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법과 오비이락(烏飛梨落)>
인연을 인수분해하면,
인(因) + 연(緣) = 과(果)
因: 1차적 존재(나, 직접,하늘이 맺어 주는 무엇)
緣: 2차적 환경(상대, 간접, 지극정성으로 노력)
인연을 불교에서는 연기법(緣起法)이라 쓰고, 기독교에서는 하나님의 섭리(攝理)라 읽는다.
흔히 '옷깃만 스쳐도 인연' 이라는 말을 한다. 복식 전문가에게 옷깃이 어디냐고 물어 보았더니 소맷깃을 옷깃이라 생각했었는데, 저고리나 두루마기의 목 둘레, 칼라가 옷깃이란다. 동정과 비슷하다.
이 곳을 스치는 인연을 만들려면 레스링이나 씨름 등 엎어치기 한판과 누르기를 해야 닿을 수 있는 곳이다.
어떤 사람과 한판 붙는다는 것은 대단한 인연이다. 그렇지만, 소매깃 정도 스치는 것을 옷깃의 인연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리라.
인연에는 좋은 인연(善緣)과 나쁜 인연(惡緣)이 있다.
나쁜 인연의 대표적 사례가 오비이락이다. 왜 그런지 오비이락의 유래에 대해서 말해 보련다.
오비이락(烏飛梨落) :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
"일이 공교롭게 두 가지가 동시에 발생하였으나 인과관계가 없는 데도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의심을 받는 상태" 를 말한다.
그런데, 우리는 오비이락만 알고 그 뒷 글자를 모르거나 무시해 버리는 경향이 있다. 오비이락의 진짜 뜻은 惡緣의 도돌이표(repeat mark)에 있다. 악보에는 이렇게 (:ll) 표기돼 있다.
중국의 유명한 고승이 수도하는 토굴에 멧돼지 한마리가 화살을 맞고 숨어들었다. 조금 후 활을 든 사냥꾼이 달려와서 스님께 멧돼지의 행방을 물었다.
선정속에서 이 들의 전생을 스캔하던 스님이 엽사에게 이른다.
"이보게 사냥꾼 양반, 여기서 그만 그치게"
"아니 스님, 저는 사냥꾼입니다. 저더러 굶어 죽으라는 말씀인가요?"
항변하는 사냥꾼에게 전생 이야기를 해 준다.
오비이락파사두 (烏飛梨落破蛇頭)
사변저위석전치 (蛇變猪爲石轉雉)
치작엽인욕사저 (雉作獵人欲射猪)
도순위설해원결 (導順爲說解怨結)
배나무에 앉아있던 까마귀가 날아 가려고 점핑 하는순간, 꼭지 약한 배가 떨어져 마침 밑에서 똬리를 틀고있던 뱀의 머리를 정통으로 맞혀 뱀이 즉사하였다.
까마귀는 뱀이 죽었는지 모르고 제 갈 길을 갔을뿐이다. 뱀을 죽일 이유도 없었고 우연히 그런 일이 벌어졌다.
영문도 모르고 죽은 뱀은 다음 생에 멧돼지로 환생했고, 까마귀는 꿩으로 환생해서 같은 공간에 살고있었다.
봄이 되어 꿩이 산비탈 양지 바른 곳에 둥지를 틀고 알을 낳아 품고 있었다.
하필 그 위쪽을 멧돼지가 먹이를 찾아 헤메고 있다가 바위를 건드려 하필 그 아래에 있던 꿩의 둥지를 덮쳐 꿩은 알과 함께 압사하고 말았다. 그런 사실을 모르고 멧돼지는 제 습성대로 이산 저산을 돌아다니며 반복적으로 먹이를 구하러 다녔다.
꿩은 사람의 몸으로 태어나서 사냥꾼으로 살아가게 되었다. 어느날 늘 하던대로 사냥하러 나섰는데 늙은 멧돼지를 발견하고 활을 쐈으나 화살을 맞은 멧돼지는 스님이 있는 곳으로 도망을 쳐서 이곳까지 오게 된것이다.
이 사실을 명상속에서 모니터링하던 스님이 사냥꾼을 불러세워 살생이란 악연이 끊임없이 되풀이 됨을 알리고 중지하도록 하니 사냥꾼은 마침내 발심하여 불제자가 되었다는 이바구다.
영문도 모르고 당하는 우환이라면 業報를 생각하고 의도적으로 해악을 끼치는 경우라면 惡德이 쌓여, 운명의 회계장부에 기재되어 나중에 감사를 받게 되어있다.
웰다잉(well dying)이란 잘 죽는 것을 말한다. 오복중에 고종명(考終命)이 그것이다.
잘 죽으려면 잘 살아야 한다. 살아 생전에 좋은 일을 많이하는 걸
잘 산다고 한다.
죽어서 저승가서 쓸 수있는 포인트를 많이 쌓아야 한다. 이것이 선업(善業)이라는 사이버 머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