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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고 있는 동네 이름이 '조암'인데
이 동네에서는 '삼괴'라는 이름도 심심찮이 볼 수 있다. 가장 큰 금융기관이 농협인데 삼괴농협이다. 그리고 가장 많은 학생들이 다니는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삼괴중학교, 삼괴종합고등이다. 처음에는 지명에 '괴'라는 말이 들어있어 참 의아했다. 어째서 '삼괴'일까? 그런데 오늘 그 의문이 풀렸다. 삼괴종합고등학교에 국어과 연구수업 보러 갔다가. 괴(槐)가 홰나무 '괴'자인데 이 곳에서는 버드나무를 의미한단다. 그리고 버드나무는 정승을 기리는 나무란다. 그러니 삼괴란 함은 이 지방 출신의 세 정승을 기리는 것으로 정치적 자랑을 담고 있는 지명인 것이다. 이렇듯 좋은 의미를 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괴'자가 어린 시절 투철했던 반공교육의 결과인지 여전히 어렵다. 아무튼 나는 오늘 삼괴종고에 수업참관을 갔다. 우리학교와 10분 거리에 있는 학교라도 평소 별 볼일이 없던 탓에 오늘이 초행길이었다. 그런데 학교 소개와 시설 안내를 받고 보니 기대 외로 크고 깨끗한 학교라 놀랐다. 1만평 학교 터와 여기 저기 다양한 특별실들. 한마디로 너무나 부러웠다. 3교시 신병준 선생님의 허생전 수업은 모의 재판을 통해 허생과 이완의 현실 인식을 비교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제껏 내가 본 몇 번의 연구수업 가운데 최고의 수업이었다. 자연스러우면서도 재미있는 수업. 그리고 아이들의 적극적인 모습. 점심을 먹고 학교로 돌아오면서 계속 생각했다.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들에게 자연스러우면서도 재미있는 수업을 할 수 있을까?' 결론 : 답은 분명 있다. 그건 교사의 노력 여하에 달린 문제다. 그렇게 본다면 나에게는 지난 여름의 그 수업 모형이 열쇠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뇌출혈로 병원에 입원해 있었을 때 우리 아이들을 떠올리며 구상한 장단기 수업 모델. 반짝 아이디어를 잃어버릴까 초안을 얼른 옮겨두었었는데 올 겨울에는 그것을 꼭 실현시켜야겠다. (나와의 약속!) 오늘 삼괴종고에서의 도전, 이래서 사람은 자꾸 다른 물에 나가보라는 것인가 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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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선생님의 공개된 일기 원문보기 글쓴이: 익명회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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