르는 목도가 뫼비우스의 띠처럼 끝없이 이어진다. 목장과 무논이 만나는 곳에 둥지를 튼 아담한 농가는 꿈에서나 그리던 고향집의 풍경. 한국 축산의 성지로 자리매김한 서산목장에서 자연과 호흡하는 한우와 들꽃이 만들어내는 목가적인 풍경은 실핏줄처럼 가는 목장길 주변에 꼭꼭 숨어 홀로 가는 봄을 아쉬워하고 있다.
■여행메모 서해안고속도로 서산IC와 해미IC에서 647번 지방도로를 타면 서산목장이다. 서산목장의 채초지를 드라이브 삼아 한 바퀴 돌려면 647번 지방도로(좌회전)∼엘림사랑방∼거성 마을버스 승강장(우회전)∼거성1리(우회전)∼야외사육장∼647번 지방도로를 이용한다. 약 5㎞. 가로림만에 접한 중왕리의 왕산포구는 박속밀국낙지탕으로 유명한 곳. 야채를 우려낸 국물에 박속과 낙지를 넣어 끓인 다음 칼국수를 넣어 먹는다. 5월에서 6월까지 가로림만에서 잡히는 낙지가 가장 맛있다. 우정횟집(041-662-0763)의 박속밀국낙지탕이 시원한 편. |
*오른 봄, 살 오른 바다…서산 갯마을
바다도 봄이 영글 대로 영글었다.
주꾸미가 빈 조개껍데기를 찾아다니며 알을 낳고, 바지락과 가자미도 살이 올랐다.
서해안에서는 요즘 꽃게가 한창이다.
충남 서산에 갔다. 서산은 갯마을이다. 광활한 가로림만과 천수만을 끼고 있는 서산의 바다는
‘찰지고’ 기름지다.
들녘에 비유하자면 퇴비를 넣고 묵힌 황토들녘쯤 될 법하다.
그래서 먹거리가 늘 풍부했다.
가수 조미미의 ‘서산 갯마을’이란 노래 한토막만 떠올려도 서산이 얼마나 풍족한
바다를 끼고 있었는지 알 수 있다.
‘굴을 따랴 전복을 따랴 서산 갯마을/ 처녀들 부푼 가슴 꿈도 많은데/
요놈의 풍랑은 왜 이다지 사나운지/ 사공들의 눈물이 마를 날이 없구나…’
요즘이(4월말) 한창 어리굴젓을 담그는 시기다.
겨울굴은 생굴로 먹어도 되지만 지금부터는 굴 맛이 ‘알알하다’고 한다.
톡 쏘는 듯 입안이 아리다는 뜻이다.
봄굴은 젓갈을 담가 먹었는데 생굴보다 더 유명한 서산별미가 됐다.
토박이들은 굴 끝부분의 털날개가 다른 지역의 굴에 비해 유난히 커서 양념이 많이
스며들고 덕분에 맛이 깊다고 설명했다.
어리굴젓이 가장 유명한 곳은 바로 천수만 간월도 앞바다다.
간월도에선 노랫말 같은 풍경을 떠올리기 힘들다. 사공도 없고, 갯마을처녀는 더이상 보기 힘들다.
수십년 바닷바람을 맞아온 아낙들만 개펄을 지키고 있다.
하기야 웬만한 농촌에선 50~60세가 청년소리를 듣는데 갯일을 하는 어촌도 별 수 있을까.
이 노래가 유행했던 1970년대 서산은 벽촌이었다.
그때 간월암은 망망대해에 솟은 암초같은 섬이었다.
아낙네들은 어리굴젓을 머리에 이고 홍성까지 나가 팔았다고 한다.
옛날엔 서울길도 배편이 더 편했다. 60~70년대엔 똑딱선을 타고 인천항으로 들어갔다.
80년대 중반에야 천수만 간척사업이 끝나면서 간월도 바로 앞까지 방조제가 이어졌다.
지금은 서해안고속도로까지 뚫려 서산이 서울에서 불과 2시간거리니 상전벽해가 따로 없다.
간월도 간월암은 태조를 도와 서울을 수도로 점지했다는 무학대사가 세운 사찰이다.
달을 보고 도를 깨달아 ‘간월암’(看月岩)이란 이름이 붙었다.
지금도 밀물 때는 들어갈 수 없다.
서산의 정겹던 옛모습을 보려면 대산면 웅도에 들어가면 된다.
웅도 역시 섬이지만 썰물 때에는 370m 정도 시멘트길이 드러난다.
웅도는 작은 섬이다. 해안선을 다 합쳐도 불과 5㎞가 채 되지 않는다.
인구도 150명 안팎. 하지만 개펄은 광활하다. 수백만평은 족히 될 듯하다.
지도를 보면 천수만, 아산만의 크기와 얼추 비슷하다.
이 개펄이 바로 가로림만(加露林灣)이다.
한자를 그대로 해석해보면 숲에 이슬을 보태는 바다쯤 된다.
이름조차 정겹다. 웅도사람들은 가로림만에 삶을 기대어 살아왔다.
사시사철 바지락이 나온다고 한다. 숲이 개펄이라면 이슬은 바지락인 셈이다.
연간소득이 가구당 2천5백만원 정도. 바지락 팔아서 아이들을 서울유학 보냈단다.
언제가 굴이 가장 맛있느냐고 했더니 ‘사시사철 다 좋다’고 한다.
옆에 있던 군청 직원이 그래도 살이 오른 봄이 조금 낫지 않겠느냐며 거들었다.
물이 빠지면 마을사람들은 소달구지를 끌고 바다로 간다.
배를 판자 바닥에 붙여 썰매처럼 개펄로 나가는 남해안의 ‘뻘차’는 더 독특하다.
소달구지는 전국에서 웅도가 유일하다고 한다. 왜 하필 소달구지일까.
개펄이 무르고 질기 때문이다.
50년 전 한 청년이 소달구지를 이용해서 바지락을 싣고 나왔는데 발이 빠지지도 않고 한꺼번에
많은 양을 거둬올 수 있었다고 한다.
경운기는 바닷물에 부식돼 엔진은 금세 망가지고 한번 빠지면 쉽게 빼낼 수 없단다.
그 뒤 마을 사람들은 집집마다 직접 달구지를 만들었다.
달구지에 바지락을 싣고 오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려했더니 주민들은 손사래를 쳤다.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사진작가들 때문에 고생깨나 했다는 것이다.
요즘도 신문, 방송에서 취재오겠다는 사람이 많단다. 웅
도에는 구멍가게 하나 없지만 그 정겨운 모습 때문에 관광객들도 꽤 찾는다고 한다.
웅도가 바지락마을이라면 대산면 중왕리는 낙지마을이다.
중왕리는 바로 밀국낙지가 유명하다.
밀을 수확하는 6월쯤이면 봄에 산란한 낙지 크기가 딱 먹기좋을 만큼 커진다.
이 새끼낙지를 잡아 박속과 함께 끓여내는데 국물맛이 시원해 서산과 태안 지방의 별미로 떠올랐다.
밀국낙지는 박속낙지라고도 부른다.
서산에는 다른 포구들도 많다.
방파제 부둣가에 어선을 붙여놓고 즉석에서 생선회를 내주는 삼길포 등은 횟감을 맛보기 위해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곳이다.
포구마다 다른 먹거리와 표정이 있는 서산. 싱싱한 갯것을 길러내는 봄바다가 달콤하다.
▲여행길잡이
웅도는 서해안고속도로 서산IC가 빠르다.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32번 국도로 서산시까지 간다. 29번 국도를 갈아타면 대산읍.
대산읍 첫번째 신호등에서 오지리 쪽으로 좌회전해 3㎞를 달린다.
대산초등학교 웅도 표지판을 보고 좌회전, 3㎞를 들어가면 웅도와 연결되는 시멘트 포장도로가
나온다.
웅도에는 식당은 없고 민박은 할 수 있다.
간월암은 홍성IC가 좋다.
톨게이트를 빠져나오자마자 고가도로 아래서 좌회전, 다시 첫번째 사거리에서 좌회전하면
천수만 방조제. 방조제 끝머리 왼쪽에 떠있는 섬이 바로 간월암이다.
어리굴젓 아낙네 동상 뒤편 언덕빼기에 주차장이 있다. 서산시청(041)660-2224
우선 멀지 않은 곳이라면 좋겠다. 적당히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고, 바다와 육지를 함께 둘러본다면 금상첨화. 여기에 봄기운 가득한 먹거리들이 기다린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수도권에서 1시간대 거리인데다 가로림만과 천수만을 낀 리아스식 해안절경이 이어진다. 먹음직스러운 낙지, 간제미, 어리굴젓은 여행객의 허기를 달래주는 데 모자람이 없다. 흔히들 충남 당진군으로 알기 쉽지만 중간지점에서 행정구역이 바뀐다. 곧은 길에 비해 차량통행이 적어 드라이브를 즐기기에 좋다. 서해대교를 지나 송악IC에서 나온 뒤 38번 국도를 따라가면 석문과 대호방조제로 연결된다. 자그마한 포구지만 바다에는 목선들이 가득하다. 수 십 척의 통통배가 이리저리 떠 다니며 즉석에서 회를 판매한다. 흥정이 이뤄지면 직접 배에 올라 타 싱싱한 우럭, 꽃게, 대하 등을 그 자리에서 맛볼 수 있다. 경기 화성의 제부도처럼 육지와 도로로 연결돼있어 물이 빠지는 시간에만 통행이 가능하다. 아직까지 유명세를 덜 탄 터라 갯벌의 때가 묻지 않았다. 청정한 갯벌에서는 지난 겨울부터 6월까지 굴 채취 작업이 수시로 이뤄진다. 갯벌 한가운데를 메운 40여 마리의 소떼가 장관을 이룬다. 이들이 운반수단인 경운기를 대신한다. 굴과 바지락을 한 가득 실은 소달구지가 떼를 지어 빠져 나오는 장면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중왕리 포구가 기다린다. 밀국낙지와 박속낙지의 원조마을이다. 밀국은 낙지탕에 칼국수를 넣어 끓여내는 것으로 담백한 국물이 일품이다. 박속낙지는 호박 속을 무처럼 얇게 썰어 냉동시킨 뒤 낙지탕과 함께 넣어 먹는다. 갯벌에서 방금 채취한 낙지와의 칼국수, 박속의 궁합이 절묘하다. 우정횟집(041-662-0763)이 원조집이며, 중왕 낙지한마당(662-9063)도 이름나 있다. 간월암은 태조 이성계의 스승이자 조선개국 공신 무학대사가 이 곳에서 뜨는 달을 보고 깨달음을 얻었다고 전해진다. 일몰이 아름답지만 지금은 태양이 북쪽에 위치, 제대로 된 석양을 감상하기 힘들다. 하지만 해가 넘어간 뒤 뿜어내는 붉은 빛에 반사되는 암자의 분위기도 근사하다. 겨울철 잡은 어리굴젓을 맛보는 것도 필수코스. 간월도 맛동산 (041)669-1910, 간월도 영양굴밥집 663-7776. 농협 가축개량사업소가 목적지이다. 정치인 김종필씨가 1960년대 후반 자신의 고향인 서산시 운산면 일대에 조성한 초지였다. 관리 운영하고 있다. 드넓은 초지에 늦은 벚꽃이 피어 장관을 이룬다. 국내 최고의 한우를 생산해내기 위해 철저한 관리를 하고 있어 일반인의 출입이 허용되지 않는다. 언덕 위에 방목된 한우는 우량종자를 배양받아 태어난 소 중에서도 5%이내에 드는 최우수 품종들이다. 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우거진 나무 사이에 나있는 200개의 계단을 오르다 보면 어느 새 속세를 잊고, 닫혔던 마음도 열린다. 소박하면서도 아름다운 건물들이 나그네의 시선을 사로 잡는다. 그 사이사이로 꽃들이 피고 진다. 그 리고 신록이 그 자리를 메운다.
*가족여행 - 서산
가족과의 봄나들이 길. 갈 곳은 많지만 마땅한 곳이 없다.
충남 서산이 정답에 가장 가까울 듯하다.
서산의 시작점은 대호방조제이다.
서해대교, 석문방조제와 함께 실타래처럼 꼬여있는 서해안의 길을 다리미 펴듯 직선화한 길이다.
대호방조제를 지나 서산에 접어들어 처음 만나는 곳은 삼길포이다.
방콕의 수상시장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 펼쳐진다.
삼길포에서 29번 국도를 따라 내려오다 대산 사거리에서 우회전하면 웅도로 가는 길과 만난다.
해안선 길이 5㎞에 불과한 자그마한 섬이다.
웅도의 갯벌작업모습은 일반인의 섣부른 상상을 허락하지 않는다.
다시 길을 나와 29번 국도를 이용, 남하한다.
밀이 익는 5월에 잡히는 낙지를 재료로 쓴다고 해서 유래됐다고도 한다.
서산시내를 거쳐 77번 국도를 따라 간월암으로 향한다.
동양최대의 간척사업지인 천수만과 인접하고 있다.
바다를 보았으니 육지를 볼 차례이다.
규모만 440만㎡이다. 삼화목장, 운산목장, 서산목장 등으로 불렸으나 지금은 농협중앙회가
대신 길 옆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그 감동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운산면에서 개심사로 가는 길 전역에 걸쳐 초지의 행렬이 이어진다.
그 끝 지점에 자리한 개심사는 규모는 작지만 아름다운 절집으로 이름난 곳이다.
다포식 건축양식이 압권인 대웅전(보물 143호)을 비롯, 동종, 심검당, 명부전 등
*금요일에 떠나자-개펄 걷는 소달구지 보셨나요 |
충남 서산시 하면 맨먼저 떠오르는 것이 천수만 철새떼의 황홀한 군무와 서산마애삼존불의 신비로운 미소다. 그 런 터에 서해포구 맛기행 1번지인 서산을 두고 ‘소의 도시’라 부르면 웬 생뚱맞은 소리냐고 의아해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대산읍 웅도에서 어부들이 채취한 바지락을 가득 채운 채 개펄 위를 터벅터벅 걷는 소달구지를 본 사람이라면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서산의 벚꽃이 바람에 흩날릴 때부터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다채로운 봄축제가 열린다. 온가족이 역사체험과 포구기행, 맛기행을 동시에 즐길수 있는데다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벚꽃구경을 함께할 수 있는 사찰기행으로도 눈길을 끈다.
# 웅도 개펄의 소달구지 서산시와 태안군 사이 가로림만 동쪽의 대산읍 웅도리 웅도는 대략 6시간마다 육지와 바다가 뒤바뀐다. 썰 물 때면 웅도로 난 시멘트길이 드러나면서 하루 두번 차가 다닐 수 있는 길이 열린다. 56가구 169명이 사는 이 작은 어촌 주민들의 주수입원은 개펄에 서 나는 바지락과, 석화(굴), 낙지등 해산물. 장화를 신고 10분은 걸어들어가야 하는 무인도 근처에 강을 닮은 폭 약 300m의 바닷물길 옆 바지락밭에서 연세 지긋한 주민들이 바지락을 캐고있다. 그 개펄 옆에 20대 정도의 소달구지가 대기하고 있다. 너른 석화밭 사이 마차 바큇자국이 깊게 패어 생긴 구불구불한 우도(牛道) 개펄이 인상적이다. 주인 부부와 바지락 자루를 싣고 은빛 개펄위로 뚜벅뚜벅 걸어 마을로 돌아오는 소가 참으로 우직하고 충직스러워 보인다. 전국의 농촌에서 경운기에 밀려 오래 전에 자취를 감춘 소달구지가 그 명맥을 잇는 곳이 산골 오지가 아닌 서해 개펄이라는 사실은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이장인 윤병일(52)씨는 “한때 경운기로 대체했으나 기름 유출로 개펄이 오염되는데다 경운기도 바닷물에 쉬 녹이 슬어 우마차를 다시 찾게 됐다”며 “소는 웅도의 보배”라고 자랑스러워했다. 현재 남아 있는 소달구지는 20대 정도. 물때를 미리 살펴야 하므로 서산시 문화관광과(041-660-2498)나 웅도리 이장 윤씨(041-663-8905) 등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찾아갈 수 있다. 웅도의 ‘바다소’ 외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생기고, 품질도 우수한 소가 있는 곳이 벚꽃단지인 농협가축개량사업소이다. 흔히 서산목장으로 알려진 이곳에서 방목되는 소들은 종모우와 검정우를 합쳐 2200두에 이른다. 서산목장 소들의 세계만큼 경쟁이 심한 곳도 드물 것이다. 치열한 경합끝에 유전적 능력, 자질, 생김새등 모든 면에서 상위 5%에 들어야 보증종모우로 등록돼 살아 남을 수 있다. 이들의 냉동정액은 인공수정등을 통해 전국의 암 소들에게 공급돼 자손을 퍼뜨릴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된다. 지난 주말 서산목장은 수령 30년된 벚꽃이 만개해 장관을 이루고 있었 다. 최근 5년만에 이곳이 일반인에게 개방되었는데 소보호를 위해 사업소 사무실까지 가는 차량과 사람에 대해 철저히 소독을 한다. 대한민국 대표소를 ‘알현’하려면 무균가운을 입고 방목 현장까지 찾아가야 하는데 허가받기가 쉽지 않다.
# 해미읍성 병영체험 축제 축제기간에 조선시대 읍성 가운데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된 해미읍 성에 가면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시대로 돌아간 듯한 이색경험을 할수 있다. 청소년들이 가족과 함께 읍성내 천막에서 병영체험을 할수 있다. 해미읍성은 1866년 병인박해때 김대건신부등 천주교인들이 순교한 천주교 성지이기도 하다. 박해 현장을 증언하는 읍성내 회화나무에서는 이제 막 새순이 돋기 시작했다. www.해미읍성 .net. 해미읍성관리사무소 041-660-2540
# 벚꽃길 따라가는 사찰기행 해미읍성에서 병영체험 축제에 참여하고 인근의 개심사(開心寺)와 서산마애삼존불을 찾은뒤, 남쪽의 간월도에서 낙조를 감상하는 코스도 멋스럽다. 해미면에서 6㎞쯤 떨어진 상왕산(307m) 기슭에 자리잡은 개심사는 찌든 마음의 때를 씻고 마음공부를 위해 찾아갈 절집으로 권할 만하다. 산길을 오르기전 ‘세심동(洗心洞)’이라 새겨진 입석부터 예사롭지 않다. 절마당까지 이어진 굽이진 산길이 정감있고 연못위 외나무다리가 운치있다. 지난 주말은 아담한 절집에 벚꽃과 목련 꽃이 만개해 봄빛이 넘쳐흘렀다. 이번 주말쯤 겹벚꽃등이 차례로 피어나 꽃구경을 할수 있을 듯하다. 개심사에서 저수지를 끼고 차로 10분 남짓 이동하면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마애불중 가장 오래되고 뛰어난 작품인 국보 84호 마애삼존불을 볼수 있다. 6세기 중엽 백제 작품으로 밝은 미소를 짓고 있는데 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 여래입상과 반가사유상, 보살입상의 웃는 모습이 제각기 다른 신비한 마애불이다. 남쪽으로 1시간 남짓 이동하면 바다위에 구름속 연꽃처럼 피어있는 작은 섬 간월암(看月庵)을 만날 수 있다. 간월도는 A지구 방조제와 연결돼 육지가 됐다. 간월암에는 현재 대한불교 조계종 승려 한분 이 상주하고 있다. 하루 두번씩 밀려오는 썰물때 물이 빠져 자갈 길로 육지와 연결되는데 절마당의 팽나무가 운치있고, 바닷물에 은은히 비친 간월암 낙조는 장관이다. 무학대사가 고려말 암자를 지었고 1941년 만공선사가 새절을 지어 간월암이라 이름붙였다고 한다.
# 맛기행 드라이브코스 상경하는 길에 대호방조제옆 삼길포에 들러 싱싱한 우럭회, 우럭탕, 간제미 무침회와 실치(뱅어)회등을 먹어보자. 올망졸망한 포구에 수십척의 통통배 들을 연결한 ‘목선(木船)횟집’은 갈매기가 떼지어 나는 갯마을 정취와 잘 어우러진다. 가격이 싼편인데다 미역을 넣어 끓여주는 시원한 우럭탕 맛이 일품이다. 양식한 것이 ㎏당 3만5000~4만 원, 자연산이 6만5000~7만원선. 우럭축제추진위원회 041-681-8003 여유가 있다면 삼길포뒤 삼길산 임도 벚꽃길을 차로 올라가보자. 드넓은 서해의 시원스러운 풍광이 펼쳐져 감탄사를 자아낸다. 가로림만의 중왕리 해안마을에서 먹는 밀국박속낙지탕도 인기있다. 말복 전에 두꺼운 박을 냉동저장했다가 각종 봄나물과 함께 낙지탕에 집어넣어 시원한 맛을 낸다. 큰 낙지 5마리정도 넣은 중자가 4만원선. 5월이 지나면 낙지 미식가들이 통째로 먹을 수 있는 새끼낙지가 펄에서 잡힌다. 서해를 대표하는 간제미무침과 초장에 찍어 먹는 실치회등 별미도 맛볼 수 있다. 대산읍 삼길포 주변횟집은 ‘어부일가’(041-663-7202),‘선창회센터’(041-66 2-7152), ‘서해회센터’(041-669-4420). 시내중심가 읍내동 한 정식집 ‘반도회관’(041-665-2262), 밀국낙지탕으로 유명한 ‘삼해횟집’(041-665-7878)등이 대표적이다.
# 해미읍성 찾아가는 길 서울~서해안고속도로~해미나들목. 또는 서울~경부고속도로~안성 분기점~ 평택음성 고속도로~서해안고속도로~해미나들목. |
| |
[여행메모] 서산
서해안고속도로 서산IC에서 647번 지방도로를 타면 서산목장(가축개량사업소)이다. 향하면 개심사 입구다. 서산마애삼존불상은 운산면에서 618번 지방국도를 타면 된다. 간월암은 서해안고속도로에서 40번도로를 타고 방조제를 따라가면 방조제 끝머리 왼쪽에 보인다. 서산시청(041)660-2224 |
첫댓글 http://cafe.naver.com/qkckctk/2291 여기가서 펜션예약하면 금상첨화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